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연구실에 남을지 다른 연구실로 옮길지 고민입니다.

저희 연구실이 신생랩인데 제가 첫 기수라 초반 연구실 세팅 및 모든 과제 제안서에 참여하며 사실 연구보다는 초기 세팅에 대학원 생활을 많이 보낸 것 같습니다.교수님이 연구에 정말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 생각했었는데..시간이 지남에 따라..신생랩이라 계속 과제를 따와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런건지... 연구실에서 연구에 대한 열정보다는 언제나 과제를 따오기 위한 과제를 위한 대화만 하시게 되었습니다.. 2021년이 되고는 1월부터 3월까지 미팅은 거의 과제 얘기로 돌아가며.. 진행되고 있는 과제가 아니라...전부 제안서를 어떻게 작성하고 누가 담당할건지..이런 대화가 주를 이룹니다..그러다보니 연구 얘기는 뒷전이 되기가 다반사고....죽어라 작성해서 드린 논문은 읽지도 않고 계십니다.. 연구 지도가 연구실 전반적으로 안되고 있습니다.
10시가 넘어서 이제 퇴근을 좀 해보려고 하면...그쯤 오셔서 제안서 관련 일폭탄을 저희에게 넘기시고 본인은 퇴근하시는 일도 있었고.. 연구 때문이 아닌 과제 제안서 때문에 밤을 새야 하는 일도 많아지며... 신생랩이라 2년은 그렇게 과제에 매달리는걸 이해하려 하였으니... 2년이 넘은 지금도..이렇게 과제에만 매달려 있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불안하고..이대로 물박사가 될까봐 너무 걱정이됩니다... 그리고 낙천적인 다른 연구원들과 달리..이런 상황에서 힘든 내색을 숨기지 못한 제가 교수님 눈 밖에 나기 시작하며.. 점점 제게 말씀 하실 때 묘하게 가시가 서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냥 신생랩이기 때문에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그래도 제가 믿고 왔던 교수님이기 때문에 조금더 참으며 저 혼자 연구를 진행하며, 과제 관련하여 교수님의 비위를 맞춰드리는게 맞을까요..
아니면 제가 연구 하고자 하는 분야를 연구하고 계시며 좀 힘들지만 지도력이 좋다는 교수님의 연구실로 옮기는 것이 좋을까요...그냥 박사 과정을 하는 모든 학생들이 한 번은 겪고 갈 흔한 일에 제가 슬럼프에 빠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일지 모르겠습니다. 조언이 절실하여 여기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