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사 통합으로 대학원 들어온 지 8년 지났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합니다. 체력적으로도 멘탈적으로도 자신이 있었기에 제가 버티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박사를 딸거라고 생각했고 그랬기에 계속 주어진 일과 해야 하는 연구들을 어떻게든 해왔었으며 나름대로 지식적, 능력적 발전은 충분히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득 요 며칠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지쳐서 잠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문서를 켜 놓고 보고 있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져있네요.
잠들었으면 체력 회복이라도 했을테고 놀았으면 즐겁기라도 했을 거고 일이나 공부를 했으면 진척이라거나 얻는 거라도 있을텐데 그저 앉아서 멍 때리고 있을 뿐이네요. 억지로 글을 머리 속에 넣으려고 해도 들어가질 않고 뭘 하려고 해도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네요. 그렇다고 놀고 싶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안드네요.
아무래도 고장 난 것 같습니다. 저란 인간도. 계속 미련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말 이제는 떠날 떄가 왔나 싶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8년 전의 저는 왜 그런 선택을 했던건지,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다른 석, 박사 연구하시는 분들. 원하시는 성과들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저는...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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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2024.12.08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도 그 마인드로 그냥 꾸역꾸역 버티다보니 (거기에 병특때문에 붙잡힐 수 밖에 없는 상황) 사실상 운이 좋아서 잘 풀려서 졸업했는데, 후배 중에도 7년이나 해놓고 관둔 애가 있습니다. 그 아이가 생각이 나는 글이네요.. 앞으로의 일도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2024.12.08
저는 식견이 짧아 조언이 통할지 모르겠지만 잠시 휴학하고 여행다니면서 이유를 찾는것도 좋아보입니다...
2024.12.08
2024.12.08
2024.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