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겁이 많은 편이라 처음 팹 들어갔을 때 너무 긴장되서 한 번 들어갔다 오면 녹초가 됬었음. 특히 노란 불빛의 포토룸이 가장 무서웠음. 어찌저찌 6개월정도 배우니까 혼자 장비를 쓸 수 있게 되었음. 어느날 포토룸 웻스테이션에서 평소처럼 열심히 현상하고 있는데 안전담당 기사님이 얼굴 보호 장비랑 앞치마 착용안했다고 벌금 줌. 팹 들어갈 때 안전교육 때 벌금 있다는거 듣긴 했었는데 연구실 선배들이 보호 장비 착용안하고 하길래 그냥 허울뿐인 규정인줄 알았는데 벌금 먹어서 당황함. 생각해보면 연구실 선배들이 장비 알려줄때 항상 저녁먹고 기사님 퇴근 후에 들어가서 안 걸렸던 것 같음. 웻스테이션에서 장비 미착용은 벌금이 쎄서 낼 돈도 없었음. 연구실 가서 울상을 하고 있으니까 선배들이 가서 빌어보라고함. 기사님한테 가서 내가 반성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규정을 잘 지키겠으며 돈도 없으니 한번만 봐달라고 함. 기사님이 한참 아무말도 안하다가 혼낸다음에 대신 한달동안 당번하라고 함. 한달동안 아침에 가서 기사님이랑 돌아다니면서 폐액통 갈라면 갈고 버리라면 버리고 남은 케미컬 양 같은거 체크하고 다님. 처음에는 어리버리해서 혼나기 일쑤였음. 근데 원래 팹 내에서 내가 출입할 수 있는 구역에 제한이 있었는데 신기한게 기사님이랑 팹 전체를 맨날 도니까 머릿속에 맵이 밝아지면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음. 벌금 준 기사님이랑은 딱히 친해지지 못했지만 다른 기사님들이랑 좀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음. 기사님들이랑 친해지니까 장비 고장나거나 했을 때 다른 장비를 알아봐주신다거나 고쳐달라는거 독촉할 때 좀 편해서 좋았음. 나중에는 기사님들이 장비 교육시킬때 이 분이 모범 유저니까 이분 하는거 잘 보라고 할정도로 신뢰 관계가 쌓여서 뿌듯했음. 아무튼 그래서 결론은 팹 여기저기 구경하고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적응되는 것 같음.
2023.10.16
대댓글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