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석사 과정 2년차 3학기중인 대학원생입니다. 최근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제 판단이 맞는지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글을 씁니다.
석사 1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점점 제 적성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문을 읽고 모르는 부분을 찾아가며 공부했지만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실험에서도 실수를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자신감이 떨어졌고 연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또 제가 처음 연구가 시작될 때부터 참여했던 실험이 없어서, 연구 배경이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매번 혼자 공부하면서 실험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실험을 할 때마다 그때그때 필요한 내용을 독학으로 따라가야 했고, 그러다 보니 항상 일을 ‘하나씩 쳐내는 느낌’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험 과정에서 교수님의 구체적인 조언이나 방향 제시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 “혼자 해결해보라”는 식이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행 연구 논문을 참고하거나 지인 타대 대학원생에게 유선으로 물어보는 등(저희 연구실에는 박사과정이 없습니다… 파견생1명이 전부..) 노력했지만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면 이전에 했던 실험을 다시 반복하게 되는 상황이 자주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실험을 반복하면 “왜 같은 실험을 또 하냐”는 식으로 혼이 나기도 했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수님께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이건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했던 얘기를 계속하게 하냐.” “네가 생각했을 때 이게 맞냐.” “노력을 해라 성의가 없다.“ 이런 식의 말을 거의 매일 듣다 보니 점점 위축되었고, 실험이나 보고를 할 때마다 큰 부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연구적인 조언보다는 이런 질책이 반복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게 되었습니다.
또한 교수님은 항상 “결과를 먼저 말하라”는 방식을 강조하셨습니다. 저도 그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했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긴장해서 과정부터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지적을 받았고, 이 상황이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석사 입학 때부터 계속 지적받던 부분인데, 혼자서 습관을 고치려 엄청 노력했었습니다. 그러나 교수님과 대화하거나 보고할 때마다 매번 혼나서 강박적으로 긴장하다 보니 과정 먼저 얘기하는 실수를 하고 그로 인해 또 혼이 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지금은 교수님과 대화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심장이 뛰고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연구가 잘 안 되고 실수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다 보니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 요즘은 논문과 직접 관련 없는 작은 실수에도 숨이 막히고 눈앞이 흐려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아침과 점심은 입맛이 없어 거의 먹지 못하고, 저녁도 간간히 라면 정도로 때우는 상황입니다. 잠도 자다가 새벽에 교수님 카톡이 왔나 확인하는 강박이 생겨 자꾸 깼다 졸았다 하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교수님이 밤늦게 퇴근, 아침일찍 출근, 낮에 오피스에서 주무심)
이런 상황이 1년 정도 계속되다 보니, 연구 자체가 저와 맞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제가 단순히 버티지 못하는 것인지, 제 능력이 모자란 것인지 계속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 계속 버티는 것이 저에게도, 연구실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자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계신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맞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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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2026.03.13
제가 생각했을 때는 연구 자체가 본인하고 맞는지 안 맞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요. 오로지 본인이 지금까지 느끼는 좌절감과 불안감으로 생기는 자존감의 하락으로 연구가 본인하고 안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1. 연구가 왜 잘 안 되고, 실수를 계속 한다고 생각하세요? 그 실수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 원인은 본인에게 있나요? 아니면 실험 장비? 실험 재료?본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원인인가요? 제대로 된 원리와 방법을 모르는데 실험부터 해서 발생한 실수인가요? 실수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의 횟수를 줄여나가야 되는 겁니다. 그렇지 못하면, 실수만 하다가 자퇴한 학생으로 끝나는 거에요. 내가 직면한 문제들 중에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거부터 차근차근 해결해보세요. 2. 본래 연구라는 것은 본인이 혼자서 하는 겁니다. 모르는 부분은 그때 그때 공부해가며, 자문이나 조언을 구할 곳이 있으면 찾아서 답에 대한 힌트를 얻고 그러는 겁니다. 박사 과정에 가면 혼자서 가설 세우고 설계하고 분석하고 논문쓰고 다 해야 되요. 그럼 질문이 하나 생기겠죠? 그래도 모르는 것은 가르쳐줄 수 있지 않느냐. 네! 가르쳐줄 수 있지요. 그럼 뭘 모르고 뭘 알고 있는지가 나와야합니다. 내 뭘 모르고 뭘 아는데, 모르는 것은 이렇게 저렇게 알아보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았다면, 그것이 제 3자(가령 지도교수)가 봤을 때 이런 근거로 찾은 해결책이 합리적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아니다? 그럼 어디서 본인이 막힌 것인지 알아야겠지요. 그 막힌 부분에 대한 조언을 교수한테 구해보세요. 그 때는 교수와 할 이야기 많을 겁니다.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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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