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가장 핫한 댓글은?

이게 평균인가요

2026.05.05

4

147

안녕하세요. 김박사넷 보기만 하다가 글은 처음 남겨봅니다.

올해 석사 졸업 후, 취직 준비 중에 마음에 남는 부분이 있어 의견을 여쭤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석사 입학 후에 1년 동안 실험장비를 익히며 이것저것 시도 해보았습니다. 실험실에 가장 먼저 출근했고 가장 늦게 퇴근했었죠. 그럼에도 “학부 때 이런 것도 안 배우고 졸업할 수 있냐”, “이걸 진짜 모르나?"등 무시하는 선배와 제 책꽂이에 올려둔 물건들(칫솔통 볼펜 등)을 보고 좀 추하지 않냐는 말을 하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물론 물건은 인정합니다. 어찌 보면 공용 공간인데 안 보이게 두어야 했던 것을요.

이렇게 1년 있다가 교수님께서 졸업 주제를 주셔서 주제에 맞게 세팅하고 몇 차례 측정을 해보고 처음으로 랩미팅을 하였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고(지금 봐도 망하긴함), 다음주에 한번 더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샘플 두고 아무리 실험을 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이렇게 저렇게 했는데 안 나왔다고 말씀 드리며 빈 사진 찍은 것을 보여드렸습니다. 저의 역량 부족은 당연히 인지하고 있습니다.(이 부분도 지금 봐도 진짜 못 했긴 함)
하지만 이날 교수님께서 내가 너 왜 뽑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할거면 바쁜 사람들 모아 놓는 것 아니다. 어 왜 이렇게 이기적이냐? 다른 사람들 생각 안하냐부터 시작해서 월급 왜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하였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교수님 그래도 계속 학회에서 볼건데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여쭤 봤습니다. 여기에 돌아오는 답변이 나는 아닐거 같은데 였습니다. 너 학회에서 계속 못 볼거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실험실 장비 사용에 순위가 밀려 다른 사람들 예약하지 않은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었고 디스커션 때도 방해된다며 들어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질문을 하러 말을 붙여도, 다음 미팅을 준비하고 싶다고 해도 바쁘다 하시고 시간 없다 말하셨습니다.

이후에 나는 너 손 뗄테니 사수 한명 붙여주겠다 쟤랑 해라 선언하셔서 사수와 같이 세미나 발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준비를 열심히 하며 교수님께 이런 저런 방향으로 이렇게 실험을 해볼건데 괜찮으실까요 하면서 여쭤봤는데 "알아서 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사수와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하고 또 연습해서 세미나 때 발표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교수님께서 저에게 "내가 언제 그렇게 하라 했어 어?"라 하시며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이걸 듣고 있는 연구실 사람들 중 누구도 쉴드쳐주지 않아 저 혼자 손 모으고 고개 숙인 채 쓴소리를 들었습니다.
너무 자존심 상했고 열심히 한 것에 비해 성취감도 느끼지 못한 그저 잘못한 사람이 되었죠.

이런 일들이 쌓이면서 학문을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험하는 것에 대한 정이 떨어졌고, 어느새 초반의 논문 잘 쓰고 실험 잘 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흐려졌습니다.

어떻게 계속 실험을 하여 나온 데이터로 졸업을 하였고 요즘은 취직을 위해 자소서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구가 하고 싶은지 계속 다른 랩실 홈페이지에 기웃거립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석사, 박사 과정을 거치며 연구자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일 텐데, 힘들었던 시기나 자신의 실력에 대한 의심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과정을 견디며 연구를 이어가신 점, 정말 대단하십니다. 특히 끝도 모르는 험난한 과정을 계속 걸어가시는 부분이요.

글을 쓰다 보니 처음 의도와는 조금 달라졌네요. 다른 연구실도 비슷한지, 이런 유형의 지도 방식이 흔한지 궁금해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장문이 되어버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어린이날 보내시죠.
이만 자야겠습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4개

2026.05.05

사람이 원래 자기 잘못은 빼먹고 남 잘못은 키우기 마련이지만 감안하고서라도 교수님께서 좀 빡센 분이긴 하군요. 혹시 다른 연구실로 진학해서 학업을 이어가고 싶은데 거기서도 지도가 이런식일까 염려하시는 거라면 보통 이정도는 아닙니다.
근데 석사졸업생이 교수에게 '앞으로 종종 뵐 사이에 말 조심하셔야죠' 같은 말을 하는것도 보통은 아닌데요? 기개가 대단하십니다.

대댓글 1개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2026.05.05

해외에서 석사 2년차인데요,

데이터를 아무리 뽑아도
제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건지... 이번 여름에 꼭 졸업해야하는데.
원하는 방향으로 데이터가 아직까지도 나오고 있지 않아 너무 깜깜하고 답답하고
스스로가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그래요.

저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답은 모르겠습니다만
매일매일 그냥 와서 실험 계속하고 버티는 거? 그게 다 겠죠?

2026.05.05

교수님에게 학회에서 볼건데~~라고 하신거부터 흠... 연구가 잘 진행안돼서 안좋은 소리 들을 수 있죠. 근데 선배들한테 연구외의 다른것들에서 지적받는게 있는걸 봐서는 교수님의 그런 행동이나 발언들은 작성자분께서 연구외의 것들을 실수하셔서 트리거가 되지 않았을지요?

댓글쓰기

게시판 목록으로 돌아가기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