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학부가 좋지 않지만 학부 성적 좋았고 쌓아둔 스펙도 많았고 그 중엔 연구 경험도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연구실적도 괜찮고 그냥 제가 가진 것들로 갈 수 있는 좋은 연구실입니다. 그런데도 컨택이 확정되었는데 그냥 얼떨떨하기만 했습니다.
저는 연구가 한번도 즐거운 적이 없었습니다.. 논문도 꼼꼼히 안 읽고 대충 읽고 번역만 대충해보고 넘어갔습니다. 지금도 논문 읽으라고 하면 잠부터 옵니다.. 여기서 직접 써야한다면 얼마나 막막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냥 결과물을 빨리빨리 좋게 뽑아내는게 좋았고 그 뒤의 개념을 완벽히 익힐 생각도 안 하고도 그걸로 칭찬받고 상타는게 좋았습니다.
대학원에 굳이 성격을 맞춰보자면 나름 성실히 하고 뭐가 자꾸 안되면 오기가 생깁니다. 문제는 제게 연구는 마라톤 같이 느껴지는데 제가 너무 지구력이나 끈기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준을 안 하고 대학원을 가려고 마음 먹은 건 그냥 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이런 마음 가짐으로 대학원 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입학하기 전에 때려쳐야하나 싶다가도 그냥 지금이라도 마음을 얼른 고쳐먹어서 다시 연구에 임해볼까 둘 중에 고민이 많이 됩니다.
대학원생분들이 많은 만큼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신 분들의 말씀이나.. 제게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 듣고 싶어서 글을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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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개
2024.10.03
도피성이란 취업이 안되어 진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케이스는 아니시니, 열심히 해서 좋은 논문 쓰시길요.
대댓글 1개
2024.10.03
ㅠ몰랐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입학하기로 한거 열심히 하겠습니다.
2024.10.03
연구에 관심이 없는데 연구원은 적성에 맞으실 것 같나요? 대학원 생활에서 연구라는 행위 자체가 잘 안 맞는다고 느끼시면 고민 좀 하셔야 할 듯요. 2년, 6년만 반짝 논문 읽고 쓰면 그만인 게 아니라 앞으로 계속 그 일을 해야 하는 거예요. 물론 대학원 나와서 꼭 연구원이 될 필욘 없긴 한데 작성자분이 연구원을 목표로 하신다는 게 좀 의아해서요. 윗분 말씀대로 글쓴분은 연구원을 목표로 가신 거니 도피성 진학에 해당되진 않긴 합이다.
대댓글 4개
2024.10.03
아하 그렇군요.. 사실 연구원에 취업하고 싶었던 이유가 연구가 하고 싶어서는 아니고, 그냥 안정적이고 도시에 위치한 곳이 많아서였습니다. 연구소는 학사를 거의 뽑지 않아서 석사 진학을 선택했습니다. 음.... 많이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목표가 적성에 맞을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드립니다.
2024.10.04
사실 대학원 다니고 연구소 분들과도 교류하며 딱히 연구를 엄청 좋아한다기보단 그냥 업무의 일환으로서 수행하는 분들도 몇 뵙긴 했습니다. 꼭 연구를 사랑하실 필욘 없지만.. 끈기랑 지구력이 부족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는 게 좋다고 하신 건 생각해보셔야 할 부분입니다. 연구는 논문이 나오거나 과제가 끝나기까지 사이클이 엄청 길다보니... 저도 개인적으로 성취감을 원동력으로 삼는 사람인데, 중간중간 성취감을 충전할 길이 없는 점이 학위 중에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2024.10.04
근무지 문제에는 동감합니다.. 근무지가 큰 요소라면 외국계기업 진로도 좀 확인해보시는 것도 괜찮아요. 많은 기업들이 수도권 좋은 건물에서 일하더라고요.
2024.10.07
네 맞습니다. 성취감 문제가 제일 큰 것 같습니다.. 선배들 보면 어떻게 그렇게 단조롭게 살아도 연구를 잘 해내는지 궁금하더라구요.. 그래도 어떻게든 해내야하니... ㅠㅠ 뭐라도 해보겠습니다. 외국계 기업이 그런 위치인 줄 전혀 몰랐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더 찾아보겠습니다.
2024.10.03
본인의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는데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면 되지 않을까요?
읽고 쓰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은데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면 됩니다. 손만 빨라서 실험 결과 내놓고 연구 다 했다고 착각하는 상황보다 훨씬 좋은 상태입니다.
연구를 이해하고 큰 그림 잡고 새로운 문제를 찾아 내는 것의 원동력이 남의 논문을 읽는 것입니다. 요새 대학 입시판에서도 제일 점수가 안 오르는 과목이 국어라고 하죠. 이게 어렸을 적 (= 초등학교) 독서 습관과 독서량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만큼 단기간에 좋아지기 어렵다는 뜻이지만 그렇다고 노력해서 좋아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대댓글 2개
2024.10.03
감사합니다. 제가 학창시절에 국어가 더디게 점수가 오르는 편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또 쓰이는 능력일 줄 몰랐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그냥 매일매일 노력이라도 해보겠습니다.
2024.10.03
네, 원래 자연과학이고 공학이고 언어가 중요합니다.
초등/중등 교육에서 국어, 영어 배우는게 괜히 쓸 데 없이 기운 빼라고 가르치는게 아니죠. 할 수 있어요. 조급해 하지 말고 꾸준히 하면 됩니다.
2024.10.03
요새 제 랩에서도 도피성 입학하는 사람이 많이 보여서 댓글 답니다. 물론 님은 다를 수도 있지만, 대다수 self-driving할 의지도 제로이고 깊게 스스로 생각하지도 않더군요. 마치 누가 떠먹여주는 거 먹고 적당히 석사만 따서 가려고하는 사람들이 요새들어 특히! 많았습니다. 입학 동기야 어찌됬는 일단 시작한 이상 2년이든 혹은 박사까지 하여 그 이상이는 그 기간동안은 연구자로서 임하는 자세를 지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않으면 남한테 폐만 끼치고 전체적인 분위기 흐리는 빌런이 될 것 입니다.
대댓글 3개
2024.10.07
감사합니다. 남한테 피해끼치고 싶진 않습니다.. ㅠㅠ 열심히 하겠습니다. self-driving을 제가 할 연구에 대입하면 어떻게 되는지.. 제가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아직 모르겠습니다ㅠ 그럼에도 이건 제가 풀어야 할 숙제니 잘 풀어보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024.10.08
단순합니다. 문제를 직면했을 때 바로 선배나 교수님한테 물어보는게 아닌 스스로 몇번 더 생각해보고, 자료도 찾아보고 하는 태도만 지니면 됩니다. 결국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이러이러하게 생각해보고 저러한 시도도 해봤는데 안됬다. 도움을 달라. 하면 기특하게 보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할거에요. 지능을 떠나서 태도가 중요한겁니다. 그리고 평소에 선배들이나 교수님이 해주는 이야기 메모 잘하시고요. 뭐 알려주려고 할때 적을거 안가져오는 애들이 많아서 하는 얘깁니다 ㅎㅎㅎ 다 외울 수 있다는건지.. 허허
2024.10.15
이제 확인했네요.. 좋은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좋은 태도 많이 보여드려야겠네요.. 긴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메모하는 습관 들여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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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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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2024.10.04
2024.10.04
2024.10.07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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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2024.10.03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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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7
2024.10.08
2024.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