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에 앞서 제 이야기를 잠시나마 털어놓고 싶습니다. 혹시나 바쁘신 분들은 아래의 본론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들에 비해 정말 오랫동안 진로에 대해 흔들리고 방황했던 것 같습니다. 분명 공부가 좋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순간에 늘 가슴이 뛰었지만 어쩌면 부모님과의 일종의 타협으로 오게 된 전공에서 한동안 겉돌았습니다. 물론 지금 와서는 이런 시간이 없었더라면 현재의 제 관심사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흔히 제 전공에서 다루게 되는 문제보다도, 더 근본적으로 생명이란 건 무엇이고 인간을 인간으로 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우주를 구성하는 법칙까지도… 하지만 이건 정말 제 전공과는 먼 분야라 취미 정도로만 생각해야 하겠지만요. 아무튼 전공과 관심사 사이에서 떠돌듯 방황하다가, 대학 4년차에 자대 교수님 연구실에서 방학동안 짧게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Dry lab이었고, 저는 잘하진 못하지만 코딩도 수학도 좋아하기에 지원했던 랩이었습니다. 인턴 생활은 학교 생활보다도 훨씬 재미있었고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대로 이런 컴퓨팅 분야를 해도 좋겠다 싶었지만, 인턴이 끝나갈 무렵 저는 완전히 다른 분야로 눈이 돌아갔습니다 ㅎㅎ.. 인공지능을 다루다 보니 그렇다면 우리가 정의하는 ‘지능’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지를 넘어서 고차원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제서야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방황이 멈춘 느낌을 받았습니다. 철학적인 물음, 근본에 대한 의문을 다루면서도 생물학, 컴퓨팅, 수학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뇌/인지과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대학 졸업이 1년 반 남은 이 시점에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본론일 듯 합니다…
원하는 분야를 정했다지만, 제 진로의 타임라인을 설정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유학을 갈 생각도 당연히 있습니다. 진로 고민 탓에 다른 활동은 일절 없이 공부만 한 덕에 학점은 4.45/4.5로 과 수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부 졸업 후 바로 유학을 가려면 학점이 다가 아니라 오히려 연구 실적이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방학 단 한 번 인턴(그것도 다른 분야)을 해본 것 이외에는 연구 경험이 없습니다. 관련 분야의 유일한 자과 교수님께 인턴 관련 문의를 해보았으나 바쁘셔서 거절하셨습니다.
이 분야에 관심이 생긴 후로 카이스트에 부탁드려서 뇌인지과학과에서 주최하는 콜로퀴움을 몇 번 들으러 대전을 오간 적 있습니다. 콜로퀴움에 오신 교수님들 중에서 정말 흥미로운 주제를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많았기에, 자과에서 인턴이 안된다면 그분들께라도 부탁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저는 이제 학과 수업을 듣는 건 한 학기만 남았고, 내년은 1년간 실습을 나가야 합니다. 이 실습이란게 또 골치 아픈 것이, 1년 내내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정이 미지수라 미리 다른 계획을 잡아둘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상황들 속에 결국 제 고민은 (1) 현재 이 분야로 마음을 굳힌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정작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 (2) 하루라도 빨리 관련 분야 연구를 배우고 접하고 싶은데, 타 대학 교수님께라도 인턴 문의를 드리자니… 추후 해당 연구실에 진학할 것이 명확하지 않은데 말씀드리기 매우 조심스럽다 (3) 심지어 약대 특성상 한 학기 후 시작되는 실습 일정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4) 운이 좋다는 가정 하, 유학 욕심도 있다… 다만 한국에서 석사를 하고 나갈 생각도 얼마든지 있다.
이런 상황입니다. 제가 근시적으로는 타대학 교수님들께 어떤 식으로 컨택을 드리는 것이 가장 현명할 지,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유학을 가기 위해 어떤 스텝을 밟아가야 할 지 (가능하다면 국내 인턴 경험 -> 약사국시 -> 유학 지원 / or / 국시 -> 국내석사 -> 미박) 현실적인 조언 많이 부탁드립니다. 몇달을 혼자만 고민하다 보니 정말 다른 분들의 의견 많이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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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6.06.22
실제 연구를 해보시는게 우선이란 생각이 듭니다. 뇌인지과학이 신경 수학 컴퓨터 모두 다루긴하지만, 지능/인지 같은 근본적인 궁금증을 해결한다기보다는 더 구체적인 주제를 다루게 될 확률이 더 높아요. 현실적으로는 우선 실습과 국시부터 마무리하고, 틈틈히 인지과학 분야 논문을 읽어보면서 더 구체적인 연구 주제를 찾아보는걸 추천드립니다.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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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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