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학생들이 아침일찍 문을 두드려 저를 불러내더니 1호 케이크를 주고 갔습니다. 아마 오늘 저녁에 저희 애기들이 좋아할 거 같아요
매번 이 케이크를 받을 때마다 저는 평소답지 않게 쑥쓰러워하면서, 내가 여러분께 좋은 선생님인지 늘 고민하게 된다, 우리 올해도 잘 하자, 내가 더 잘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우리 학생들을 보내게 됩니다.
실제로 매번 의문이 들지만 올해는 그에 더해서 더럭 겁이 났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과제도 한두 개 따고 출장 다닌답시고 실험도 직접 안 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회식도 잘 안하고(ㅠㅠ) 그야말로 참견만 하는 전형적인 PI가 됐는데.. 유독 올해는 학생들에게 뭔가 깊은 가르침을 많이 못 주고 프로젝트 진도 따라서 실험만 돌린 거 같아서 미안해집니다.
어떤 때는 가진 것 없을 때 학생이랑 진공오븐 자리가 여기가 좋은지 저기가 좋은지 고민하고 옆 연구실 중고 선반 얻어와서 닦아서 두던 그 때가 더 학생에게는 좋은 때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막말로 그때는 술이라도 같이 많이 먹으면서 연구 아이디어라도 많이 나눴는데 ㅠ 저렇게 특별히 마음을 내서 고맙다고 해주는 예쁜 학생들에게 저는 다른 선생님과 구별해서 뭘 해 줄 수 있을까 고민됩니다.
결국은 취직을 해야되고, 언젠가는 반드시 떠나야 될 직장이면서도 기억에는 아마도 제일 많이 남는다는 점에서 대학원 과정은 정말 특별한거 같아요. 학생 여러분들 오늘 하루 진심 반 의무감 반으로 교수님께 사랑한다고 말씀 많이 하셨나요. 날씨가 궂어도 여러분 마음에 행복 가득하시고 작은 성취가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시기를 바래요.
2025.05.15
2025.05.15
2025.05.15
202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