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학회 선정 -> 초록 제출 -> 초록 심사 (구두/포스터 여부 결정) -> 발표 자료 제작 및 연습 -> 출장 행정 처리 -> 참석 및 발표 -> 출장 증빙 -> (요구 시) 프로시딩 제출 행정 절차는 기관마다 다르니 다루지 않겠다
1. 참가 학회 선정
일반적으로 참가할 학회는 여러가지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교수님의 지도 교수의 요청, 교수님이 학회 임원진 등등) 만약 본인이 대학원생인데 학회를 가본적이 없다라고 한다면 연구실 선배한테 어디 학회 갔었는지 물어보거나 있다면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극히 드물게 대학원생이 본인이 가고 싶은 학회를 교수님한테 제안할 수도 있는데 진짜 드문경우니까 넘기겠다.
2. 초록 제출
초록은 보통 양식과 제출 일자가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다. 학회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으니 확인하면다. 내가 봤던 학회 초록들의 양식을 나열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보면 알겠지만 (i) -> (iii)으로 갈수록 귀찮아진다. (i) 텍스트로만 1페이지 (ii) 텍스트 + 그림 1개로 1페이지 내외 (iii) 2단으로 초록, 인트로, 결과, 레퍼런스를 포함하여 3-5페이지
(i) 텍스트로만 1페이지 일반적인 논문 초록을 생각하면 된다. 문제 제기 -> 결과 요약 -> 약간의 디스커션 포함 하면 된다
(ii) 텍스트 + 그림 1개로 1페이지 내외 (i) + 연구 컨셉과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그림 1개. 일반적 논문의 figure 1과 가장 중요한 결과 figure 일부를 결합한 경우로 보면 된다.
(iii) 2단으로 초록, 인트로, 결과, 레퍼런스를 포함하여 3-5페이지 이건 얘를 쓰는법만으로도 게시글을 하나 쓸 수 있으니 패스.
이러한 방법으로 초록을 작성하고 제출하면 된다. 보통 학회들은 학생 발표에 대한 수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인 경험으로 돼도 좋고 안돼도 좋으니 신청하는게 스펙에 한줄이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내 학회의 경우에는 구두 발표가 모자라서 제출 기한 연장 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3. 초록 심사
사실 이 단계는 대학원생이 할 건 없다. 학회의 커미티 혹은 보드가 신청된 초록을 평가하고 구두 발표의 수준에 맞는지 점검하는 단계이다. 경험상 메이저 국제학회가 아닌 이상 구두 발표로 신청한게 포스터로 옮겨지진 않는다. 오히려 구두 발표가 모잘라서 포스터 발표가 구두 발표로 승격되는 경우는 왕왕 봤다. 결과 나오면 보통 메일로 오니까 메일 확인하고 본인이 구두인지 포스터인지 확인하면 된다.
4. 발표자료 제작 및 연습
이 시점부터 분기점이 생긴다. (i) 구두 or (ii) 포스터 구두 발표만 써도 내용이 고봉밥이니 이 글에서는 구두 발표만 다루고자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팁이 필요한 부분이다
(i) 구두 발표. 보통 학생 구두 발표는 짧으면 12분 (10분 발표 + 2분 질의응답) 길면 20분 (15분 발표 + 5분 질의응답)인 경우가 많다. 구두 발표의 제 0원칙은 시간을 엄수하는 거다. 이를 위해서는 발표자료의 분량을 적절히 조절할 줄 알아야한다. 구두 발표의 제 1원칙은 거기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본인의 연구분야를 잘 모른다라는 것이다. 본인한테는 당연한 general interest나 이론, 실험 방법이 거기 앉아 있는 사람한테는 처음 들어보는 지식인 경우가 많다. 발표 자료는 되도록이면 친절하게 만들자. 여기서의 친절함은 학부생 수준의 지식부터 써놓으란게 아니라 그림을 이해하기 쉽게 그리라는 뜻이다. ppt의 텍스트는 생각만큼 잘 읽히지도 않고, 전달력도 없다. 그래프 또한 그러하다. 시간 제한 없이 독자의 페이스에 맞게 읽을 수 있고, 추가 문헌 확인이 가능한 논문과는 다르게 학회 발표는 제한된 시간 내에 내 연구에 담긴 메세지를 청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4-1 인트로 (1-3 분)
인트로에는 내 연구가 왜 필요한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를 제시하는 섹션이므로 논리에 맞게 필요성을 설득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던지고자하는 문제에 대한 일반 물/화/생 등의 general interest나 신문 기사 등을 인용하면 쉽게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넓은 영역에서 (그렇다고 너무 넓으면 안됨) 좁은 영역으로 좁혀나가면 된다. 이 부분을 잘 구성하냐 못 하냐에 따라서 청중이 내 발표를 눈감고 들을지 아닐지가 결정된다.
4-2 이론적 배경 (3-5분)
이론적 배경(혹은 컨셉)은 내 연구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과 청중이 가지고 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공 지식을 설명하는 단계이다. 말했다시피 같은 볶음밥 학회에 참여했다고 가정해도 조리법, 주방 관리법, 맛평가 방법 등등 각자의 관심분야는 천차만별로 갈린다. 그러므로 내 연구의 필수적인 이론 1, 2 가지를 풀어서 설명하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는 분야의 전통적인 레퍼런스를 활용한다. 또한, 이론적 배경에서는 이후 나타날 결과에서 통제한 변인들을 선정한 이유가 직/간접적으로 드러나야함. 최종적으로는 이론적 배경과 관련된 어떤 방법, 소자, 구조, 공정법 등등등으로 인트로에서 제시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내 연구의 컨셉을 제시해야한다. 이때 내 연구를 대표할 수 있는 그림을 같이 보여주는게 큰 도움이 된다. 소자라면 소자 구조와 입출력을, 방법론이라면 수식 혹은 개념도를, 공정법이라면 공정흐름도를.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는데 실패하면 발표의 과학적 의미가 사라지고 컨셉을 설명하는데 실패하면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청중이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4-3.0 (필요에 따라) 공정법 (1-3분)
공정법은 분야에 따라 필요 여부가 나누어 질 수 있다. 소자, 물질, 구조 등을 활용한 연구라면 내 연구에서 활용한 소자, 물질, 구조를 어떻게 공정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공정 장비를 활용한다면 단순히 공정 조건에 따른 결과 변화 정도만 설명하면 되나, 본인 연구실에서 개발한 공정법을 활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본인 연구실 말고는 그 공정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기에 청중들을 납득시켜야한다. 이때 포인트는 그 공정을 사용해아만 하는 필요성을 설득하는 것이다. 범용적인 공정법을 활용해서도 공정이 가능하다면 굳이 특수 공정법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 필요성은 공정 난이도 저하, 양산성 (속도 or 대량) 개선, 기존 공정으로는 불가능함 등 다양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발표내용이 최종적인 응용이 따로 있다면 공정법 파트에서 공정 변수에 따른 구조 혹은 특성 변화를 간략하게 설명해주어도 괜찮다. 아닌 경우는 공정 변수가 결과 파트에 들어가니 굳이할 필요 없다. 경험상 보통 질문은 공정법에서 나왔다. 결과는 정말 잘못된게 아니면 그 시간 내에 결과 오류를 찾기가 쉽지 않고 이론은 틀리면 질문이 아니라 폭격을 당해서....
4-3.1 결과 (2-4분)
결과는 말 그대로 실험 결과를 보여주는 영역이다. 근데 생각보다 결과 파트에 할애한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 왜냐면 거기서 그래프, 이미지, 데이터 등을 붙들고 세부 내용을 다 설명하려면 시간이 끝도 없고, 그렇게 설명해도 완벽히 이해하는 청중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결과는 인트로에서 말한 문제를 이론적 배경과 컨셉을 통해 공정법을 활용하여 실현해서 해결한 내용을 보여주는 구간이다. 그러니까 결과에서 보여주는 데이터는 내 구조가 내가 제시한 문제 상황을 잘 해결했다는 메세지만 전달할 수 있으면 된다. 그 과정에서 내 이론적 배경/공정법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증거 데이터를 제시하고, 이에 맞게 제작된 결과물이 문제 사항을 해결한 데이터를 설명하면 끝이다. 한 문장으로 써서 간단하지만 발표 초반부터 논리적 빌드업을 잘했다는 가정하에 결과 파트가 짧게 끝날 수 있는거지, 초반부터의 빌드업에 에러가 있다면 사람들은 결과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추가적으로, 앞서 말한것처럼 청중은 생각보다 발표를 못따라온다. 내 실험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어떤 변수를 제어한건지, 어떤 물질을 사용한건지 등등 슬라이드의 여유 공간에 그림을 통해 표현해주자.
4-4. 요약 (1분)
요약 파트는 사실상 시간 조절용으로 넣는거이다. 본인이 아무리 발표 연습을 많이해도 현장에서 긴장했을 때 발표 시간이 늘어질수도 있고 빨라질수도 있다. 적절한 시간에 맞게 발표를 끝내야 추후 질의응답도 가능하고, 청중으로 하여금 발표 퀄리티에 대한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슬라이드 한 장에 발표의 문제 상황-컨셉-결과를 간략하게 작성해주자. 이왕이면 텍스트로만 채우지 말고 해당하는 그림을 잘안보여도 되니까 그림으로 같이 넣어주자. 발표를 처음부터 들은 청중이라면 해당 그림을 알고 있을거고 상기시켜줄 수 있다. 발표장에서 시간이 남으면 이 요약파트를 읽어주면 되고, 시간이 모자르면 본 발표의 요약입니다라고 하고 한 20초 정도 보여주고 넘기면 된다.
4-5. 감사의 말 (acknowledgement) (0분)
교수님 및 연구실 구성원, 협업 기관 및 소속 교수님(박사님) 연구원, 연구에 활용한 연구비 과제 사사 를 넣으면 된다. 생각보다 안넣는 대학원생들이 있는데, 샤라웃은 중요하다. 내가 아무리 보잘것 없는 사람이라도 날 도와준 사람에 대한 공치사는 확실히 하고 넘어가자. 연습은 반복 연습만이 살길이다. 국문 발표라면 그나마 낫지만 영문 발표라면 정말 연습만이 살길이다. 최대한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 말을 너무 빠르게 혹은 너무 느리게 하지 않도록 연습하자. 사람에 따라 긴장하였을 때 나타나는 습관 (어, 침묵, 이제, 여기서 등등)이 있는데 본인은 잘 모른다. 연구실 구성원에게 발표를 한 번 들어달라 부탁하자. 남이 들어주면 바로 캐치가 된다.
5. 참석 및 발표
학회장에 시간에 늦지 않게 참석하면 된다. 사전에 등록을 했다면 가서 명찰을 수령하면 되고 사전 등록 기간을 놓쳤다면 현장 등록을 하면 된다. 보통 사전 등록이 더 저렴하니 미리미리 하도록하자. 본인이 발표하는 호실과 시간을 놓치지 말고 준비하고 있자. 보통 학회는 세션이라는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션은 1-3명의 좌장이 진행한다. 비즈니스 매너로부터 파생된 예의로는 본인이 참여할 세션 시작 10분 전에 발표장에 가서 준비하는게 좋다. 만약 본인 명함이 있다면 이때 좌장에게 명함을 전달하며 인사를 하자. 시시콜콜하게 따지자면 명함 전달법 인사법 등등이 있으니 궁금하면 찾아보자. 본인 발표의 좌장이라는 것은 본인을 평가하는 사람이라는 점부터 본인 발표와 관련된 사람이라는 것까지 좋은 인상을 남겨서 나쁠게 없는 사람이다. 나중에 협업을 하게 될 수도 있고, 학계에 남는 경우 박사후 연구원으로의 이직 혹은 교수로써의 선배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다.
이후에는 발표장에 설치된 노트북에 파일을 옮기고 손상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본인 노트북을 연결하여 정상적으로 화면 출력이 되는지 확인한다. 생각보다 발표장에서 기술적 오류는 자주 발생하고, 이 기술적 오류 때문에 발표 시간이 뺏기면 본인 손해다. 잘 확인하자.
이후 본인 순서가 올 때까지 해당 세션 타 발표자의 발표를 듣고 본인 발표 순서가 되면 좌장이 본인을 소개 해줄 때 나갈 준비를 하자. 소개와 박수가 끝나면 발표를 진행하면 된다. 발표 시에는 되도록이면 프레젠터나 ppt의 레이저 포인터 기능을 잘 활용하자. 슬라이드의 내용은 청중에겐 꽤 빡빡하고 길을 놓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너무 정신없게 흔드는건 지양하자. 발표 연습 때 어떻게 쓸지 미리 계획하자.
발표가 끝나면 질의응답이 시작된다. 발표는 연습한대로 하면 되지만 질의응답부터는 변수의 영역이고, 가장 많이 긴장되는 시간이다. 준비하는 방법으로 미리 질의응답나올 사항 정리해보기 등등이 있으나 어차피 예상 질문에서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본인이 예상 질문으로 떠올릴 정도의 질문이면 그 대답도 본인 머릿속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질의응답 중 모르는 내용이 나온다면 아는척하려하지 말고, 좋은 질문 감사하고 해당 질문에 대한 스터디가 더 필요하니 더 진행해보겠다는 뉘앙스로 대답하자.
여기까지 잘 마쳤다면 당신은 학회 발표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학회에 따라 프로시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나, 프로시딩 작성 팁은 사실상 논문 작성법과 유사하니 따로 알아보자..
3줄요약 1. 연구실에서 가는 학회는 보통 정해져있다. 2. 초록은 양식에 맞게 기간내에 잘 내고, 수상 관련한 옵션은 되도록이면 선택하자. 3. 발표장의 청중은 생각보다 내 연구분야를 모르니 쉽게 설명하고 논리를 잘 구성하자.
대학원생 몇년의 경험으로 작성한 내용이니 잘못된 내용 혹은 도움되는 추가 내용 달아주시면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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