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도 일기를 씁니다.
다시 졸업과 취직과 이직 중에 있었던 썰이다.
내 박사 분야가 ‘가’였다면 내 첫 직장의 분야는 ‘나’였고, 지금 두 번째 직장은 ‘고’이다.
박사 때 ‘가’를 했다고 그대로 ‘가’로 취직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가'로 취직하지 않아도 '갸'나 '거'로 가지, 그렇다고 ‘나’로 바꾸는 경우는 매우 적다.
하지만 그걸 해냈다 내가…
취직하면서 분야를 바꾼 건 전에도 언급했던 것 같지만 그냥 좀 지겨워서였다.
‘가’ 내지 ‘갸’로 취직하면 연구실 졸업생 선배들 포함 아는 사람도 너무 많고, 거기서 거기고, 자유가 없어진다는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그 자유로 뭘 딱히 하는 건 아니다만.
요약하자면 아싸가 아싸이고 싶었다는 어이없는 이유를 바탕으로 첫 직장을 결정했다.
첫 출근을 하니 기대만큼 참 낯선 환경이어서 좋았다.
내 사수는 과장 2년 차인 분이었고 나이는 나보다 두세 살 정도가 많았다.
사수 포함 모든 사람들이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만족스러웠다.
다음 날 당시 팀원들끼리 잠깐 같이 커피를 마실 시간이 있었다.
커피를 앞에 놓고 얘기를 하다가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끼리 할 법한 얘기가 나왔다.
사수: “D 씨, A 학교 B 학과라고 했죠? 혹시 C 알아요?”
보통 이런 질문은 던지는 사람도 가벼운 아이스브레이킹 용도라 생각하지, 내가 진짜 C를 알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아직도 이게 왜 진짜인가 싶은데……
사수의 학부 시절 절친이자 A 학교 B 학과로 대학원을 갔다는 C는 마침 내 연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