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타대 학부생으로 SPK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습니다. 원하던 연구실에 진학하지 못해 석박통합 과정을 석사로 전환하였고, 24년 9월에 5학기 만에 졸업했습니다.
개제된 논문은 없습니다.
졸업 전, 다른 대학 교수님께 창업 제안을 받아 석사 후 연구원으로 한 학기 더 연구를 진행했으며, 해당 연구는 작년 12월 31일부로 종료되었습니다. 현재는 잠시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올해로 31살입니다. 석사 과정 동안 매번 다른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으며(모두 서로 다른 주제였습니다), 체계적인 실험이나 연구를 제대로 경험해본 적은 없습니다. 이 점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한 번은 제대로 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어린 시절부터 박사 학위를 받고 싶다는 꿈도 있었기에 더더욱 고민이 됩니다.
비록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느끼지만, 제 석사 과정은 ‘연구’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실험 자체는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을 처음부터 다뤄야 했고, 중간에 연구 주제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지도교수님 또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셨고, 실험 기기는 제가 처음 접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사실상 ‘사수’라는 개념이 없었던 터라 많이 헤맸고, 분야에 대한 강한 흥미가 없었던 것도 있어 힘들었지만 끝까지 버텨냈습니다.
연구의 큰 그림을 이해하거나, 하는 일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연구 자체의 ‘참맛’을 느끼기엔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위를 하다 보니 슬럼프가 왔다고 여겼지만, 그래도 이겨내보고 싶습니다. (물론, 박사 과정 중 더 큰 슬럼프가 올 수도 있겠죠?)
박사 진학을 고민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미 한 번 크게 힘들어봤으니 고통이 조금 덜할 수도 있겠다는 점입니다.
현실적인 고민 제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는 양자광학(센싱)입니다. 박사 학위를 하더라도 4년 내에 마치겠다는 목표를 세우겠지만, 현재 나이로 계산하면 35~36세쯤에 학위를 받게 됩니다. 그때 대기업 입사 제한에 걸리지는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또한, 양자와 같이 직무 연관성이 크지 않은 분야의 박사 학위 소지자도 대기업 취업이 가능할까 걱정이 됩니다.
취업에 대한 생각 취업을 고려하더라도 사실 크게 관심이 가는 분야는 없습니다. 이 나이에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이 철이 없고 배부른 소리라는 걸 알지만, 미련이 남아서인지 마음이 쉽게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으니 한 번 경험해보고 나서 생각하자는 마음이 들다가도, 지금이 아니면 박사 학위를 할 수 없을 거라는 강박이 들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디 쓴 소리나 진심어린 조언 모두 환영하며, 모든 연구자님들의 건승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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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2025.01.20
박사까지는 해보심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래보다 2~3년 정도 늦게 입사하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도 동기로 35~36에 박사 받고 입사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입사 제한보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보통 인사과에서는 선호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금 취직에 그리 적극적인 의사가 없다고 하시면 박사를 받으시고 그때 취업에 나가심이 좋을 것입니다
대댓글 1개
2025.01.20
진심어린 조언에 정말 감사합니다. 나의 정체성을 깎으면서 취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괴롭더군요. 취업시장이 얼어붙어 사실 준비한다고 해도 취업이 당장 불확실하여 고민이 되던 차에 글을 올렸습니다. 답을 달아주시는 성의와 사례를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025.01.21
형이 경험자로 말해줄께. 편입준비해서 1년, 서울 중상위권 편입 후 학점 개판. 석사 진학후 1년차에 특허 출원. sci 논문은 리젝. 그 후 집안 문제로 2년 휴학 후 병특 시작. 1년반 하고 대학부설연구소 이직후 1년반함. 그 후 박사4.5년 졸업했더니 36살. 결론, 현재 정출연 선임연구원임. 참고로 4호봉임. 박사과정중 삼전 ds에서 오퍼왔는데, 나는 통신박사인데 채널코딩 ssd에 해달라해서 마음에 안듦. sk하닉은 나중에 넣었고, lg전자cto도 넣었고, lg이노텍도 됨. 끌어주겠다고 경력인정 쫘악해주니 과장급 입사가 아니라 과장3년차로 입사를 불러줌...그런데 나는 한 우물만 팠다. 석사도 박사도..중간에 1년반 병특은 영상처리 알고리즘 sw연구개발했지만...한 전공으로 팠어. 나도 사수없고 정말 말도안되는 시련들이 많았고, 주변에선 선배한명이 나이많아서 안될꺼다라고 부정적으로 계속말했지만, 졸업하고 3개월도 안되서 입사결정까지 났었어. 내 나이 37에 취업했다. 만으로 36이지. 한 우물만 파. 마음에 안드는 랩에 진학했다는 표현이 틀린거야. 마음에 안드는 전공도 하다보면 정이들어야된다 그 기간이면...나도 하나도 모르는 개 폐급이었는데..너도 할 수있다. 내가 비록 교수는 꿈이없었고 능력도 지금은 안되지만서도, 정출연이랑 탑티어 사기업들은 다 뚫어냈다..들어와보니 나랑 똑같이 자기 전공 사랑하고, 간절한 사람들만 들어왔더라. 종종 불량들도끼어있지만..요즘은 인사팀 영향력없다. 내부에서 맘에드는 스펙이면 당기지. 정출연 입사하고 나니까 기아차 양재본사에서도 연락왔다. skp면 나보다 학벌 좋아. 너도 충분히 하고 넘친다. 다만 박사의 길이 지옥길이지만..
대댓글 3개
2025.01.21
대학원 석사 졸업 후 박사 1년하고 휴학했었다. 나는 학위과정중에 가족이 큰 수술을 받고, 박사학위전에 사망했다...그런 말도안되는 고통속에서도 전공을 사랑하며 어떻게든 실적을 냈다..사회돌아가는것도 모르고, 연애나 소개팅도 안하고, 그게 습관되서 지금도 일 외에는 별 관심이없다
2025.01.21
추가적으로, 내가 연애를 못하고 안했던 이유는...나는 항상 말했었다. 난 그만 살고싶다고..너보다 어린 나이에 항상, 너무 고통스러웠으니까..그래서 이성한테 미안하다고 난 그만살고싶다고 힘들어서, 이런 상태로는 누구도 만나고싶지않다고...공부만 힘든게아니라 아픈가족을 다 챙겨야하고 온갖 부담감에 나는 정말 그만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무너지는순간, 남은 유일한 혈육도...삶이 위태러워서 어떻게든 버텨가면서 긍정적으로 열정적으로 살아간다..어리니까, 회사경험도 없으니까..저런 고민을 하는거 이해하는데, 지옥에있다고 생각하고 죽어라할 생각아니면 하지마라..그럴 각오있다면 해도된다. 나 봐라....난 skp가 아니다..
2025.01.21
예수 믿고 구원받으시오. 당신 영혼과 삶에 빛이 깃들 것이오. 만물을 다 그가 지으셨소. 못 믿겠으면 성경을 펴보시오.
2025.01.21
보통 박사졸업후 대기업 커트라인은 40살정도로 말합니다. 정출연이나 학계는 더 유동적이고요. 물론 학교에서도 막내교수보다 나이가 큰폭으로 많은사람은 조금 우려하긴 하지만, 박사졸업 35-36살은 너무나도 늦은나이는 아닙니다. 빠른나이도 아니지만, 결코 늦은나이도 아니에요. 후회없는 선택하시길 바래요. 저희랩 후배들중에서도 석사졸업후 회사갔다가 2-3년일해보고 현타와서 퇴사후 다시 박사과정 입학한 친구들도 두명있습니다. 둘다 삼전이였어요. 후회없이 재밌게 하고있고, 한명은 이제 곧 박사학위받을즈음이겠네요.
대댓글 2개
2025.01.21
비슷한 상황이라 여쭤보고 싶습니다 박사과정 입학하신 분들 연구분야 본인이 회사에서 하던 것 그대로 입사하셨나요? 저도 삼전 퇴사하고 연구분야 바꿔서 유학왔다가 현타와서 지도교수변경 고민중입니다
2025.01.22
그냥 연구실에서 진행하고있는 연구 하고있어요. 사기업에서는 오히려 석사이후 들어가도 연구라고 할만한걸 못했다 한것같아요. 제가 졸업한연구실은 spk내에서도 그래도 인기랩이였고, 그친구도 석사과정 하면서 박사과정은 본인한테 안맞는것같다하더니, 이제는 재밌게 잘 지내는것같더라고요. 사람은 겪어봐야지 아는것들도 있는것같아요.
2025.01.21
대부분 박사 진학하면 30대 중반에 받는데 뭘 걱정하시는지..
2025.01.21
박사도 회사도 다 해보고 싶으면 일단 회사부터 가서 돈 벌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25.01.21
저는 회사다니다가 박사 했는데요, 회사가시면 그때는 다시 학교가고 싶다 생각하실거예요 ㅋㅋㅋㅋㅋ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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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0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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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1
2025.01.21
2025.01.21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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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1
2025.01.22
2025.01.21
2025.01.21
2025.01.21
2025.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