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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공황장애 얻은 썰

IF : 5

2020.06.11

4

11977

최근에 졸업하고 직장 다니는 상태임

직장에도 오픈하고 하루 휴가받고 누워서 씀


몸에 이상을 느낀건 직장 다니면서임

갑자기 정신을 잃기도 하고, 숨이 안 쉬어지기도 하고

잠깐 그러고 있다가 이후엔 컨디션이 끝도없이 떨어지는데

아 컨디션이 좀 안좋네...느낌이 아니라 올라갈 수 없는 깊은 낭떠러지 아래서 어둠 속에 눈감고 땅만 짚고 헤매고 있는 느낌이었음

퇴근 이후랑 주말엔 집에만 붙어서 쉬어도 보고 했는데 이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아무리 봐도 몸에 이상이 아닌 것 같다 싶어 정신과를 찾아감


진단은 자율신경계가 망가져서 공황장애까지 이어졌다고

의지로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은 아득히 넘은 상태고, 진행도 꽤 많이 된 상태라고 함

굴곡 딱히 없는 인생을 살았어서 큰 충격을 받아서 그런건 아니고,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취약한 바탕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끼얹어져서 그런 것 같다고 함

젊을 때 괜찮다가 나이먹고 발현되기도 한다는데 좀 일찍 나온 것 같긴 하다네

여튼 결국 내 기질+대학원이라는 결론에 이름


다 그렇지만 대학원에서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던 축이었던 것 같긴 함

불의한 상황을 수없이 봤어도 볼때마다 잘 참지 못했고, 욕이라도 한사발 해야 속이 시원했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나봄

그와중에 내적으로는 내가 잘 하고 있는 건 맞는지 지금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건지. 남들은 그래도 잘한다고 해주는데 나 스스로는 믿지 않았고. 끝없이 자아비판에 가까운 성찰을 하던 타입. 혼자 울기도 진짜 많이 울었다.

생각해보니 저렇게 몇 년을 보내면서 정신이든 뭐든 멀쩡할 리가 없었네


지금 대학원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갈 사람들

자기가 예민한 축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생각된다면 지금부터 자신을 잘 돌봐주길 바라요

학위 할 때부터 상담이나 정신과랑 친해졌다면 좀 나았을까? 싶기도 하고

이 학위가지고 먹고 살게 되긴 했지만 나 자신만 봤을땐 대학원에 간 게 절대 잘한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도 이제 와선 좀 들고

결국 언젠가는 오게 될 병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나보다 다들 똑똑한 분들이라 알아서 잘 케어하시겠지만

다들 아프지 말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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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0.06.11

아프지 말고 건강해 형

2020.06.11

진솔한 말씀 감사합니다 선배님. 건강 되찾길 바랄게요

2020.06.11

건강합시다! 앞으로 좋은일만 있길 바래요. -지나가는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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