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한 주립대에서 사화과학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학과에서 추구하는 이론적 방향성이 제 생각이 일치했고, 또 지도교수님이 해당 분야의 대가이셔서 진학을 선택했습니다. 학부와 석사는 한국에서 했습니다.
외부에서 장학금도 받은게 있고 학과에서 TA도 해서 펀딩에는 큰 걱정이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코스웍입니다. 첫 학기에 9학점을 신청했는데, 진도도 매우 빠르게 나가고 과제량도 많아서 예습-수업-복습하면서 따라가는게 너무나 힘듭니다. 정말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나서 밥 먹는 시간 제외하고는 reading에 시달리는 것 같습니다.
학과 필수 과목에서 Reading이 매주 할당이 되는데, 학부와 석사 때 하던 전공이랑 달라서 새로운 이론들에 대한 내용이 많아 잘 읽히지가 않습니다. 제가 독해력이 이렇게 처첨한 수준이었나 절망하고 있습니다. 논문을 읽고 수업 때 discussion을 해야하는데, reading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새로운 생각과 방향을 제시하는게 교수님들이 박사과정에게 기대하는 수준일텐데, 힘들게 한 마디 한 마디 수업에 참여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이제 개강한지 3주 밖에 안되었는데 매일 밤 녹초가 되어서 집이랑 가족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지도 교수님한테 현재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또 하필이면 제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미팅이 취소되어서 말씀을 아직 못드렸습니다. 교수님은 지금 또 저를 새로운 과제에 할당하려고 하시는데 솔직히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코스웍이 이렇게 힘들지 몰랐습니다. 미국에서도 교환학생을 했어서 과제량이 많은 것은 알고는 있었는데, 몇 년만에 갑자기 박사과정 수준의 코스웍을 감당을 하려니 적응이 안되어 부하가 오는 것 같습니다.
정말 지쳐서 아무것도 못하겠는데 그래도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논문 읽고 있습니다. 근데 정말 이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코스웍에서 힘이 다 빠지니 연구도 할 의욕이 생기질 않습니다. 이 생활을 5년+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절망적입니다. 짐싸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듭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할 능력이 안되는걸까요? 빨리 판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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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낙천적인 쇼펜하우어*
2023.09.24
저도 미박 첫학기구요. 학사는 미국, 석사는 한국에서 마쳤습니다. 저는 공대라 상황이 님하고는 다를수는 있지만 모르는게 있으면 혼자 이해하려히지말고 오피스아워 때 교수님이나 TA 찾아가서 물어보거나 다른 학생들하고 디스커션하는게 가장 확실하더라구요. (모르는 학생들이라도 물어보면 보통은 도와줍니다.) 미국 학교가 한국 학교랑 수업에서 가장 다른 부분이 이거 같아요.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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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미국 코스웍은 한국이랑 아예 다릅니다. 경험하고 계시다시피 일주일에 공부/과제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몇배는 되죠. 마찬가지로 할당되는 Reading 도 아마 매주 과목당 1~2챕터씩 할당이 될 텐데, 처음에 숨막히시는 것 당연하고요. 저는 학기초에 열심히 리딩 따라가다가 결국에 한번 한읽기 시작하면 쭉 밀리다가 시험 전주에 밤새서 읽고 햇네요.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으면 챗 GPT 소챕터 하나씩 긁어다가 요약해서 읽고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다 그런식으로 하고 매주 다 따라가는 범생이 별로 없어요 ㅋㅋㅋ. 마음 놓으세요. 절대 Reading 그거 다 정독하라고 적어놓는거 아닙니다.
1학년이 원래 참 바빠요. 듣던 수업중에 정말 어려운 수업이 있었는데, 매주 내야하는 과제가 있어서 학기 끝날때까지 주말 하루는 풀로 박아서 과제 끝냈었어요. 1학기 끝나고 2학기로만 넘어가도 체감상 훨씬 괜찮아 집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교수님께서 주시는 과제에 한해서는 만나서 의견을 말씀드린다면 정상인 교수님이라면 이해해주시고 조율가능할거에요.
2023.09.24
2023.09.24
대댓글 1개
2023.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