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주된 목표가 돈, 여자, 안정적인 가정 등 다양하건 이해합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자기 인생인데 남이 그건 틀렸어 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자나요?
문제는 제 인생 가치관이 좀... 특이해서 남들로부터 공감을 못받습니다. 그래서 외롭습니다.
저의 인생 목표는 돈보다는 안정적인 가정, 지금은 안정적인 가정보다 연구가 우선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나라가 일본이라고 생각해서 박사과정생으로 유학왔고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근데 주변인들은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일본유학을 선택한 이유, 도쿄대에 지원안한 이유 일본에 왜 장기간 동안 살려는 이유
솔직히 이런 이야기 가끔씩 들을 때는 저의 인생관을 설명하려고 했는데, 좀 추잡스러운 것 같기도 해서 포기했습니다. 내 인생인데 굳이 남들에게 증명하기 위해 사는 것도 아니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니 온거고...
그래서 저의 가치관이 너무 연구쪽으로 치우쳐치다보니 돈을 얼마버냐 직장이 어디냐 등 이런 이야기에 흥미가 아에 없다보니, 친구들과 이야기를 잘 안하게 됩니다. 연구동료가 더 이야기가 잘 통하는...
전 42살 전까지는 현재의 학위가 끝나도, 회사일하면서 연구 테마를 바꿔 박사학위 취득을 되는 만큼 계속 하고 싶습니다. 42살 이후는 어린 시절 로망이었던 자연과학과 순수학문 관련 연구를 취미생활로 하고 싶습니다. 논문이라는 예술은 제 기준 가장 아름다기에, 논문을 꾸준히 쓰고 싶습니다.
취미가 연구라면, 죽을 때까지 삶이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나날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건 너무나도 즐거운 일입니다.
한국에서 저의 가치관을 이해해준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파트타임 박사 인식도 바닥이고... 한국에선 이런 꿈을 실현하는건 불가능한거 같습니다. 그래서 일본으로 도망쳤습니다. 저의 센세만 이런가 잘 모르겠지만, 사회인박사생을 (한국에선 파트타임박사죠) 너무나도 잘 챙겨주고 논문도 직접 쓰도록 지도해주셔서 놀랐습니다.
이 정도만 신경써주신다면, 실험하고 논문을 쓰게끔만 해준다면, 이게 정말 일본대학의 분위기라면, 정말 저의 가치관과 일본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ㅎㅎ...;; 처음으로 여기다가 이야기 해봅니다. 주변인들에게 말해봐야 이해못할께 뻔해서 괜히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싶지 않기에...
근데 요즘따라 좀 외로워지네요. 같은 길을 혹은 방향이라도 맞는 동료가 있다면, 너무나도 든든할거 같은데... 나이 들수록 남들의 공감을 못받으니 갇혀사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인생 방향이 이게 올바른가 걱정이 되서 뻘글 써봤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신 선후배님들이 있으시다면, 연구자로서 외롭진 않으신가요? 남들의 의도적인 이해와 공감을 바라지는 않지만, 이런 가치관을 갖고 있는 동행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 인생 조언을 해주신 선후배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남들의 시선에 상관하지 않고 저의 길을 걷겠습니다.
지금의 마음가짐 잃지 않도록 저의 길을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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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개
2024.04.26
굿 요새 이런 가치관 글 좋다
2024.04.26
자기의 길을 가는 사람은 결국 외롭습니다. 다들 그게 싫어서 다수의 선택에 포함되고자 하는것이겠지요. 누군가 선생님의 삶을 이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도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접점이 많은 정도이지 완벽한 수준까지는 아닐 것입니다. 외로움을 동반자라 여기시고, 스스로를 먼저 인정하고 응원하시면 편하실 듯 합니다. 응원합니다.
2024.04.26
저도 선생님처럼 자연을 탐구하고 스스로 발전해나간다는 느낌 자체가 너무 좋은 사람중 한명입니다. 저 또한 외로움을 많이 느낍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내가 다름을 알고, 외로움은 필수불가결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네요. 요즘도 외로움을 많이 느끼지만, 외로움을 느낄 틈도 없이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는 식으로 외로움을 무시하거나 선생님처럼 열심히 살아가시는 사람들을 보면서 외로움을 달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선생님같은 분이 계셔서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4.04.26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훌륭히 해내시고 계시는 것이 너무 부럽고 멋지십니다
나이 7-80이 넘어 몸이 불편하신데도 학회에 참석하시고, 방학이면 무료로 공개 수업을 하시는 분의 강의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 분들은 여전히 호기심 넘치시고, 학문적 교류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는게 느껴지더라고요.
치열하게 경쟁해서 무언가를 얻는 삶에 익숙해져있던 저인데, 이런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2024.04.27
저희 교수님과 가치관이 비슷하신 것 같습니다. 미국 대가인데 삶 자체가 연구이신 분이거든요,, 주말에도, 비행기에서도 공부만 하시고,, 특히 강의를 할 때면 눈이 아주 반짝반짝이십니다. 책 5권 정도 묶어서 강의를 하시는데, 배울점도 아주 많습니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위인전에 나올 법한 사람들은 어떤 연구를 했고, 내 전공이랑 어떻게 관련이 있구나] 등등 전공에 대한 역사를 들을 때면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합니다. 70세에 가까운 연세이심에도 여전히 연구적 열정 (혹은 욕심?)이 대단하셔서 매일 랩에 와서 학생 하나하나 연구 확인도 하시고 조언을 주십니다. 어떻게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지긋하신 나이임에도 여기저기 대학이나 기업에서 연락도 오고 세미나 겸 여행도 다니시며 행복하게 살고 계시구요. 은퇴는 아예 고려하지 않으시고 평생 연구를 하실 것이라 합니다. 글쓴이 님은 저희 교수님과 비슷한 분이신 것 같고, (제게는 조금 버거워 보이지만..) 지금처럼 살다 보시면 글쓴이 님과 비슷한 우수한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유명한 사람들은 결국 어딘가에서 네트워크가 생겨서 그 분들과 친구와 같은 관계로 잘 지내시더라구요.
2024.04.27
제 가치관도 그렇습니다ㅎㅎ 단지 조건이 더 열악할뿐
2024.04.27
저도 일본에서 학위를 마무리해나가는 단계인데 너무 존중하고 존경스러운 마음가짐이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너무 지쳐버려 많은 것들을 놓아버리고 말았네요
2024.04.28
우리나라가 시간이 많이 없는 곳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리고 결과가 뭐가 됐든 먹고 살수만 있다면 즐겁지 않을까 싶어요. 일본은 뭔가 그러한 현실에 정리정돈이 만족하고 잘되어 있어서 쉬운데. 히키코모리가 많은 등 대신 크게 발전이 없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너무나도 시간과의 싸움에의해서 바뀌고 있어요. 차라리 일본처럼 천천히 죽어 있는 사회가 낫다면 특정 연구 환경면에서 나을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댓글 6개
2024.04.28
10~20은 젊음의 패기라면 30은 유지 40이 유지에 대한 지루함 때문에 그러신거 같은데 40대의 즐거움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청승맞은 마르틴 하이데거작성자
IF : 1
2024.04.28
40대가 된다면 연구보다는 가정에 충실해지겠지요. 40대가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직장에서 인정받고 자식들의 성장 그리고 취미활동 한 두가지 이 정도가 삶의 재미아닐까요?
취미 생활로 연구를 하고 싶은 이유는 지루함이 아닙니다. 저의 경우 연구라는 행위의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오랜시간 동안 생각하는게 재미있고 남들과 관련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게 재밌을 뿐 입니다. 거창한 목표도 없고... 단지 제가 재미있어서 할 뿐 입니다.
연구자로서 패기, 유지 다 좋은 명분인데, 길게 보면 이러한 명분은 스스로를 지치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같은 사람은 연구가 업이 되면 안됩니다. 전 그냥 제 전공에 대한 물리적 현상에 흥미가 있을뿐입니다. 죽기 전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면 성공적인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하루하루, 조금씩 조금씩 계속 배우고 싶습니다.
취미생활로 골프, 게임, 서핑 등 각자만의 취미 생활이 있으시잖아요? 나이 불문하고 자신의 현 여건에 맞는 취미 생활에서 즐거움을 얻는게 현명하지 않을까요?
연구가 업이신 분들은 연구에서 즐거움을 찾으실꺼고, 연구가 업이 아니여도 저같도 연구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가 있고, 굳이 연구가 아니여도 자신의 여건에 맞는 행위에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하네요.
청승맞은 마르틴 하이데거작성자
IF : 1
2024.04.28
그럼 이제 연구가 취미 생활이 될 수 있을까의 문제입니다.
파트타임 박사를 하게 되면 1년에 등록금 530만원정도. 월 45만원 정도네요. 회사에서 지원받으면 좋긴하겠지만... 이정도면 할만 하지 않나요? 운동 배운다고 해도 레슨비도 나가고 장비도 나가는데ㅎㅎ;;
시간이 좀 문제긴한데, 이건 회사와 가까운 대학에서 하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주말에 마실나가듯 연구실 가서 실험하고 평일에는 논문 찾아보고...
의지의 문제지 할만한 것 같습니다. 돈과 시간, 자기 하기 나름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리고 결과가 뭐가 됐든 먹고 살수만 있다면 즐겁지 않을까 싶어요. - 맞습니다. 여유로울 때 보는 하늘은 얼마나 아름다우며 새소리는 얼마나 우아합니까. 여유를 갖는게 힘들어서 그렇지... 일본은 치열하지 않기에 조금만 열심히 살아도 티가 나는 듯 싶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좋은 것보단, 제 성향이 천천히 오랫동안 계속 성장하는걸 좋아하는 타입입니다. 한국이랑은 안맞습니다.
허접한 연구를 하면 어떻습니까. 초심자인데 연구 학위과정동안만 할거 아니고 좋은 논문은 10년뒤에 20년뒤에 나올 수도 있는거구요. 근데 한국은 논문을 쓰는 행위보단 실적으로서의 가치를 좀 더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아, 물론 해적저널에 내도 된다는 취지는 아닙니다.
김박사넷만 봐도 학부생들 SKP가기 위해 논문을 쓸수 있네 마니, 스펙들고 와서 SKP 갈 수 있네 마니, 놀랍습니다. 이게 한국과 일본의 차이라고 봅니다.
청승맞은 마르틴 하이데거작성자
IF : 1
2024.04.28
두서없이 적어 죄송합니다.
다만 하고 싶은 말은, 취미로서 연구는 굉장히 건설적이지 않나 싶습니다ㅎㅎ;; 컨텐츠는 무한대이구요. 그렇다고 경쟁을 해야 되는 것도 아니구요. 싸워서 이기는 것도 아니고...
좋은 선생님 밑에서 오랫동안 연구하고 싶습니다.
2024.04.28
아닙니다. 타지에서 생활하는게 많이 힘들다고 알고 있는데 외국에 나가기를 도전하시고 만족하셔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제가 아는분 중에도 돈에 대한 열정보단 학문에 대한 열정이 많으셨던 분이 계셨는데 분야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하고 지내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자세히 잘몰라서.. 위에 대한 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2024.04.26
2024.04.26
2024.04.26
2024.04.26
2024.04.27
2024.04.27
2024.04.27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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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2024.04.28
2024.04.28
2024.04.28
2024.04.28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