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통합 4년차 자퇴고민 (6학기 이수)

안녕하세요 저는 석박통합과정 4년차가된 대학원생 입니다.
최근 다시 자퇴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있어 도움 받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겪은 일이 많아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단편적으로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1. 건강 문제
저는 원래 매우 긍적적이고 몸은 건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큰 질환 없이 건강하게 살아왔습니다.
대학원생활이 시작되고 1년 반쯤뒤에 갑자기 논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논문에 논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되었고 그 때 부터 교수님의 또다른 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들의 데이터를 모아 논문을 쓰게 된터라 일단 실험 데이터를 모으고 그 주제에 대한 논문 공부, 그림 등등 밤도 많이 지새면서 나름대로 실험도 추가로 하고 노력아닌 노력을 많이 했지만 돌아오는건 너가 한게 뭐냐부터 시작하여 내 금같은 시간을 너에게 써야하냐, 너만 들어오면 재채기가 난다는 둥 별 이상한 인격 모독적인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 때부터 몸에 하나 둘씩 고질적인 질병이 생겼고 무릎이 많이 안좋아져 입원까지 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제가 이제까지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 내가 원래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던게 다 가짜였는지,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자신도 없고 자존감도 없어지고 그냥 안개 속에 갇혀있는 사람이 될 정도로 정신적으로 많이 상처를 받았습니다. 공황장애 초기 진단도 받았었습니다. 당시에 정말 이제까지 생각도 못해본 정신적 상처 (저는 정신력하나만큼은 강하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와 몸이 망가지면서 자퇴를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나 책임감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않아서 스스로 벗어나고자 상담도 받고 건강관리도 하고 많이 노력하여 지금은 그 때보다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몸과 정신이 안좋아지고 있어 자퇴의 고민을 하게됩니다. 여러 일이 있지만..지금도 정말 쉬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일하고 (오피스에 1분도 안앉고 아침 9시 부터 새벽 1시까지 실험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그나마 뭔가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노력해도 논문을 괜히 써줬다, 공부를 하는거냐, 그 실험 남들도 하는거다는 등의 말을 교수님께 듣고 나면 건강 잃어가며 일한게 바보같고 정말 성취감도 없고 흥미도 잃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 때문인지 무기력하고 기억력도 안좋아지고 건강염려가 너무 됩니다.

2. 연구주제
일단 제 연구 주제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교수님께서 지정해주셨지만 어느 정도는 만족하였습니다. 하지만 전 기계공학 출신도 아니고 기계를 다루리라는 상상도 못했지만 연구를 하다보면 새로운 부분을 받아들여야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몇년을 사용하지 않았던 기계라 인수인계를 받을 선배도 없고 기계 관련 경험이나 지식도 부족하여 굉장히 고생 아닌 고생을 했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것 같고 이 쪽으로는 제 머리가 도가 트이질 않습니다. 교수님은 당연히 저에게 책임을 전가하시고 왜 이미 다 된 장비를 못하냐고 엄청 뭐라고 하시고요. 안되는 걸 하려니 흥미가 완전히 없어져서 하기 싫은 마음이 큽니다. 이 부분은 말씀을 드려도 봤지만 그래서 하기 싫다 이거야? 라는 윽박을 듣고 완전 쫄아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워낙 이런 상황에 노출되다보니 교수님 앞에만 가면 쭈굴이가 되서 말도 안나오고 공부한것도 머리가 하얗게 되고 말 잘못하면 혼날까봐 무서워서 말도 못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의 염려도 크고 연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애매해졌습니다. 더 이상 교수님께 안좋은 말 듣는 것도 질려버렸습니다. 저는 일찍 대학원을 시작해서 그렇게 늦은 나이는 아닙니다. 자퇴를 진지하게 고민하는데 자퇴후 인생 보는 눈을 좀 넓히면서 (저는 실험실 알바외에는 알바를 해본적이 없어서 늘 후회하고 살았습니다) 취업 준비도 하고, 운동이랑 치료로 건강회복을 하고자합니다. 진지하고 냉철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교수님은 석사 전환해줄 의향은 없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