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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학교로 와서 생기는 성장통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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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학계열 지방국립대에서 졸업 후
IST에 컨택하여 석사과정중인 학생입니다.

솔직히 처음 입학했을때는 설레고 좋았어요.
아무래도 더 좋은 연구시설을 가진 학교인걸 본 직후인지라
입학하고 연구실 다니는 한달은 너무 열정이 생겼던거같아요.
그런데 점점 수업과 연구 및 연구실 내 일들을 처리하면서 느끼는게,
제가 생각보다도 더 여기있는 분들보다 똑똑하거나 영리하지 못하다는 (여기서 더해서 센스나 눈치가 없는) 느낌을 받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만 몇가지 들어보면

1. 대학원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데 학부때 한글로 설명하시는 개념은 제가 따로 필기해와서 리마인드하거나 더 찾아보면서 공부하니, 학부 성적은 꽤 준수하게 졸업할 수 있었는데요 (전공 4.12 정도 됩니다.), 영어로 수업을 들으니 수업에 있어서 집중도 잘 되지 않고 내용도 놓치는, 흔히 말해 템포 자체를 못따라가는 느낌이 커요. 그래서 대학원 첫학기 수업 성적이 A0 B0 B0 이렇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2. 실험실 내에서의 방향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 큽니다. 우선적으로 논문 자체를 학부연구생때보다 더욱 많이 읽어야하다보니 근무시간 이외에 추가로 투자해서 읽고는 있는데, 이걸 머릿속에서 완벽히 이해하고 구체화하는 능력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1학기때는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도 너무 더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구실에 출근했을때 그날그날 어떤걸 해야할지 내 자신의 방향을 잃는 일도 허다한 것 같아요.

3. 그러다보니 평소에 긴장을 너무 많이 합니다. 이 긴장때문에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도 제대로 말을 못하거나, 연구실 사람들과 눈치도 자꾸 보이고 (사이가 나쁜건 전혀 아닙니다. 그런데 좀 내 자신이 눈치보이다보니 고립된 기분이 드는건 어떨 수 없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행정처리나 잡무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자꾸 범하니 신뢰도 잃어버리는 기분이 많이 듭니다. 상술했다싶이 이건 제가 눈치가 없는것도 좀 있는 것 같아요. (흔히 말하는 일머리 부족)


해결책은 시간과, 효율적인 시간활용 (그리고 연구실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해결책보다는 저같이 탑재하고있는 능력과 머리에 비해 너무 좋은 곳으로 진학해서 얻는 어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있는 다른분들이 있으신지, 있다면 그 사례나 극복방법, 혹은 저와 같은 상황이라면 같이 푸념해보고자 글을 씁니다.

자퇴 생각은 없습니다. 사실 적성이 맞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당장 자퇴한들 할 수 있는 것 없다고 많이 느끼기도 하고요, 이왕 운이 좋게 좋은 곳에서 시작하니 끝까지 가보고는 싶습니다.

연휴때 부모님께도 말 못한 제 어려움, 주제넘지만 성장통이라고 쓰고 부적응이르고 읽는 제 상황이 너무 어렵고 막막해서 짧게나마 몇자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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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2026.09.28

저는 지방대 졸업 후 IST 입학예정(내년 봄학기)인데... 참 남일처럼 느껴지지가 않네요...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하면서 버티다보면, 어느덧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글을 보다보니, 약간 옛날 생각(어학연수에서 영어 처음 배웠을 때)이 나네요.
뭐 문법이고 뭐고 아무것도 몰랐어서, 처음에는 글도 말도 전혀 못 했어요. 글이라고 써봤자 완전 단문으로 짧디 짧은, 글 같지도 않은 글 밖에 못 쓰고... 뭐 엄청 힘들었죠, 댓아침부터 꼭두새벽 넘어까지 아무리 시간을 갈고 갈아넣어도 늘지도 않는거 같고, 도달해야할 점수(IELTS overall 7, each 6.5)는 아직 한참이나 높은데...

그래도 버티고 버티다보니, 목표했던 점수도 얻었고... 글도 말도 뭐 하고싶은 만큼은 하게 된거 같아요.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글쓴님 말대로, 아니면 그 이상으로 힘들겠죠. 당연히 힘들거에요. 명색이 과기원인데, 안 힘들리가 없어요.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가능한 시간을 최대한으로 갈아 넣어서, 열심히 노력하면서 버티다보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가 문제일 뿐, 언젠가는 도달하지 않을까요?

모쪼록 힘내시길 바랍니다,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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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IST에서 학석박을 했고 지금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학위 했을때를 돌이켜보면 자대생 선후배도 있고 타대생 선후배도 있었습니다만 각자 잘하는 영역이 확실히 있습니다. 조금 스마트하지는 못해도 성실하게 소같이 연구해서 끝까지 해치우는 사람도 있고, 게으르지만 효율적이게 연구하는 사람도 있고, 똥손이지만 논리적인 빌드업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각양각색입니다. 다들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서 교수, 정출연 등으로 잘 갔습니다. IST 출신이라고 다 똑똑한거 아니고, 타대생이라고 딸리는거 아닙니다. 아직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연차가 쌓여야지 그 색이 더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저도 처음에는 선배들이 다 천재같고 대단해보였고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상당히 오래했습니다. 근데 지나고 보니, 엉덩이 붙이고 성실하게 하고 남들 비교하지말고 장점은 배우고 단점은 반면교사하면서 성장하는게 결국 잘하게 되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나고보면 별거 아닙니다. 공부하고 고뇌하고 고생하면 실력으로 돌아올겁니다.
논리적인 사고를 하려고 최대한 노력하시고, 글로 정형화하는 능력도 기르십시오. 연구 아이디어는 타고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만, 리뷰논문이나 빅페이퍼 위주로 많은 공부를 해놓으면 스위치가 더 빠르게 켜집니다.

이런 고민을 하시는것만으로도 포텐셜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훌륭한 연구자가 되어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별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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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아마 여기 또는 상위 대학원에
저를 포함해서 비슷한 상황이신분 혹은 상황이셨던 많은 선후배님들이 있을거에요

저도 처음엔 설렘과 걱정으로 시작했고 곧 박사 졸업하는 사람으로 감히 말씀드리자면,
포기하지만 않고 노력하신다면 충분히 극복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꼭 실적과 실력적으로 최고가 되지 못하더라도 학위 과정동안의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극복해가는 트레이닝을 통해 비교도 안되게 성장해있을 거에요.
저는 그 힘을 믿고 버티다보니 곧 졸업과 다음 직장 입사를 하게됐네요.

포기만 하지말고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부족하더라도 인정하면서 나아가면 잘되실거에요. 힘내시고 나중에 이글보도 웃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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