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아들의 대회를 위해 3개월 정도에 끝낼만한 연구 주제의 계획을 세워오라더군요. (물론 저렇게 말하진 않았음)
일단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 교수님이었기에, 제 연구 방향에도 도움이 되고 제안한 주제에 걸맞게 literature review, application, plan 을 세워서 15분 정도 발표를 했습니다. 화는 좀 났지만 서로에게 win win 이면 좋을 것 같아서요.
너무 어렵다고 빠꾸맞고 ㅋㅋㅋ 2000년대에도 안했을 법한 방향을 제시하시더라구요.
제 박사 학위 과정이 2년 반 정도 남았는데 저는 역행하는 연구 말고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부터
1. 교수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불쾌함 표시
2. 어떻게 대학원생이 하고싶은 연구만 하냐 (맞는 말이긴 한데 뭘 시키는 지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 없나봅니다)
3. 박사과정 2년반 남은 것은 너의 생각이다 (졸업 협박처럼 들렸습니다)
4. 너는 항상 단어 선택에 있어 조심성이 없다 (그냥 자기 기분 나빴단 소리를 인성 공격으로 하네요)
5. 나는 학생들을 신뢰하는데 너는 왜 날 그딴식으로 생각하냐 (다른 연구 방향을 제시한 게 신뢰 운운할 일인가요?)
그러고나서 제가 너무 충격받아서 (그전까지는 정말 열정적인 모습이나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하는 모습을 존경했던 교수님이고 이번 스승의날도 제가 준비했습니다) 울음이 터지니까 황급히 대화 종료했습니다.
그래도 거의 일주일을 엄청 고민하면서 논문도 많이 읽고 연구실의 기술과 잘 어우러질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행복해하고있었는데 ㅋㅋㅋ 진짜 KㅓK같네요^^ 그래놓고 다음날 아침부터 메일로 히스테리 부립니다.
참고로 저는 연구실 셋업을 혼자 전부 다했고, 실적도 같은 학계 같은 년차들 중에서는 웬만하면 비교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실적은 물론 교수님의 능력 및 열정이 들어간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교수님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진흙탕싸움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1.
사실 교수님께서 잘못한게 맞아서 글쓴이분께 위로를 드리고 다른 연구실로 가보시는건 어떻겠냐고 말씀을 드리는 것도 좋지만 조금은 다른 측면에서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아예 필드나 학교를 떠나실게 아니라면 지금의 지도교수님과 안좋은 관계가 유지되면 되면 득보다는 실이 많으실 것 같아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쨋거나 처음에 잘못은 교수님께서 하셨는데 글쓴이분만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 억울하지는 않으신가요? 떠날 때 떠나시더라도 교수님과의 관계를 최소한 완화하려는 시도는 하시고 떠나시는게 아마 글쓴이님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는 모습을 보셨다고 하니 최근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었던지라 죄송하게도 말 실수를 한 것 같다고 정중하게 사과를 드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닐까 싶습니다.
2022.05.19
2022.05.19
대댓글 3개
2022.05.19
대댓글 8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