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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을 사기당했다..

2022.12.25

27

34108

대학원을 사기당했다.
정확히 말하면 교수한테 사기당했다.
신생랩이라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지인을 통해 분위기를 물어봤을 때는 나쁘지 않았다.
분야도 나쁘지 않았다.

4년이 지난 지금 나에겐 남은게 없었다.
달랑 해외 컨퍼런스 포스터 몇장?
페이퍼도 없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논문 욕심이 났지만 실험이 잘 안됬다.
결과도 안나오고..
랩실 들어오자 마자 받은 쩌리 프로젝트가 3년을 옭아맸다.
빨리 포기하지 못함에 후회가 남는다.
아무도 다른걸 해보라고 하지 안았다.
교수 성격상 사수가 없고 선배가 없고 혼자 각자 연구하다보니 시야가 좁았다.
결정적으로 교수의 지도가 없었다.

졸업해 나가는 선후배들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기는 가망이 없어..”
석사로만 다들 졸업했다.
그래도 교수가 박사 한명은 졸업시킬거라 기대했다.
그 후보가 나이기에 설마 버릴까 하는 생각이었다.

나는 교수의 꿈을 접은지 오래다.
여기서 졸업하면 지도를 받은적 없기에 남을 지도할 자신이 없었다.
논문을 적어본 적이 없어 학생 논문을 봐줄 자신이 없었다.
그냥 졸업하고 일하고 싶은 마음만 자리잡았다.

이런 글일 보면 ‘지잡대 가서 저렇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잡은 아니다..
SKP는 더더욱 아니지만 들었을 때 ‘어?????’ 할만한 학교다.
나쁘지 않은 학교에 좋은 스팩의 젊은 교수를 선택했다.
처음 입학할 때는 이정도는 아니었지만, 4년의 시간이 다른 사람을 만들었다.


이정도로 끝나면 못난 나를 탓하겠다.
하지만 한달 전 나는 사기를 당했다.
교수의 메인 분야가 바뀌었다.
이과에서 문과로 바뀌었다.
교수의 소속은 그대로지만 교수의 메인 과제와 우리의 일이 바뀌었다.
이런일이 있을 수 있는가 싶지만 이과에서 문과로 바뀌었다.
교수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겠지만 우리는, 나는 큰일 났다.
학생들 연구에 관심 없던 그가 다른 쪽 일에 더 관심을 더 가지게 생겼고 우리의 연구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문과 일을 해야 한다.
내 연구는? 내 논문은?
쓴 논문도 몇달 뒤에 봐주는 그에게 이제 내 연구는 안중에 없다.

사기당한 기분이다.
나는 이 일을 보고 교수님을 선택한것이 아니며 이 일이 내 꿈이 아닌데..
4년의 세월 동안 연구가 만족스럽지 않지만 그래도 나의 큰 방향과 맞아서 꿈을 가지며 했다.
이젠 이 꿈마저 짓밟힌 기분이다.

교수가 주 연구 분야를 바꿨다.
이과에서 문과로 바꿨다.
나는 사기당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군대를 다시 가도 좋다.
내 젊은 날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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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개

2022.12.25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비전이 없는 곳은 당장 나오세요.
4년? 인생에서 이것 저것 하다 뒤 늦게 대학원 들어가서 학위하는 사람도 많아요. 인생에서 값진 경험했다 생각하면 됩니다.

대댓글 1개

2022.12.25

댓글 감사합니다.
이젠 사람을 못 믿겠어요..

2022.12.25

빠르게 지도교수 변경하세요

대댓글 1개

2022.12.25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과연 놔줄지.. 받아주는 곳은 있을지..
조용한 노엄 촘스키*

2022.12.25

교수가 지 멋대로 메이져 변경해서 지도학생들 인생 망쳐버리는 경우 꽤 많아요.

메이져 변경이야 교수 본인 자유이지만 그러면 지도학생들에게 1년, 최소 6개월전에는 미리알려주고 마음의 준비와 대책을 세울 시간을 줘야하는데 이기적인 교수가 지 개인욕심에 눈이 먼거죠. 아니면 졸업이라도 땡겨서 시켜주고 변경하던가.

이런 교수들은 평소에도 싹수가 노란게 개념없이 자란게 보입니다. 그리고 꼭 이런 사람들이 쉬운길, 꿀빠는길, (잘포장해서 블루오션이라고 부르는) 남들은 아무도 안하는 쓸모없는 길만 찾아서 철새처럼 연구분야 바꿔가며 논문 양치기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에 지식수준이나 연구능력이 본인 박사때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어요. 학계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데 본인은 그걸 소화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거죠. 다시말해 개념만 없는게 아니라 교수라고 부르기 창피할 정도로 연구에 대한 의지도 실력도 없다는거에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빨리 탈출하세요. 세상에는 쓰레기 같은 괴수도 많지만 존경할만한 교수님들도 많습니다. 정말 공부와 연구에 뜻이 있으시다면 지금이라도 그런 교수님을 찾아 옮기세요. 작성자님의 지난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실적이 부족할지언정 고군분투하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투쟁한 세윌이잖아요? 결코 놀며 허송세월 한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 좌절말고, 낙담말고, 행동하세요. 그게 본인의 인생을 위한 길입니다. 그리고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괴수의 악행을 널리널리 알려주세요.

대댓글 1개

2022.12.25

감사합니다.
큰 위로가 되네요.

2022.12.25

'안됬다' 보고 글 바로 내렸습니다.

대댓글 1개

2022.12.25

감사합니다 :)

2022.12.25

전혀 늦지 않았습니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대댓글 1개

2022.12.26

응원 감사합니다!

2022.12.25

석사로 전환해서 졸업하고박사다른곳으로...

대댓글 1개

2022.12.26

시간이 많이 지나 겁도나고... 쉽지 않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2022.12.26

아니 이과에서 문과로 바꾼건 진짜 기적같은일이네요..... 힘내세요ㅠㅠ 교수 바꾸는거보다 수료만 하고 나가는거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댓글 1개

2022.12.26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서 어벙벙합니다.
조금이라도 힌트를 남기면 특정 가능해서...

2022.12.26

박사 중에 박사유학 떠나거나, 교내 다른 연구실 혹은 다른 학교 연구실 가는 경우 부지기수 입니다. 망한 곳이라 확신이 들었으면 거기서 하루라도 빨리 나오셔야 합니다. 늦게라도 피벗한 후 좋은 연구실가서 성공적으로 학위 마치시고 교수된 분들 많습니다.

대댓글 1개

2022.12.26

감사합니다!
직설적인 피에르 페르마*

2022.12.26

이젠 SKP도 별로인데, SKP가 아닌 곳에 가서 더 심한 겁니다. 대학원은 무조건 미국으로.

대댓글 1개

2022.12.26

주변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영어를 너무 힘들어 해서 ㅠㅠㅠ
다시 한다면 진짜 유학을 가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2022.12.27

산업공학이시나 도시공학이신가보군요... 화이팅입니다..! 남일 같지가 않네요..

대댓글 1개

2022.12.27

화이팅...!

2022.12.27

ㅈ도 쓸모없는 연구하는 교수들 다 정리해야함. k 에도 공대에서 무슨 인문학 같은 연구만 하시는 분들 있음. 본인은 그게편하겠지만 학생들 커리어 망치는거 뻔히 보이는데도 그런것만 강요하는게 웃김

2022.12.28

저도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거에요. 포기하지 마시고 안 늦었으니까 초심 잃지 마시고 같이 힘내요! 응원하겠습니다. 진짜 파이팅!
쇠약한 버트런드 러셀*

2022.12.28

와 4년... 제가 할말은 아니지만 화이팅입니다..!
재치있는 밀턴 프리드먼*

2022.12.30

'이과에서 문과로 바뀌었다.'
대목부터 뭐지?!?!?!?!? 하고 글 전체가 설득력이 생김

2022.12.31

4년... 논문이 없는데 졸업을 어떻게 함... 부은 시간이 있으니 자퇴하라고는 못하겠고 지도교수라도 바꿔
무심한 에이다 러브레이스*

2023.06.08

그 교수는 승진하고 정년심사 안받는 답니까?

2023.09.03

안타깝습니다..

젊은청춘을 이렇게 소비 하다니.
힘내시고 실력미달 교수한테 탈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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