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위 지거국 바이오 관련 학과에 재학중이고 원래 컴퓨터공학과 진학을 꿈꿨을 정도로 코딩이나 컴퓨터를 다루는데 있어서 자신이 있는 학부 4학년입니다. AI 신약개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자대 랩에서 학연생하면서 단백질체학, 구조생물학쪽으로 공부중입니다. 바이오분야에서 전공을 살리려면 채용공고를 봤을 때 석사 이상이 요구되고, 학부취업 일자리들은 AI 고도화에 따라 대체될 것이 분명한 단순반복성 직무스택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연히 석사까지 따고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 경제적 형편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기도 하고, (편모가정이고, 자취를 지원할 형편도 안되셔서 학부 4년 내내 통학했습니다. 부모님들이 으레 내주시는 경우가 많은 보험료나 각종 생활비도 제가 알바로, 여러 부업으로, 연구실 생활 시작 후에는 저축한 돈과인건비로 받는 돈들로 해결하고 살았습니다. 당연히 살면서 용돈이란건 명절에 다른 친척들에게 받는것 외에는 엄두도 안내고 살았네요)
어머니가 만성 희귀병이 있으셔서(류머티스) 날이 갈수록 더 몸이 안좋아지고 계십니다. 지금까지는 약이 잘 들으셨는데 요즘들어 약 내성이 생기신건지 조만간 못걸어다니실 수도 있을 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지셔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있는 연구실에서도 다른 연구실 구성원들은 실험 위주의 연구를 진행(Wet experiment)하는데 저 혼자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Dry 연구를 하다보니 눈치도 많이 보이고(실험하는 구성원들은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니 제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모르는 것을 물어볼 사람이 연구실 내에 없어서 거의 모든것을 인터넷이나 선행논문을 보며 독학으로 해결하거나, 혹은 cowork 하는 타대 랩 교수님께 연락해서 여쭤보고 해결해나가며 공부하는 중이라 내가 이 실험실에서 석사과정을 밟는게 옳은가? 고민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컴퓨터 만지는데 강점이 있다보니 실험적인 부분에서는 wet만 줄창 하는 친구들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바보같은 실수도 제법 하게되고, 계속 그런 부분을 지적당하고 욕먹다 보니 그 과정에서 자기혐오도 심해지구요...
그런데 교수님이 저의 가능성을 보고 다른 연구실 구성원이 활용하지도 못하는 수백만원 상당의 GPU 연산시스템이나 고성능 컴퓨팅 관련 지원을 덜컥 해주셔서 책임감때문에 섣불리 관두겠다 말하기도 고민됩니다.
집안 형편이나 자식된 도리를 생각하면 얼른 취업해서 어머니 좋은 치료 받을 수 있게, 돈 걱정 덜어드리게 돈버는게 맞다는 생각이 드는데, 동시에 그렇게 했을때 내 커리어가 과연 AI로 모든 업무가 대체되는 시대에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어서 맘이 너무 무겁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3가지 정도입니다
1. 지금 자대 실험실에서 어떻게든 이 악물고 견뎌서 그냥 석사까지 달려서 학위 취득 후 취업하기
2. 일단 지금 랩을 나온 다음 학부 성적을 최대한 더 높이고, 경제적 지원이 더 잘 되고 성향과 맞는 실험실을 찾아 거기서 석사학위과정을 밟기.
3.석사 진학을 포기하고 최대한 빨리 학부취업 준비를 마쳐 학부취업하기.
저의 상황이시라면, 혹은 내 가족이나 지인이 이런 상황에 있다면 어떻게 조언해주고 싶으신가요?
너무너무 고민되고 혼자서 맘고생도 심하게 하는 중이라 이렇게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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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2024.03.14
현 실험실 석사들은 인건비를 어느정도 받나요? 넉넉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 제가 생각하는 최선은 지금 고생하더라도 학부성적, 현 랩 경험, 취업 준비 다 챙기시고 취업 후 2-3년정도 저축, 분야 관련 공부 계속 놓지 않으시다가 지금보다 지원 & 핏 더 좋은 랩으로 들어가시는것이 가장 현실적일듯 합니다.
사실 인건비가 아무리 잘나온들 여유있게 살 수 없거든요. 혹시나 병원비라도 내야한다면 턱도 없고... 그래서 일하시면서 여유자금도 조금 모으시면 도움이 될거에요. 또 일한 경험이 다 입학 및 학위 과정에 다 도움이 되니까요, 너무 조급해 하지마세요. 취업한다고 꿈 포기하는거 아니고, 오히려 더 좋은 자리에서 공부 하게 해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부모님 손 하나도 안벌리고 학부때부터 모든 생계비 다 벌었고, 연구직 코디로 일을 하다가 다시 학계로 돌아왔어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 하나도 틀린 말 아니더라고요. 여유 있는 집 친구들보다 훨씬 힘들게 굽이굽이 돌아왔지만 그만큼 저는 연구할때 효율성이나 끈기가 그 친구들보다 좋은편이더라고요. 화이팅입니다!!
2024.03.15
UST 석사입학추천이요. 경제적 부분, 어느정도 안정성에도움 UST KI** 또는 UST 화연.
2024.03.15
수백만원 gpu면 너무 저가(?) 장비 같은데요..
대댓글 1개
2024.03.16
시뮬전문방도 아니고 학부생에게 해보라고 사줬다는거치고는 괜찮은거 같은데요 보통 저런 경우 많지 않을듯요 누가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를 학부생을 위해서 수백의 PC를 사줌? 입장 바꿔서 좀 생각을해 보셈
2024.03.15
2 추천드립니다. 힘내세요
2024.03.16
제 억측이지만 시뮬레이션 독학한거면 그리 높은 수준의 시뮬레이션이 아닐 거 같아보여요 님 지금 그 기술로 실험 데이터 없이 시뮬로만 SCI 왠만한데 논문 낼수있나요? 님이 하고있는 시뮬레이션의 이론에대해서 알고있나요? MD 같은걸 하는게 아닌가 추측되는데 소프트웨어를 다루는건 단순히 오퍼레이터 수준의 작업이에요 MD를 한다고 하면 거기에 쓰이는 파라미터나 왜 시뮬방식을 쓰는지 아는게 중요하고 님이 필요하다면 시스템을 어느정도 변형할수있어야 하는데 특정 소프트웨어의 메뉴얼과 논문의 방식만 보고 따라하는 수준이라면 진짜 시뮬전공인 애들과 붙어보면 그냥 깨집니다. 컴퓨터와 코딩은 잘하는건 시뮬레이션 하는사람에겐 단순 도구일 뿐이에요. 통계역학이나 양자역학을 잘모르고 MD나 QM을 전문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한다고 하면 그건 알맹이가 빠진 겁니다. 시뮬레이션을 제대로 하고 싶으면 다른 연구실에가서 최소 박사까지 생각하고 공부하시는게 좋고 아니면 지금 연구실에서 습식 실험을 배우고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혼자서 하면서 논문 같이 써서 석사 마치고 박사나 포닥때 시뮬레이션 하는데로 가서 다시 배우는게 좋을 해요 습식 실험이 솔직히 어디서나 제일 중요해요 뭔가 만들지도 못하는데 시뮬레이션이 뭔 소용이 있나요? 물론 수순 이론 하면서 시뮬레이션 하는 사람들은 예외이지만 그 수준의 이론하는 사람 아니면 대부분 실험의 서포트로 시뮬레이션을 써요 님이 어떤 수준의 연구를 원하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습식 연구가 정말 중요합니다 님 지도 교수 꽤나 님한테 잘해주고 긍정적으로 보는데 거기서 습식을 배우는게 좋지 않을까하네요.
대댓글 1개
2024.03.16
그리고 모든 업무가 AI로 대체되진 않을거에요 적어도 님이 살아있는 동안에는요 또한 님은 지금 주변과 다른 특별한걸 하고있고 그게 미래에 거의 지배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것 처럼 이야기하고 있는거 같은데요 실험 해보면 변수가 너무나도 많아서 AI가 대체 하기 어려워요 AI로 여러 여러 예측 기술이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특정 상황에서만 좋은 예측으로 나오는걸로 알고있어요 결국 인간이 판단해서 연구를 해야한다는겁니다
2024.03.14
2024.03.15
20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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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6
2024.03.15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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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