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 학기 유니스트 대학원 신입생(석박통합과정 화공과) 입니다. 비교적 담담한 마음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단편소설 만큼 기니 주의!!
저는 비겁한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원이란 곳이 저는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부모님께서는 제 학부가 충남대라(학점은 3.8 과는 고분자공학과) 대학원에 진학할 필요가 있다라는 말씀 그리고 연구소에서 좀 지위가 높은 행정직 업무를 보시는 저의 아버지가 너는 연구원이 적성에 잘 맞을거 같다며 대학원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내심 연구원이 되길 바라시며 석박사 권유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대학원 생활을 해봤는데 벌써 자퇴생각이 듭니다. 물론 양가감정이 남아있습니다. '이거 좀 더하면 잘할 수 있을텐데..'라는 또한 '아직도 내가 성숙하지 못하고 철이 없어서 그냥 투정을 부리는 게 아닌가...'
하지만 오늘 포닥이 절 나무라면서 새로운 과제를 건네주었을때 느껴졌습니다. '이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내가 즐거울 자신이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의욕은 새로운 거 받았으니까 좀 생기겠지만 또 다시 반복되는 지루한 작업에 나태해지는 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또한 제가 하고 싶어서가 아닌 포닥이 시켜서 억지로 하는 내자신도 오늘 깨달았구요
연구실에서는 마음이 이미 붕떴는지 처음에는 열심히 봤던 논문도 어느순간 제대로 안보고 서핑이나 쳐하고 있더군요... 실험을 해봤자 '어차피 반복되는 거 재미없는거 똑같을텐데 머' 라는 생각에 실험실도 잘 안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퇴근 후에는 다른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이제는 출근하고서도 그러는거 같습니다.)
사실 저는 군대 다녀오기 전에 그때도 아버지의 권유를 따라 전문연구요원을 할 생각이 있었어서 3-1 여름방학때 연구소 인턴을 갔지만 실험에 흥미를 못느꼈습니다.
그땐 사회적으로도 인격적으로 단지 성숙하지 못하고 아직 고생한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러더군요...
이제 저는 선택의 기로 인거 같습니다.
좀만 더 해볼까 하는 양가감정을 가지면서 대학원 계속 다닐지 아니면 과감히 자퇴하고 찬찬히 담담하게 새 길을 걸을지., 자퇴를 결정하면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시켜야 되는지가 제일 걸림돌이네요... 후
두서없는 신세한탄 써내려봤습니다. 쓰디쓴 의견 달콤한 의견 겸허하게 수렴하며 이제부터라도 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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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IF : 5
2021.04.30
- 대학원을 그런 의도로 가는 사람들 많습니다. 어떤 일이든 그에 대한 원대하며 구체적인 포부를 갖고 시작하는 사람이 뭐 얼마나 되겠습니까.
- 연구가 재미없는 이유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결과가 잘 안나서 재미가 없는거라면 너무 성급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실험은 해도 안되고 안해도 안되고 그러다가 어느날 되고, 아니면 결과가 잘못 나온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멀쩡하고 그런 일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석사 신입이 입학하자마자 팡팡 잘 하는 일이었다면 님이 천재거나 아니면 애초에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어 연구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 그게 아니라 그냥 깨끗하게 다 노잼이라면 빠른 자퇴를 권합니다.
2021.04.30
대댓글 2개
2021.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