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ford, Cambridge, UC Berkeley 풀펀딩 박사 동시 합격 후기

박사 공학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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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mission | 모두 풀펀딩 합격
- 미국: UC Berkeley 진학 확정, 그외 합격 학교는 학생 요청으로 비공개
- 영국: University of Oxford, Cambridge University, Imperial College London (ICL), 영국은 모두 Chemistry PhD
• 출신학교 | Imperial College London (ICL) 화학과 학사 (First Class Honours)
- 대통령과학장학금 해외장학생, ICL Dean’s List (전 학기) 등 장학 다수
• Test Score | TOEFL 면제, GRE 미응시
• Financial Aid | 5년 보장 풀펀딩 (Tuition waiver + stipend + health insurance)
• Experience | 2년 이상 (지원 시점 기준)
- SCIE 논문 1저자 1편, SCI 1저자 1편 (under review)
- 국제학회 논문 1편 (under review), Oral 발표 1회
• 추천서 | ICL 교수님 2분, 서울대 교수님 1분, UNIST 교수님 1분
-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요청
• Contact & Interview | UC Berkeley Campus Visit (3/12)
• Other |
- 김박사넷 유학교육 밋업을 추천합니다. Q&A 시간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질문을 시간 제한 없이 다 받아주시고 상황에 맞게 함께 고민해주시는 것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같은 돈을 내더라도 Q&A만을 위해 다시 참여할 것 같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책을 미리 읽고 숙지한 상태로 참석했기 때문에 사전 강연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책을 먼저 읽고 가신다면 Q&A에서 더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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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후기는 인터뷰를 정리한 글입니다.
• 인터뷰 | 박향미 (김박사넷 유학교육, 『김박사넷과 미국 대학원 합격하기』 저자)
• 인터뷰일 | 2026.05.07

Q: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UC 버클리 재료공학 박사 과정에 진학하게 된 OOO입니다. 저는 AI와 머신러닝을 재료공학에 접목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ML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가속화예요. 기존에는 DFT라는 방법으로 원자 간의 힘이나 전자 밀도를 계산해 가장 안정적인 구조나 화학적 특성을 찾는데, 계산 한 번에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을 만큼 굉장히 비효율적이에요. 이 DFT 계산 결과들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면 ML로 동일한 계산을 훨씬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AI 에이전트 개발이에요. LLM 등을 활용해서 재료과학 연구자들이 연구 중 맞닥뜨리는 질문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에이전트,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코딩 작업이나 반복적인 업무들을 자동화하는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어요.

세 번째는 생성형 AI를 이용한 inverse design이에요. 원하는 물성을 제시하면 그에 맞는 재료의 화학식과 구조, 합성 레시피 등을 역으로 제안해주는 연구입니다.

Q: 학부를 영국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그 당시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속력이었어요. 어차피 연구자의 길을 갈 것이라면 빠르게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요. 영국은 학사 3년에 석사 1년, 총 4년으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어요. 해외로 나가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고, 솔직히 말하면 영재고 특성상 주변에서 대부분 서울대나 KAIST를 가다 보니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어요. 어느 정도 학부는 영국, 박사는 미국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Q: 영국의 연구 환경은 어떤가요? 학부생 입장에서 느낀 점을 들려주세요.

A: 좋은 면과 아쉬운 면이 공존해요. 학부 커리큘럼 자체가 실험을 굉장히 강조하고, 제 연구분야인 계산화학 과정도 잘 갖춰져 있어요. 다만 자신만의 연구를 직접 하기는 어려운 구조예요. 그럼에도 연구 기초가 전혀 없는 학생이라면 졸업 즈음엔 탄탄한 기반이 잡히니, 학부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한다고 생각해요.

독자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른데요. 실험화학은 학기 중에 보험 처리가 안돼서 학부생은 랩 출입 자체가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계산화학을 선택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고요. 반면 방학이 3달 반 정도로 길어서, UROP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1학년 때부터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요. 그 시간을 잘 쓴다면 입시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구 인프라 면에서는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요. 장비도, 계산 리소스도요. 학부 연구생이 접근할 수 있는 계산 자원이 한국 포닥보다 나은 경우도 있어요. 방학 중 공식 인턴의 경우 월급이 400만 원 가까이 되어서, 월세와 생활비를 내고도 저축이 가능한 수준이에요. 한국 학생들 기준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Q: 실험화학과 계산화학을 모두 경험하셨는데, 연구 분야를 좁혀가는 데 어떤 영향을 줬나요?

A: 결국 두 분야를 모두 해본 게 제 연구 정체성이 된 것 같아요. 실험을 하는 사람들은 계산 쪽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결과만 받아보는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계산을 하는 사람들은 컴퓨터 안의 데이터만 보다 보니, 실제 물질이 downstream에서 어떻게 쓰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합성되는지 같은 실질적인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요. 결국 실험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가 아니라, 자기들끼리의 세계에서 동떨어진 주제를 잡아버리기도 하고요.

실험을 했던 경험은 그런 시야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 같아요. 과학이 실제로 임팩트를 주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그게 하고 싶은 연구 방향을 정하는 데 직접적인 양분이 됐어요.

저는 실험에서 DFT로, DFT에서 AI로 분야를 넘어온 연구자인데, 돌아보면 그 각각의 전환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이전 경험이 없었다면 다음 전환을 납득하기도, 실행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다만 넓이가 무조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깊이 파다 보면 반대편 면에 닿을 수 있듯이, 한 길을 깊게 가는 것도 충분히 유효한 전략이에요. 결국 핵심은 내가 풀고 싶은 문제가 무엇이냐는 거고, 실험이든 계산이든 AI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해요. 모든 과학은 다면적이고, 그 다양한 면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결국 문제를 더 총체적으로 보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Q: CV를 보면 군 입대 전에 컨설팅 펌에서 인턴을 하셨더라고요. 당시 경험은 어떠셨나요?

A: 컨설팅을 하면서 과학이 실제 산업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단순한 수식과 실험 너머에 사회의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된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나중에 창업을 하거나, 회사에서 일하게 됐을 때 분명히 도움이 될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SOP를 쓸 때도 회사에서 느꼈던 사내 연구의 한계점을 대학원에서 해결하겠다는 스토리를 어느 정도 녹였고, 그 부분이 나름 설득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다만 컨설팅 업무 자체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거나, 고객사에 진짜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어요. 그 경험을 통해 이건 내 길이 아니구나를 확인한 셈이죠.

Q: 군 복무 중에는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A: 처음엔 금융 쪽으로 눈을 돌렸어요. 군 복무 중에 금융 관련 시험들을 여러 개 응시해서 전부 합격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긴 시간 동안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현실적인 벽들이 보이더라고요.

영국이나 홍콩에서 일하게 될 텐데, 언어는 일상적인 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경제, 정치, 회계 같은 분야를 영어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건 또 다른 영역이었어요. 게다가 금융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싸움인데, 현지인들과 그 관계를 만들어가고 경쟁해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생각하니 자신이 없었어요. 반면 과학은 제가 상대적으로 잘할 수 있고, 그 잘하는 이유가 명확한 분야였어요. 그렇게 해서 다시 과학으로 돌아온 거예요.

Q: 그렇게 다양한 길을 탐색하면서, 연구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거군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도 완전한 확신이 있다고는 말하기 어려워요. 다만 저는 소거법으로 접근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면서 남는 것을 찾는 방식이요.

여러 경험을 돌아봤을 때, 제가 하고 싶은 일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더라고요. 세상에 실질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어야 하고, 남들보다 잘할 수 있다는 확고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내가 한 일에 대한 크레딧을 내가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연구자라는 길은 그 조건들을 충족하는 선택지 중에서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었어요. 학부 인턴을 하면서 연구에서 재미를 느끼고, 최소한 10년은 이 일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긴 것도 그 과정의 일부였고요.

다만 그게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박사 과정 중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그 조건들을 더 잘 충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하게 다른 길을 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확신보다는,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납득이 가는 길을 걷고 있다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Q: 사유가 느껴지는 답변이었어요. 실제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사전 컨택부터 최종 합격까지, 전반적인 타임라인을 공유해주시겠어요?

A: 네, 순서대로 말씀드릴게요.
- 2024년 1월: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했어요.

- 2024년 3월: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어요.

- 2024년 6~8월: 서울대에서 인턴을 했어요. 인턴 종료 후에도 개인적으로 연구를 이어가며 교수님께 지도를 받았고요. 뚜렷한 결과물
이 나온 건 아니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연구 방향성을 탐색했어요.

- 2024년 9월: 추천서와 연구 실적 측면에서 더 확실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 2024년 10월: 제가 관심 있는 연구 분야의 유럽 최고 권위자 중 한 분이 저희 학교 재료과에 계신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침 후배가 그 랩에서 인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배를 통해 랩 박사님과 식사 자리를 마련했어요. 그 자리에서 CV를 전달하며 교수님께도 전달을 부탁드렸고, 이후 이메일로 여름 인턴 의사를 밝히며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 2024년 11월~2025년 6월까지: 여름 인턴을 위해 공부하고 준비하면서 실제로 연구도 시작했어요. 해당 랩에서 학기 중 학사 인턴으로 활동했고요.

교수님께서는 매우 바쁘신 분이라 두 달에 한 번 정도 성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연구 과정에서 계산 결과를 검증해줄 실험 랩을 직접 찾아봤고, UNIST에 적합한 연구실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직접 방문한 뒤 공동연구를 시작했어요.

이 시기에는 단순히 연구를 수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연구가 무엇인지, SOP에 담을 핵심 키워드와 스토리가 무엇인지를 꾸준히 정리해 나갔어요.

- 2025년 여름(~8월까지): 여름 인턴 기간에는 연구 결과를 정리해 발표하고 논문으로 작성했고, 학회에도 제출했어요.

동시에 지원하고 싶은 학교와 교수님 리스트를 만들었고, 특히 가장 가고 싶은 랩 세 곳의 교수님 논문을 각각 30편씩 읽었어요. 논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제가 실제로 풀고 싶은 연구 문제가 점점 더 명확해졌고요. 그걸 바탕으로 SOP를 작성했고, 탑스쿨에 진학한 선배들에게 첨삭을 받았어요.

완성된 SOP와 함께 교수님들께 컨택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은 1/3에서 1/2 정도만 주시더라고요. 귀국 후에는 추천서를 부탁드리기 위해 교수님들을 직접 찾아 뵀고, 영국에 계신 교수님들께는 현지에 있을 때 미리 부탁을 드렸어요.

- 2025년 9월부터: 영국 대학원 입시 준비를 시작했어요. 미국 지원 서류가 이미 잘 갖춰져 있으면 추가로 할 것은 많지 않아요. 학교별 포맷을 맞추고 추천서를 받는 정도였어요.

미국 학교들의 경우 SOP가 이미 완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PS나 DEI Statement 같은 연구 외 서류들을 작성했어요. 학기와 병행하는 터라 많은 시간을 쏟기 어려웠는데, 여름에 핵심 준비를 끝내 놓은 게 정말 다행이었어요.

- 2025년 12월: 영국 학교들의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합격하더라도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를 갈 것 같은 학교들은 애초에 지원하지 않았어요.

- 2025년 12월 이후: 미국 학교들로부터 인터뷰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UC 버클리는 좀 늦은 편이었지만, 다른 학교들도 2월에는 인터뷰 제안을 받았어요. 이 시기가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올해 사이클이 예년보다 느려진 느낌이었고요.

Q: 느끼신 대로 전체 사이클이 느려진 게 맞습니다. 미국과 영국 박사를 동시에 지원하셨는데, 두 나라 입시를 병행하면서 느낀 차이점이 있었나요?

A: 가장 큰 차이는 학점의 무게감이에요. 영국은 학점을 훨씬 더 중요하게 봐요. 저는 학점이 좋은 편이라 합격 자체는 무리가 없었는데, 진짜 문제는 펀딩이에요.

저는 이미 영국에 있었잖아요? 케임브리지는 신진 연구자 지원 펀딩을 받은 교수님이었고, 옥스퍼드는 타이밍 좋게 학과 지원 펀딩이 있었는데다 교수님이 적극적으로 밀어주셔서 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정말 운과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케이스예요. 내부자 입장에서, 외국인이 노릴 수 있는 펀딩이 많지는 않다고 느꼈어요.

Q: 그렇습니다. 영국은 학점이 중요하고, 펀딩 기회도 미국에 비하면 적은 편이죠. 살짝 이야기가 샜는데 다시 입시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많은 학생이 캠퍼스 방문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지 궁금해하는데요. UC 버클리 캠퍼스 방문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A: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올해는 방문해서 교수님과 매칭이 되어야 최종 합격되는 방식이었어요. 작년에 예산 감축으로 합격 통보를 받고도 펀딩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겨서 바뀐 거라고 하더라고요.

첫날 저녁에는 지원자와 재학생이 함께 모여 식사를 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했어요. 재학생들한테 질문을 통해 면접 팁도 얻고, 관심 있는 랩의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거든요. 다음날 오전엔 학과 소개 행사가 있었고, 이후에는 교수님들과 미팅이 이어졌어요.

Q: 교수님 미팅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A: 학과에서 매칭해준 3~4명의 교수님들과 차례로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는데, 교수님 한 분에 학생 7명이 들어가는 방도 있고, 2명이 들어가는 방도 있었어요. 저는 원래 2명짜리 방이었는데 들어가보니 이전 학생들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졸지에 1 대 6 미팅이 됐어요.

교수님께서 방금 들어온 사람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애써주셨는데, 그 상황에서 미국 학생들의 적극성을 느꼈어요. 오전에 7명짜리 방에서 충분히 어필 못했다고 생각한 학생이 오후에 따로 찾아오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플러스가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정해진 판 바깥에서도 움직이려는 에너지가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Q: 저도 학생들에게 적극성을 강조하면서 예시를 많이 드는데, 미국에서 실제 경험하면서 더 실감하더라고요.

A: 저도 미국 학생들의 적극성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해진 룰이 있어도 자기 어필을 위해서라면 그 경계를 가볍게 넘어서는 에너지가 있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오전 미팅에서 충분히 못했다고 생각하면 오후에 따로 찾아가는 식으로요.

한국 학생들이 많이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내용이 있어도 그걸 드러내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 수가 없거든요.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자기 PR에 대해 적극적이시면 좋겠어요. 겸손함은 미덕이지만, 입시의 장에서는 자신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실력의 일부라 생각합니다.

Q: 최종 오퍼는 어떻게 받게 되셨나요?

A: 오후에는 LBNL(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에 방문했는데, 장비와 환경을 보면서 “여기서 좋은 연구가 나올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 관심 있는 교수님께 다시 인사를 드릴 기회가 있었는데요. 저는 가고 싶은 랩이 확고했고 다른 옵션도 있는 상황이라, 그냥 교수님께 여기로 오고 싶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어요. 교수님이 결정이 빠르다고 좋아해 주셨고, 다음날 공식 오퍼를 받았습니다.

AI 분야다 보니 2~3개 포지션에 15명 내외가 인터뷰를 온 굉장히 치열한 자리였어요. 그 안에서 제가 어필할 수 있었던 건,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과 목표를 명확하게 가지고, 그 랩이 그 목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었는데, 다른 분야들엔 중국인 지원자들이 있었는데 AI 분야만큼은 한국인 2명을 제외하고 전원 미국인이었어요. 국가 안보 차원에서 민감하게 보는 분야다 보니 선제적으로 필터링이 되는 것 같았는데, 역설적으로 한국 학생들에게는 전례 없는 좋은 기회가 열리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Q: 치열했네요. 오퍼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A: 기쁨보다는 안도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드디어 끝났다”는 느낌이랄까요? 인터뷰 캠프에서 1 대 5 이상의 경쟁률을 뚫는 과정이 굉장히 소모적이었거든요. 현장에서 합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보니, 결과가 나왔을 때는 마냥 기뻐할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겨운 하나의 과정이 드디어 마무리됐구나, 하는 느낌이 더 컸습니다.

Q: MIT 교수님도 만나셨다고 들었습니다.

A: MIT 교수님을 만난 건 보스턴에서 열린 MRS 학회(미국재료학회)에 구두 발표를 하러 갔을 때예요. 보스턴에 간 김에 연락을 드렸고, 약 1시간 정도 대화할 기회를 가졌어요.

제가 하는 연구와 앞으로 하고 싶은 연구를 설명드리면서, 그게 교수님 랩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이야기했는데요, 단순히 어필하기보다는 선배 연구자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자세로 임하려고 했어요. 교수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학생을 뽑는다면 데려오고 싶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근데 내년에도 연구년이라 아마 학생을 안 뽑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정말 아무도 안 뽑으셨고요. 입시에서 타이밍과 운도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Q: 유학 준비 과정에서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셨나요?

A: 유학 준비를 하다 어느 순간 시야가 굉장히 좁아지는 때가 오더라고요. 입시라는 하나의 목표에만 에너지를 모두 집중하니, 그 외의 것들이 전부 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그게 가장 위험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외통수가 되어버리면 작은 실패나 불확실성에도 필요 이상으로 흔들리게 되거든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마인드를 환기를 시키려고 했어요.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몰입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는 거죠. 입시에 집중된 기운을 다른 곳으로 잠깐 흘려보내는 게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느꼈어요. 결국 멘탈 관리도 전략이고, 잘 쉬어야 잘 달릴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Q: 유학 준비를 돌아봤을 때 가장 잘한 것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A: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한번 결정하고 나서 끝까지 밀어붙인 것이에요. 사실 박사가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었어요. 다른 커리어 경로도 있었고, 솔직히 말하면 박사가 제일 나은 옵션인지 확신도 없었어요. 하지만 인생에서 한 가지를 정하고, 그걸 끝까지 해서 결과를 받아보는 경험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목표를 정하고 나서는 완주를 향해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다 해나간 것, 그게 지금 돌아봐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조금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거예요.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 준비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건 사실이거든요. 저는 석사 없이 바로 박사를 지원했고, 실질적으로 군대를 다녀온 이후부터 연구를 제대로 시작했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어요. 준비하면서 많이 느낀 건, 미국에 직접적인 인연이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예요. 1년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여러 교수님들께 미리 컨택하고 미국에서 인턴 경험도 꼭 해봤을 것 같아요. 그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Q: 박사과정 동안 이루고 싶은 연구 목표나 비전은 무엇인가요?

A: 크게 두 가지 방향에 관심이 있어요.

첫 번째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연구의 자동화예요. 지금 우리 분야에서 연구자들이 많은 시간을 쏟는 일들,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 코드 작성이나 물질 모델링 세팅 같은 과정들은 연구에 꼭 필요하지만, 반복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해요. 저는 과학자가 더 과학적인 질문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LLM이나 다른 AI 기술들을 활용해서 이런 반복적인 작업들을 컴퓨터가 스스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면, 연구자는 더 본질적인 질문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물적·인적 자원의 효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실제 합성까지 이어지는 스크리닝 연구예요. 지금 재료 AI 연구의 많은 부분이 “이 물질은 이런 특성을 가질 것이다”는 예측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핵심은 그 물질이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는가, 그리고 사회에서 실제로 쓰일 수 있는가라고 생각해요. 합성 가능성, 합성 레시피와 조건, 합성 자동화 같은 다양한 관점을 연구해서, 원하는 특성의 물질을 정했을 때 그게 실제 물리적인 형태로 눈앞에 나타날 수 있는 완벽한 inverse design loop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박사 과정 동안 이루고 싶은 큰 그림입니다.

Q: 이런 연구 방향과 준비 전략을 잡아가는데, 김박사넷 유학교육이 도움이 됐나요?

A: 『김박사넷과 미국 대학원 합격하기』 책이 굉장히 짜임새 있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유학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고 스스로 적용해볼 의지가 있는 분이라면 책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밋업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을 읽고 나서 생기는 질문들, 즉 "나한테는 이렇게 적용하려고 하는데 방향이 맞나요?" 같은 것들을 직접 물어볼 수 있다는 거예요. 혼자 읽으면 원칙은 이해해도 자기 상황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 간극을 좁혀주는 게 밋업의 역할인 것 같아요.

세미나는 또 다른 의미가 있어요. 이론을 실제로 적용한 예시를 직접 보는 것이거든요. 아무리 좋은 가이드라인도 처음 들으면 막연하게 느껴지는데, 실제로 그걸 해낸 사람의 케이스를 보면 훨씬 실감 나고 따라 해보기가 쉬워지잖아요. 그 점에서 세미나는 이론과 실전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Q: 영국에서 학부를 다니며 미국 박사를 고민하는 후배들, 혹은 유학 자체를 고민하는 분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A: 학부 때부터 유학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유학이 시야를 넓혀준다는 말은 정말 확신합니다. 단순히 미국이나 영국이 대우가 좋거나 연구 환경이 뛰어나서 오라는 게 아니에요. 외국에 나오면 내가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고,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 경험이 인간적으로 성숙하게 해주고, 내가 평생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인지, 나만의 연구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묻게 만들어요. 그건 논문 한 편보다 훨씬 오래가는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설령 진학하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대학원 준비를 해본 경험 자체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분명히 다른 결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한 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유학 준비생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결심했다면, 다른 옵션을 재지 마세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부딪혀서 결론을 받아보는 경험을 꼭 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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