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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못 살아온 것 같아요.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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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도권 4년제 대학에 4학년으로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갓 20살 때에도 학벌이 마음에 안들어 재수를 할까 고민을 하곤 했었는데,
여기서 잘 해서 나가자는 마음을 갖고 지낸지 벌써 4년째 입니다.
학점은 4점 극 초반대 입니다. 제가봐도 한심하네요.
대학원 컨택은 줄줄이 떨어지고 자대 대학원 접수가 오늘 마감되네요.

대학원은 작년 말부터 컨택을 해왔지만, 티오가 없다는 정중하신 말씀, 서류는 합격했으나 면접보고 불합, 서류탈락 이 세가지로 전부 떨어졌네요.

그래도 연구하고싶은 분야 관련 랩이 자대에 있어서, 유명하진 않고, 지원이 많지도 않지만, 학벌도 없는 자대 대학원 연구실에 컨택을 하여 들어가게 되었어요.
자대 교수님께 취업이 어떻게 되냐고 여쭈어 보았는데, 그런 쪽으로는 연이 없다고 하시고 다들 알아서 잘 간다고 하셨지만 이 랩에서 다른 학생이 석사가 아니라 학부졸로 취업을 했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자대 학부생들도 그래도 여긴 아닌거 같으니 대학원 더 높은 곳으로 가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4년. 다사다난하고 경찰서를 오가는 큰일도 몇 번 있었지만, 안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 핑계죠. 학점도 너무 저조하고 애초에 학벌도 안좋고 면접에서도 약간 절었는데 이게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떨어졌겠죠?

타대에서 전부 떨어지고 대학원 입시를 재수하는것은 아닌 것 같다보니. 바로 가려 하는데 접수가 너무 하기 싫네요.
하고싶은 연구란게 이제 뭔지도 잊어버렸고 우울하고 뭐든 할 의욕이 안 나네요. 학업계획서에 적힌 저 문장들이 과연 내가 하고 싶은건가. 싶고요.
그냥 뜬구름만 잡는 것 같고. 제가 저를 이제 못 믿겠습니다.

대학교 4년동안 잘못된 선택을 너무 많이했던 것 같아요.
학부인턴 기회도 놓치고 시간도 날리고 학점도 날리고
제대로 한 게 하나도 없네요.

이전엔 괴롭고 슬퍼도 내가 왜 죽어 저 사람들이 죽어야지 라고 생각해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는데,
과거 나의 선택들이 이룬 최종적인 결과가 너무 실망스러우니 돌이킬 수도 없고 탓할 대상도,배경도 없고 시간은 이미 흘렀고
한번 이 생각에 크게 무너지니 하루하루 사는 게 지옥이네요. 정말 죽어서야 다시 잘해볼 수 있겠다 싶고... 스트레스성 탈모도 생겼습니다. 20대에...

지금부터 준비해서 편입준비 1년 하고 성공을 하게되면 학사졸까지 3년이 걸리는데, 27살에 학사졸로 졸업하고 석사로 코스웍을 하는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군대는 건강상이유로 면제입니다)

연구에 뜻을 버리고 바로 취업해서 살아가야 하는 건지... 집안 상황이 어렵지는 않고 대학원 석사까지는 지원해주신답니다.
분명히 연구에 대한 강력한 뜻이 있었고 목표가 분명했는데, 어느새 보니 신기루처럼 사라졌네요.
접수한다고 해서 진학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석사취업은 학부보다 학벌이 더 중요하다는게 전반적인 의견인데 이런 마음으로 진학해서 2년 시간 까먹고 지금보다 더 괴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막연한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어디 가서 말할수가 없어 여기에라도 넋두리 늘어놓네요.
지금이라도 대학교를 다시 진학하거나 편입하는게 좋을까요.
대학원 입시를 1년 다시 할까요.
둘다 바보같은 생각 같기도 하고.

그간 인생의 목표였던 대학원 진학과 연구가 원했던 것과는 자꾸 다른 방향으로 가다 보니 이제는 인생의 목표자체를 잃어버린 듯 합니다.
한심한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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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2022.11.10

군대 건강상이유로 면제면 2~3년 버셨다 생각하시고 편입도 괜찮으실듯 30,31살에 편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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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레오나르도 다빈치*

2022.11.10

27살 석사 입학이면 개어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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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그레이스 호퍼*

2022.11.10

타 대학원을 그 정도로 목숨걸고 들어가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럴 가치도 없구요. 여기 커뮤보면 너무 과열됐음. 대학원은 어딜가든 본인능력있으면 빛이나는 법입니다. 보통 학교네임밸류에 모든걸 걸고 가면 부작용이 있기마련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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