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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를 가면 안되는 사람

진지한 빌헬름 뢴트겐*

2022.07.10

16

31224

짧았던 석사 학위 기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 학부연구생으로 있으면서 랩세팅 도우면서 재밌게 일했던 경험
좋은 학부성적으로 교수님의 호감을 얻어 연구 프로젝트 3개 맡아서 실험했던 경험
연구 프로젝트 이해도가 부족해 찍혀서 프로젝트 하나는 다른사람에게 넘어가고, 연구에 필요한 악세사리가 안와서 1년 동안 실험 못한 경험..
찍힌것 때문에 교수님이 뒤에서 날 욕했고 다른 사람들도 다 나를 무시했던 경험..
그래도 견뎌서 학회 포스터 발표하고 예상치 못한 상도 받고 학교에서 상 받았던 경험..등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랩은 세팅된지 얼마 안된 랩이에요
교수님도 젊으시고 학생들을 위해서 연구비도 많이 끌어오시고, 해외학회 국내학회 다 보내주시고 지원해주려고 노력하시는 분입니다. 잘 맞다면 너무 좋은 교수님이신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저랑 너무 안맞았던 것 같아요. 특히 일적으로요.
제가 부족한것도 맞지만, 제 의도를 안좋게 보시고 일부러 본인을 무시한다 는 느낌을 받으셨던 건지 똑같이 일해도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시더군요. 랩 일도 한사람에게 몰아주니 그 사람만 고생하고 저는 저대로 눈치보는 상황이라 사이도 안좋아졌던것 같습니다.
저에겐 랩 일 대신 연구 실적을 바라셨던 것 같지만, 사실.. 그만큼 제가 연구 경험도 없었을 뿐더러 저는 배울 선배도 레퍼런스도 없었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지만 쉽지않았을것 같아요.
저에게 많은걸 바라셨던걸 알지만.. 정말 해내고 싶었지만 연구경험도 없고 그걸 배울수 있는 사람도 없는 저는 교수님의 너가 알아서 해라와 같은 연구지도와는 맞지않았던것 같아요.
제가 연구를 짜오면 그것이 논리적인지, 맞는지 확인을 받고 연구를 진행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피드백이 오지 않았고 논문도 쓰지못할거라는 부정적인 피드백만 받다보니 의욕도 많이 떨어진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1년 동안 한것은 장비 올때까지 연구 데이터 쌓기 (장비 주문일도 제 권한이 아니였어서 진행상황을 알수가 없었습니다).. 무작정 기다리기 그룹미팅때 그냥 데이터 찍어서 보여드리기 이정도였던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아무 말씀이 없으시니 그냥 만족하시고 이 데이터로 논문 내면 되겠지 생각했던거였는데.. 그게 아니였던것 같네요.
그 기간동안 저는 지쳐갔고 처음에 가졌던 의욕, 자신감은 점점 없어지고 꿈은 연구자와 멀어져갔습니다.

졸업할때가 다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저는 연구자로서 맞지않은 사람이 아니였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적 내기를 누구보다 바라셨을텐데 그 부분에서는 너무 죄송한 마음뿐이지만 그래도 끝까지 데이터 내보도록 노력할겁니다.
그래도.. 교수님께서 섣불리 판단해서 학생 한 명 잡아서 욕하고 정치질 하게 만들고, 일적으로 보복하고, 분명하게 말해야 하는일에서도 불분명하게 전달해주시는 부분은 좀 힘들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사히 졸업하는게 목표고 회사도 물론 똑같이 어렵겠지만 박사의 길은 포기하려고 합니다.
취업해서 일이 잘 맞고 기회가 온다면 박사의 길을 생각해볼수도 있지 않을까란 약간의 기대도 있긴합니다 ㅎㅎ
다들 고생하시면서도 성과내는게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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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개

세심한 블레즈 파스칼*

2022.07.10

Be kind to you.

2022.07.10

본인이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운도 안 좋았다고 생각해야죠. 고생하셨어요. 다만, 본인이 좀 헤맸고 결국 실망스럽게 석사가 끝난다고 해서 꼭 박사를 가면 안된다는 법은 없죠. 학생이 부족하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시는 교수님들도 계시답니다.

대댓글 2개

2022.07.11

동감입니다. 크게 바라보고 한걸음씩 나가보세요. 세상은 넓습니다.
진지한 빌헬름 뢴트겐작성자*

2022.07.13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가 됐습니다..

2022.07.11

2022.07.11

잘되실꺼에요

2022.07.11

힘내세요.. 저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어 대학원을
변경해야하나하고 고심중에 있답니다.

대댓글 2개

진지한 빌헬름 뢴트겐작성자*

2022.07.13

기회가 있다면.. 석사 2학기차라면 꼭 더 나은곳으로 옮기실 수 있길 바랍니다.

2022.07.14

석사를 마치고 박사 1학기를 하는 과정에서 어려운일을 겪게되었고, 직접적인 지도교수는 아니지만 석사기간 지도교수셨고, 박사과정을 방해하겠다는식으로 하는 소리에 듣게 되면서 충격과 함께 새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대학원에서. 영향력이 있다보니. ㅠ.ㅠ

2022.07.11

다른 데로 가보세요. 더 크고 개방적인 곳으로요. 그럼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본인이 문제인지, 아니면 교수님이 문제인지를요.

사실 이런 교수님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스펙은 좋은데 작은 일을 본인이 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모 있는 회사나 연구소에서는 밑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었지만 교수되고 나서 보니 본인 연구실은 그냥 허접한 스타트업 수준도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또 다른 특징은 석박사 과정 때도 운이 좋아서 후배들 시키는 일만 했지 본인이 했던 적이 없는 경우가 많죠. 아니면 해외에서 박사 받고 연구 실적은 있는데 일을 해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상당수 있습니다.

국립대 이상 학교에도 논문 못 쓰고 연구 못하고 일 못하는 교수님들도 많습니다. 신기하죠. 어떻게 임용이 되었을까요?

대댓글 1개

진지한 빌헬름 뢴트겐작성자*

2022.07.13

인맥이 넓어서 이미지 관리를 잘하시는 것 같아요 학부생한테도 과하게 잘해주시고요
연구자로서 지켜봤을땐 실속없는 빛좋은 개살구같은데.. 참고로 국립대입니다
임용할 때 본인 연구 특기를 강조하셨고, 그걸 다른 교수님들이 좋게 봐주셔서 (빼먹으려고) 임용되신 것 같아요
하지만 학생들한테 그걸 가르쳐 주겠다 하고선 제대로 배울 기회도 안주면서 쓸데없는거에만 신경쓰고 예민해하시는게.. 재밌네요. 일을 너무너무 못하시는것 같습니다.

2022.07.12

이걸 본인 탓을 하시네;;

2022.07.13

힘들었던 만큼 다른데 가시면 더 잘하실 거예요. 왜냐면 지금보다 편하거든요. 신기하죠.

대댓글 1개

진지한 빌헬름 뢴트겐작성자*

2022.07.14

지금 힘든게 앞으로의 인생의 밑거름이 될수있도록 후회없이 마무리 해보려고합니다
안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끝도없어서 잠도 못자고있는데..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힘내겠습니다!

2022.07.15

석졸 후 박사과정을 다른 학교로 진학해보세요.
그래도 열정은 있으신 것 같은데,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든 과정또한 연구자로서 좋은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하고싶은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마세요.
랩실 하나 때문에 본인이 낮아지는 것처럼 지금은 보일 수 있으나
본인은 낮은 사람이 아니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 화이팅하세요 !

2024.07.15

인생이 그렇더라구여. 힘내세요 더 잘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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