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학부생 인턴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선생님 추천으로 교수님을 소개받았습니다. 교수님의 김박사넷 평에 악플이 너무 많아서 무섭긴 했지만 막상 가보니 (선배 연구원 분은 한 분도 안 계셨지만) 교수님께서 따뜻한 칭찬과 격려를 해주시고 그렇게 많이 혼내지는 않으셔서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조금 쎄했던 것은 1. 교수님께서 본인 연구 분야의 기본적인 지식을 거의 하나도 모르고 계셨습니다. 학부생이 감히 교수의 지식을 평가하는 것이 건방져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연구 주제가 고속 푸리에변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암호 알고리즘인데 교수님께서 푸리에변환이 뭔지는 고사하고 켤레복소수가 뭔지 모르셨습니다. 또, O(n)에 0.9를 나눴는데 왜 여전히 O(n)이냐, 시간복잡도 점화식 T(n)=T(n/2)+O(n)을 풀면 T(n)=O(n)이 나온다는 말이 이해가 안 간다 너가 논문쓰는 요령이 없어서 내가 이해 못하는 거니 계속 다시 쓰라고 하시거나 '내가 파이썬을 한 번 공부해봤는데 초등학생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쉬운 언어더라' 말씀하시는 걸 분명히 한 달 전에 들었는데 리스트가 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2. 연구 윤리를 지킬 생각이 없으신 것으로 보였습니다. parameter에 A를 대입하는게 맞는지 B를 대입하는게 맞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A를 대입하는게 더 결과가 잘 나오니까 A가 맞다고 논문에 적으라 하시고 프로그램 테스트를 돌리다가 중간에 에러가 났는데 에러 난 이야기를 논문에서 지우라고 하시고 다른 논문의 문단들 여러 개를 paraphrasing 없이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뒤에 참고문헌에 출처 썼으니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이러면 안 되지 않냐고 연구윤리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가 내가 고용한 인턴이면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 될 거 아니냐고 연구윤리같은 걸로 태클걸지 말라고 크게 혼났습니다. 교수님께서도 화내셨고 이 이야기를 들은 제 여자친구도 혼날 만 했다고 간덩어리가 부었냐고 했지만 저는 권위주의는 학문의 발전을 방해하기 때문에 다른 사회라면 몰라도 진리를 추구하는 대학만큼은 힘의 논리가 아니라 도덕의 논리에 따라 돌아가야 한다고 배웠고, 데이터 변조와 표절은 뉴스에나 나오는 심각한 범죄인 줄 알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혼란스럽습니다.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1. 자기 분야의 지식을 이 정도로 모르고 있는 교수님이 흔한지 2. 연구윤리를 안 지키는 교수님이 흔한지 3. 또, 앞으로 더 성숙한 연구자가 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지면 좋을지 선배님들의 모진 조언들이 듣고 싶습니다.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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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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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