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이 안 좋을 때 글을 적습니다
2021년 3월 21일 이 사이트에서 '한심'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글들. 대학원생은 왜 이렇게 근심 걱정이 많을까.
아무래도 출신이 공대 박사이다 보니, 주변에서 대학원 관련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사실 대답을 하기 위해서 그 시절 기억을 끄집어낼 때도 많은 생각은 없었다.
뭐 그런 일들이 있었지, 맞네. 그 와중에 참 매 순간 난 정말 한심했구나 하는 기억은 좀 되살아났다.
그렇게 심란한 상황이었는데도 어떻게 졸업을 하긴 했네 싶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지금도 별다를 것 없이 한심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마음이 오히려 편해지기도 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실험실에서 최근에 물건이 없어지는 일이 있었다.
그러자 선배는 커다랗게 우리 부서 이름표를 만들어서 모든 비품에 붙이기 시작했고, 크기가 작은 물건에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내가 그냥 우리의 직속 상사 이름을 적어버렸다.
이유는 그렇다고 내 이름은 쓰기 싫어서(호구로 봐서 오히려 더 가져갈지도 모름).
그랬더니 선배가 크게 만족하면서 그의 단전에서 우러나오는 한마디를 했다.
“OO씨 회사에 완전 적응 다했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침 선배 친동생의 대학원 진학 고민 상담을 해준 직후였기 때문에, 선배의 얘기를 듣고 깔때기처럼 대학원 때 생각으로 이어지면서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꾸깃꾸깃해졌다.
‘학교에서도 공동실험실 비품에는 다들 고참 선배 이름이나 각자 지도 교수님 성함 적고 그랬는데… 그게 회사 적응이랑 상관이 있나…’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상관은 없는 것 같았다.
‘적응’이라는 단어는 사실 내게 좀 무섭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