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박사넷에 글을 써보기는 처음인데, 연구실 선배들과 이야기하기엔 바보같은 내용이라 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씁니다.
저는 spk 중 하나에 이번년도 3월에 석사 입학을 했습니다. 1월쯤부터 출근해서 지금은 거의 6개월째 출근 중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사가 spk도 아니고, 김박사넷의 기준에는 많이 낮은 대학 출신입니다. 거기서 수석도 아니고 차석으로 졸업하였는데요.
그래도 이런저런 인턴 경험이 많아서 면접을 못 봤는데도, 운 좋게 spk 석사에 입학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 능력이 컸다기보다는.. 현재 입학한 연구실에서 인턴을 했었는데, 교수님께서 왠지 모르겠지만 저를 마음에 들어하셔서 뽑으신 게 큽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제가 가장 큰 고민이 되는 건 제가 너무 무능력하게 느껴진다는 부분입니다. 흔히 말하는 좋은 곳에서 석사를 해서 느끼게 되었다기 보다는, 제가 이건 자대에서 인턴 할때부터 느껴왔던 지점입니다.
자꾸 실수를 하게 되고, 잘하고 싶은데 그게 안돼더라구요. 논문을 읽어도 이해가 안가서 몇 번을 다시 읽고, 자주 까먹어서 몇 번이고 똑같은 걸 다시 되풀이 해야했습니다. 멍청하면 노력이라도 해야하는데 꼴에 완벽주의까지 가지고 있어서 미루기만 하느라 그것도 고치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어떤 새로운 지식이나 논문을 접하더라도, 선배들은 뚝딱 새로운 아이디어로 질문을 내는데, 저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맙니다. 어떤 새로운 질문 같은 건 그렇게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학부 수업때도 느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까 내세울 건 학부 성적 뿐이었는데, 학부 성적도 그냥 ‘운 좋아서’ 받은 사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매번 앞자리에서 수업을 듣곤 했으니, 실제로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태도 점수가 플러스 된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도 들구요.
제가 이래저래 연구실이나 연구원에서 인턴을 많이 했었는데, 그곳에서 어떤 분도 제게 뭐라고 하시던 분은 없으셨습니다. 그런데 이건 제가 학부생이여서 그랬던 게 큰 것 같습니다.
석사하고 있는 지금 연구실 선배들도 제가 너무 못하는 것 같다고 하면 다들 부정하시고, 아니면 1학기 차인데 그냥 놀으라고 하시지만, 6개월 차인데 어떤 실적(학회 발표 같은 것들)도 없고 이렇다 할 결과도 없는 제가 듣기에는 그냥 상처받지 말라고 애써 해주시는 말씀처럼 들리곤 합니다.
제가 워낙 지금 감정적인 나머지 위로 받고 싶다는 어떤 답이 정해져있는 글을 쓴건지, 아니면 진짜 정신 차리고 이제부터 똑바로 하라는 쓴소리를 듣고 싶어서 쓴 글인지 제 스스로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석사 1학기차에 이정도는 다들 느끼시는건지, 아니면 제가 연구가 가능한 머리가 아니라서 한계를 느끼고 있는건지.. 궁금합니다. 또한 석사 1학기차에 보통 다들 학회 발표를 어느정도까지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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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2025.06.24
이런글쓰는게 완벽주의 가진게아니라 오만함 가지신거같은데 완벽주의면 안미루고 다 해결하고 다음일 진행하겠죠? 생각에 변화를 주시는게어떠신지
2025.06.25
그냥 주변이 너무 뛰어나고 잘하고 자신은 한 게 없어보일 뿐이고 선배들은 그렇게 잘 할려고 어떤 노력했는지 여쭤보세요
2025.06.25
원래 저년차는 연구를 하는게 아니라 연구를 배우는 단계라서 당연한거임. 연구라는게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라서 되는게 아니라, 수학 연습문제 푸는 것처럼 기존 논문의 논리를 약간 다른 상황에 대입해보는 식으로 익혀나가는거임.
2025.06.24
2025.06.25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