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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말 좋은 교수님을 만난것 같습니다.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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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생때 잠깐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남들이 다 좋다하는 고등학교도 다녔고
남들이 다 좋다하는 대학교도 다녔습니다.
중학교 때 부터 나의 꿈이었던 교수가 되기 위해
목표만을 향해 달려왔는데
그 반작용 때문이었을까, 대학생때 우울증이 왔습니다.

몇 개월동안, 잠에서 깨면 스스로가 한심해서
다시 잘 때까지 침대에서 울고,
밥도 거의 안먹고 씻지도 않는 생활을 했습니다.
그래도 항상 기다려주고 옆에서 함께 울어주던 가족들이 있어서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복귀해보니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당시 학점으로는 대학원에 갈 수 없을것 같았지만
남은 기간이라도 학점을 올려서 최선을 다해보려고 했고,
다행히도 그 이후 들었던 과목들은 전부 좋은 학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솔직히 담았습니다.
컨택도 하지않고 내가 관심있는 랩들,
심지어 다른 학과에 있는 랩들에 무작정 지원을 했습니다.
(사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대학원 입시를 잘 알아보지 않아서
컨택이 반필수라는 점을 몰랐습니다.)

그래도 분명 교수님들 중 누군가는
진심을 알아봐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게도
가장 가고 싶었던 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미 몇년이 지난 일이고 대학원 생활에 잘 적응해서
좋은 실적도 쌓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교수님께 왜 그 때 저를 뽑았냐고 물어봅니다.
교수님도 엄청 당황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학부 때도 수업 한번 들어본적 없는, 알지도 못하는 학생이 갑자기 지원했다고요.
정확히 대답해주시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 솔직한 자기소개서가
교수님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학원 준비하시는 많은 대학생분들,
나름대로의 고충도 있고, 과거에 대한 후회도 있겠지만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과 미래를 향해 노력한다면
그 노력을 알아주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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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4.03.27

겨우 글 하나에 작성자님의 모든 힘듦을 담을 수는 없겠지만,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 이겨내고 지금 행복하시다니..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용기 얻고 갑니다!

2024.03.27

누적 신고가 5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부럽습니다....

2024.03.28

저도 저희 교수님 정말 존경합니다 .. 연구가 재밌고 욕심있어서 열심히 하는것도 있지만 우리 교수님이 더 명망있는 학자로 이름 남기셨으면 하는 마음에 더욱 열심히 하는 것도 있습니다.. 누구보다 더 믿어주시고 학자로서의 모습을 제게 가르쳐주시는 교수님이기에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학계에 남아 많은 가르침 더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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