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입시 얘기도 아니고 연구 얘기도 아닙니다. 여기 계신 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지만 그래서 더 여쭤보고 싶습니다.
가고 싶었던 모든 대학교에 떨어지고 상위 지거국에 입학했습니다. 형편에 굴하지 않고 혼자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부족했나봅니다.
내신 따기 힘든 고등학교를 간 것도, 부모님께 학원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 것도 다 저여서 아무도 탓할 수가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1년 2년 늦는 게 뭐 대수라고 망설이냐고 말합니다. 저도 이 공부를 오래 하고 싶은 만큼 학문에 진심인 사람들이 있는 대학교에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수능이든 뭐든 대학입시를 다시 하는 게 너무 겁이 나네요... 수능 교재만 봐도 도망치고 싶습니다. 이렇게 도전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서 또 괴롭습니다.
스무살은 철없이 노는 나이라던데 저 혼자 주제넘게 심각한 것 같습니다. 대학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하기까지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력감에 방황하는 중입니다. 길을 잃은 느낌... 길이 없어진 느낌이 너무 슬픕니다. 선배님들의 조언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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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개
2024.07.07
편입은 어떠신지요
대댓글 1개
2024.07.07
수능보다는 부담감이 덜하긴 한데 그 역시 하나의 입시를 치뤄야 하는 일이다보니 무서워서 생각을 쉽게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보니 입시를 넘어서 경쟁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 것 같네요... 그래도 학교를 옮기고 싶은 마음은 분명하니 찬찬이 정보를 찾아봐야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024.07.07
대학 입시에 좌절감 겪은 사람 수도 없이 많고 누군 미련을 놓지 못해 몇 년을 수능 다시 보는 데에만 쓰고, 누군 입시가 트라우마가 되어 바로 떠나버리기도 하죠. 결과에는 노력과 더불어 환경과 운,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이 복잡하게 관여합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본인이 어찌할 수 없던 것도 많으니까요.
저도 대학 입시가 난생 처음으로 겪는 큰 좌절이었습니다. 운 적인 요소가 컸기 때문에, 다시해도 노력과 무관한 결과가 나올거란 무력감에 바로 내려놨습니다. 남들 수능 끝났다며 놀고 있거나 자기계발하는데, 저는 개강 일주일 전까지 집에 퍼져있으면서 시간만 죽였어요. 근데 문득 개강 준비 하다보니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앞으로의 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댓글 2개
2024.07.07
그렇게 출신 대학과 무관한 능력을 키우는 걸 목표로 외부 활동을 많이 알아보고, 우물 안에 갇혀있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학교 안에서도 더 진취적인 친구들과 사귀려 했고요. 제가 무시하던 대학인데도, 존경할만한 멋진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부족하게 여기는 대학에서 수석도 못하면 불만 갖지 말자며 저도 공부를 참 열심히 했지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그 때 입시에서 실패를 맛봤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았고, 포텐셜이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위 대학 대학원 생활 해보니 좋은 대학에선 더 좋은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그건 학부 때의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대학을 좋은 곳으로 안 가도 된다는 얘길 하려는 건 아니고요, 핵심은 입시는 인생에서 첫 도전일 뿐이고, 앞으로는 기회도, 도전할 일도, 실패할 일도, 성공할 일도 참 많다는 겁니다. 그러니 사실 결과보단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더 중요해요. 10km 여정에서 1km 좀 지났을 때 발 좀 헛디뎌서 굴렀다고, 그걸 길을 잃었다고 부르진 않죠. 아프다고 울고, 상처 씻어내고, 툭 털어내고, 다시 일어나시는 경험으로 잘 남기시면, 오히려 나중엔 넘어졌을 때 또래보다 더 잘 대처하게 되실 거예요.
2024.07.07
말씀 들으니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집니다. 당장 어떤 대단한 노력을 한다기보다 주체성을 가지는 게 중요해보이네요.. 사실 수능이라는 하나의 경험과 그에 따른 결과에 미련을 버리고 내려놓는 게 훗날 부끄러운 일이 되진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말씀해주신 경험을 들으니 마냥 그런 것도 아니구나 싶습니다. 패배감과 무력감에 젖어 좁은 시야에 갇혀있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되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조언 잘 참고하겠습니다.
2024.07.07
저는 현재 학부생입니다. 저도 입시에 실패하고 지거국도 아닌 지사립 4년제 갔습니다. 저도 재수는 자신이 없었고, 대신 편입을 계획하고 준비하여 학교와 병행하여 서울권 대학으로 왔습니다. 작성자님은 그래도 상위 지거국이시니, 거기서 열심히 하셔서 대학원을 좋은 곳으로 가시는 것도 방법이겠고, 학부에 미련이 남으신다면 편입하시는 것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대댓글 2개
2024.07.07
확실히 댓글을 하나씩 읽으면서 길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편입 성공하신 거 축하드리고 저 또한 편입이라는 선택지를 한번 고민해보겠습니다.
2024.07.07
혹시 편입 계획 생겨서 도움 필요하시면 쪽지 주세요
2024.07.07
저도 연구가 하고싶었지만 수능망해서 원하는 대학 못갔었습니다. 대학가서 열심히 해서 지금은 sk 중 한곳에서 연구하고 있네요. 박사졸업하고 유학도 생각중입니다.
대댓글 1개
2024.07.07
조금 더 멀리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하게 연구하시길 응원합니다. 저도 그 뒤를 따라가고싶네요...
2024.07.07
제 20살이 생각 나네요 저도 수능을 너무 망쳤고 패닉이 와서 11월부터 3월까지 집 밖에도 잘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오래 처음으로 그렇게 쉬어보니까 힘이 나서 결국 수능을 다시 봤고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네요 20살엔 정말 대학이 전부 같고 수능만 떠올려도 무섭겠지만요 앞으로 인생에 정말 많은 것들이 채워질 겁니다 절대 학벌로 모든게 결정되지 않고요 취업을 한다면 프로젝트나 인턴 경험, 대학원에 온다면 학부 연구생을 통해 논문을 낸 경험이 있는지 등이 훨씬 중요합니다 물론 편입 같은 사항도 고려해보시고 입시가 두렵다고 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으면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건 깔끔하게 이 단계를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계속 그 시기에 미련을 남기고 있는게 제일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민 잘 마무리하시고 인생에는 더 많은 것들이 채워진다는 사실을 물론 지금은 이해가 안되겠지만, 알게 되시면 좋겠네요 응원합니다
2024.07.08
아니에요 지금 정신차리셔야 해요 지금이 달릴 때입니다.
2024.07.08
당연히 대학교 입시에서의 실패(주관적인 기준으로)는 엄청난 상처를 줍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학생들에게 그것만이 인생에서 유일한 중요한 가치라고 12년(혹은 더 길게) 주입하니까요. 이런 사회에서 입시로 인해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재능을 타고나서 실패를 단 한 번도 겪지 않았거나, 아니면 멘탈이 정말 우수하거나. 그리고 멘탈이 우수한 사람도 대부분 상처를 겪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멘탈을 기르게 됩니다.
누구나 괴로울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그러한 괴로워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깨닫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냐는 것입니다.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님께서도 대학 입시 때는 재수를 했고, 저학년 때는 방황했다고 스스로 밝히셨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한민국 출신 중 (국적은 미국입니다만) 손에 꼽히는 성과를 내는 학자시죠. 스무 살의 허준이를 보고 누가 이 미래를 예측했을까요?
물론 모두가 허준이 교수님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애기는 절대 아닙니다. 그 분은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계시겠죠. 그러나 우리가 허준이 교수님의 삶을 보고 느껴야 하는 것은 '역시 재능이 다야'가 아니라, 그 분이 인생의 힘든 시기를 거치며 어떤 사람으로 거듭났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대단한 것을 얻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글쓴님이 겪는 고통스러운 상황이 글쓴님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시키는 경험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2024.07.08
상대적 업적에 너무 마음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대학은 내 평생의 도전이겠지요. 그러나 대학이 아무리 대단한들, 그 4년 이후에도 수십년의 삶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엄격하다면 조금은 풀어주셔도 괜찮습니다.
2024.07.10
저도 그래서 지거국에서 편입했어요 yk로
2025.07.08
입시에 상처받을 수 있죠 지나가다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저도 의대에 가고싶어서 3년을 투자했고 원하는 의대에 가지 못해서 결국에는 포기를 하자 이랬었는데 최근에 결국 다시 편입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람마다 성공하는 때가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작성자분은 아직 나이도 어리고 창창하니 상위대학으로 가고싶다면 편입이든 어떤 방법이든 생각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가정형편이 된다면 더더욱 좋고요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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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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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2024.07.07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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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2024.07.07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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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2024.07.07
2024.07.08
2024.07.08
2024.07.08
2024.07.10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