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공계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연구실 분위기에 영향을 줄까봐 크게 내색하지 않고 참고 지낸게 1년이 되어 가는데,
일단 참아야지 했던 생각 때문에 연초부터 우울증에 시달려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심하게 우울해지면 밤을 샐 정도로 잠을 못 잤었고 집에 와서도 아무것도 못하고 울기만 하면서 엎드려 있었습니다.
연구실 생활이 힘들었던 이유는 인간관계였고, 3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박사를 계속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연구실 생활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여럿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개인 사생활 침해 문제였는데, 연구실 구성원 한 명이 제 카카오톡을 훔쳐보고 연애 중이던 친구 이름까지 연구실 사람들끼리 공유하고 심심하면 이름을 들먹이며 농담을 하는 게 상식 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연애하던 친구와는 결국 헤어지게 되었는데, 연구실 사람들이 안주거리 마냥 생각나면 자꾸 이야기 꺼내면서 괴롭혀서 화가 너무 났습니다.
두 번째는 개인 연구시간을 존중하지 않는 문제였습니다. 올해 초까지 연구실 구매처리 담당을 했고,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메세지를 남겨달라고 공지했으며 구매 전에 확인 차 재공지를 했습니다. 논문 읽는 중에 집중하려고 이어폰을 자주 꼈는데 중요하지도 않은 사담을 메세지로 하면 될 것을 직접 부르는데 이어폰만 끼고 있다고 뭐라 하는게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연구비 집행 시 구매 가능한 품목이 정해져 있고 가이드라인이 있기에 구매 요청 시 참고해달라고 공유를 했는데, 이걸 왜 못 사냐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도 있었고 결재 직전에 확인해달라고 공지했을 땐 확인 안하다고 물건이 오고나서 잘못산 걸 저한테 트집잡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인신 공격입니다. 연구하는데 아는 지식이 부족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사람을 저울짓 하듯 비교하면서 까내리는 게 일상이었고, 몸살이 가끔 있어서 휴가를 썼는데 연구실 구성원 중 한 사람은 외부인들에게 우리 연구실에 코로나 여러번 걸린 사람이 있다면서 농담하듯 이야기하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아무 생각 없이 저한테 여러번 이야기하셔서 기분이 매우 상했습니다.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자존감이 나날이 무너져갔고
이러다가 졸업은 잘할 수 있을지 그 전에 살아있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이라도 박사과정을 그만 두고 다른 길을 찾는 것이 좋을까요?
3년 간의 시간동안 우여곡절 끝에 하고 싶은 연구주제를 찾아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 싶은데
연구실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부담으로 느껴지는 데다가 지금까지의 노력이 없어진다 생각하니 너무 아깝다는 생각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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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개
취한 빌헬름 뢴트겐*
2022.10.20
우울증이 심하다면 그만두는 게 낫겠죠.
다만 증거들을 모아 형사 고소는 하세요.
그래야 본인의 심리적 치료가 빠르게 됩니다.
대댓글 1개
2022.10.20
연구는 쭉 이어가고 싶으나 사람간의 관계에서 너무 힘들다보니 고민만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10.20
석박통합이신가요?
대댓글 2개
2022.10.20
석사 졸업후 박사 진학이시면 회사 취업 알아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통합이시면 석사 전환 방안을 빨리 생각해 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저도 경험자인데 생각보다 우울증 무섭습니다
2022.10.20
석사 졸업 후 박사 진학자입니다.
쇠약한 루이 파스퇴르*
2022.10.20
1, 3은 구성원들이 인간이 덜된듯 하고
2는 님같이 이어폰 낀 사람 옆에서 본 경험자인데 좀 불편하긴 함.
대댓글 2개
IF : 1
2022.10.20
저라면 인간들때매 그만두진않겠습니다만..
몸이 힘든건 참을 수 있어도 정신적인건 못참죠.
이어폰은 빼고 업무하시는게 좋고, 그외에은 한마디 해야할 상황입니다. 이 이상 나빠질 관계고 도움받는 상황도 아니라면 선긋고 이야기하십쇼.
2022.11.28
저희 연구실은 다이어폰끼는데, 개인차죠 뭐
2022.10.20
진짜 힘드시겠어요...
본인은 남들 다 배려하고, 사생활 지켜주고, 일도 확실히 하려고 하는건데...
어쩌면... 후배들이나 연구실 구성원들의 인식이랑 글쓴이분의 인식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고요....ㅠ 우울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글쓴이분의 자존감이 깎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1의 경우, 글쓴이분이 사생활 공유를 잘 안하니까, 친해지려고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잠깐 들었어요
2의 경우, 어렵겠지만, 구성원들한테 좀 강하게 제대로 얘기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교수님께 말씀드렸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물론 그전에 구성원들이 각자 책임감을 느끼고 잘 했어야지만요
3의 경우, 그렇게 말한 사람들이 어떤 의도로 그런진 모르겠지만, 글쓴이분이 기분이 나쁘시다면 왜 그렇게 하는지, 그렇지 하지 말라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말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강하게 마음 먹으시고, 자존감 깎지 마세요! 힘드시겠지만, 스스로를 위축시킬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파이팅!
칠칠맞은 피터 힉스*
2022.10.22
1. 모쏠아다들이라서 그럽니다
2. 교수님한테 한토씨 빼먹지 말고 그대로 말씀드리세요
3. 3년차가 그렇게 부족하면 초반 1년차부터 주변에서 뭘 도와준게 없다는 소리 같은데요. 그리고 뻘소리는 당사자한테 단호하게 본인의 입장과 기분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하지 말라고 해보세요. 그래도 안되면 똑같이 되갚아줍니다.
2022.11.28
정신과 다녀보세요. 저도 다니고 있어요. 뭐 어떤말해야될지 모르겟는데, 직빵은 정신과 다니면 좀 괜찮아질것임니다. 제가 여기서 백날 씨부려도, 정신과 의사들이 더 제맘을 이해해주시더라구요.
2023.08.03
저도 상황이 많이 유사합니다. 어떻게 결정 내리셨나요? 결정에 도움될 추가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은것들 조언 부탁드려도 될까요? 시간이 아까운데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힘에 부치네요..
2022.10.20
대댓글 1개
2022.10.20
2022.10.20
대댓글 2개
2022.10.20
2022.10.20
2022.10.20
대댓글 2개
2022.10.20
2022.11.28
2022.10.20
2022.10.22
2022.11.28
202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