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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경력 0에서 자대 학부연구생 되는 법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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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연구생을 하고 싶었을 때, 나는 내세울 게 없었다.

연구 경험 한 줄 없었다. 논문은 당연히 없었고, 대단한 대외활동도 없었다.

그때 알았다. 가진 걸로 승부하려니 아무것도 없더라.

그래서 순서를 바꿨다. 가진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없는 상태에서 뭘 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자대 랩에 들어갔다. 이 글은 그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

먼저 하나 짚고 간다. 흔히들 학부연구생은 학점이나 스펙으로 뚫는 거라고 생각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학점은 필요하다. 그런데 그건 문을 여는 열쇠가 아니라, 문 앞에 설 자격일 뿐이다.

교수 입장에서 학부생이 가진 지식이란 게 사실 별거 없다. 수박 겉핥기다. 그걸 교수가 모를 리 없다. 그러니 학점이 조금 높고 낮고는 결정적이지 않다. 일정 수준만 넘으면 그 위로는 다 비슷하게 본다.

그럼 뭘 보느냐.

관심이다. 진짜로 이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인지, 아니면 아무 데나 자리 하나 잡으려는 사람인지. 교수는 그걸 본다.

문제는, 관심은 말로는 증명이 안 된다는 거다. “저 정말 관심 많습니다”는 누구나 쓴다. 컨택 메일마다 그 문장이 있다. 그래서 의미가 없다.

관심은 행동으로만 증명된다. 나는 그 방법을 두 단계로 나눴다.

1. 랩을 먼저 정한다

지원할 곳을 먼저 좁혀야 한다.

나는 선배들한테 물었다. 어느 연구실이 무슨 연구를 하는지, 교수님은 어떤 사람인지, 학생을 잘 챙기는지, 분위기는 어떤지. 이런 건 인터넷에 안 나온다. 겪어본 사람만 안다.

여러 곳을 듣다 보면 마음이 한쪽으로 기운다. “여기 가고 싶다” 싶은 랩이 생긴다. 그때 그곳을 목표로 잡는다.

이 단계가 왜 먼저냐면, 목표가 정해져야 다음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막연히 “학부연구생 하고 싶다”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 “저 교수님 랩에 가고 싶다”가 돼야 그 교수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

2. 수업으로 얼굴을 각인시킨다

여기가 핵심이다.

목표 랩을 정했으면, 그 교수의 수업을 수강 신청한다.

그냥 듣는 게 아니다. 맨 앞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진짜로 열심히 듣는다. 그 과목만 파서라도 최상위권을 유지한다. 나는 그렇게 해서 A+를 안정적으로 받았다.

이게 왜 통하느냐.

한 학기 내내 맨 앞에서 열심히 듣는 학생은 교수 눈에 안 띌 수가 없다. 나는 수업 중에 교수님이 나를 알아보는 눈빛을 느꼈다. 질문을 나한테 시키기도 했다. 열심히 들으니 계속 나를 보면서 강의하시기도 했다.

그러니까 컨택 메일을 보내기 전에, 이미 교수는 나를 알고 있었다.

이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는 반대 경우를 생각하면 안다. 모르는 학생한테서 갑자기 “관심 있습니다” 메일이 오는 것과, 한 학기 내내 맨 앞에서 A+ 받던 학생한테서 메일이 오는 것. 같은 문장이어도 무게가 다르다.

여기서 오해를 하나 풀고 싶다.

이건 눈도장 찍는 요령이 아니다. 환심 사려고 앞자리 앉는 게 아니다.

순서가 반대다. 그 랩에 진짜로 가고 싶으니까, 그 분야가 진짜로 궁금하니까 열심히 들은 거다. 그 결과가 앞자리고 A+고 교수의 기억이다. 관심이 먼저고, 각인은 그 관심의 부산물이다.

만약 관심도 없으면서 이 방법만 흉내 낸다면, 면담에서 바로 들통난다. 한 학기 열심히 들었는데 정작 그 분야에 할 말이 없는 학생. 그것만큼 어색한 게 없다.

그러니 이 방법의 전제는 하나다. 정말로 가고 싶은 랩이어야 한다. 1단계에서 랩을 신중히 고르라고 한 이유가 여기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가진 게 없어도 된다. 연구 경험이 없어도, 논문이 없어도 된다. 나도 그랬다.

대신 관심을 증명하면 된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한 학기를 통째로 써서.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각인시킨 다음, 실제로 어떻게 컨택 메일을 쓰고 면담을 했는지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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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6.08.22

잉... 자대면 그냥 가고 싶으면 가는 곳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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