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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졸업 후 표류하는 1인

2022.06.08

10

6509

안녕하세요. 박사 졸업한지도 벌써 5년이 되어버렸는데...
아직까지도 표류하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답답합니다.

제 전공 분야도 일반적이지 않고 제가 밟아 온 경로도 굉장히 특이해서
(특이한 학과는 아닌데, 제 분야 사람이 보면 저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
자세히 쓰기는 어렵네요ㅜㅜ

어쨌든... 박사 졸업하고 학교 강의도 좀 하고 이렁저렁 지내다가
현재는 스탓업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상황으로 박사 졸업 직후에 풀타임 일자리를 구할수가 없어서 파트타임 고수한것)
이제 저는 풀타임으로 전환해도 될 상황이 되었는데,
진퇴 양난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일하는 곳에서는 사실 페이를 막 세게 부르기도 힘들고
당장 제가 풀타임으로 일할만큼 제 할일이 많은 건 아니에요.
(일단 워크로드 높이고 월급을 더 주기로 했고 협의중이에요)
근데 사실 여기서 일하는건 재밌어서 더 있고 싶어요.
근데 현실적으로도 여기서 일하는 동안 논문 성과를 낸건 아니어서
다른 곳으로 당장 이직도 힘든 상황이고요. (논문이 너무 없어요 지금)

사실 올 초에 학교(서울 내 전문대)에 최종 합격했으나
비정규직+강의전담 나부랭이를 연봉 3천 중반대로 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포기했어요.
(나부랭이라고 표현해서 죄송해요ㅜ 근데 정말 그정도로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매년 계약인데 교수라는 껍데기가 의미가 있나 싶고...
그동안 강의하면서 즐겁기도 했는데, 전 성적 주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정직하게 주고싶은데 걔네들은 또 학점이 취업에 엄청 중요하잖아요.
교수라는 타이틀을 얻고 스트레스를 덤으로 얻고...
또 강의전담에서 정년트랙 넘어가는건 거의 불가능이니까요.

그럼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여기서 계속 일하지 그러냐? 라고
하실 분들이 많을거같은데...
저 스스로도 마음같아선 그냥 이 회사가 저를 풀타임으로 고용해줄때까지 혹은
제가 성과를 내서 어딘가로 갈수 있을 때까지 조금 더 있어볼까 하는 마음이 제일 커요.
근데 이제 서른 중반이 넘어가니 점점 불안해지고
어딘가 안정적인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집니다.

요약: 일 재미있음 + 편의 많이 봐줌 (유연근무 + 재택근무) but 성과(=논문)가 잘 나오지 않음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곳에 가서 이보다 좋은 조건(급여/유연근무)으로 일한다는 보장없음
(파트타임이지만 근무시간 대비 급여는 적지않음)
================================================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박사 졸업하고도 이렇게 부평초같이 떠다닐줄은 정말 몰랐네요...
정년이 있고 그 정년을 지킬수 있는 공공연구기관은 제 자리가 아닌가보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ㅜ

박사 졸업 후에 학계를 떠나서 잘 지내고 계신 분이 있다면...
부디 제게 조언을 부탁드려요.

+추가질문
제가 아카데미아를 기준으로 계속 생각을 해서 논문에 집착하는 걸까요...?
산업쪽에 있으면 논문 필요없을까요? (기술개발 직무 아님)
요즘 학위논문 퍼블리시 안된 마지막 꼭지 논문화를 하고 있는데,
논문을 쓰고싶다는 마음이 점점 사라집니다.
SCI부터 점점 낮춰서 투고해서, 이제는 KCI도 아닌 학술지에 냈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딴지를 반복해서 걸면서 계속 수정하라고...
예전에는 그 말에 공손하게 답을 했었는데 이제는 막 화가 나더라고요...
논문 쓴 시점으로부터 시간도 많이 지나고 해서 공식적인 저널에 내는 거에 의미를 두고
수정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답변을 다는 게 점점 힘이 드네요ㅜ

논문 쓰는게 싫을거였으면 대학원을 가지 말았어야되는데
대학원을 가는 게 어린 치기였고 도피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전공으로 학-석-박을 내리 해놓고 저는 왜 뒷북인건지...
대학원을 스트레이트로 간것도 갑자기 현타가 오면서 후회가 될때도 많습니다ㅜ
하,,, 요즘 너무 삶이 온탕과 냉탕을 오가서 밤에 잠도 안오네요ㅜㅜ
(일하는건 좋아요... 퇴근하고 집에오면 갑자기 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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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IF : 5

2022.06.08

미련갖지 말고 아카데미아 밖으로 살길 찾으세요. 지금 그 논문도 있으나 없으나이지 싶습니다.

대댓글 3개

2022.06.08

네 지금 정리하는 건 진짜 정리의 의미지, 뭔가 다른 용도(실적인정)로는 의미없을거라 생각해요ㅋ KCI도 아닌 저널인데요. 근데 늘 실적=논문 으로 생각했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려니까, 그럼 나는 뭘 할수있나? 라는 마음에 불안함이 커지는거같아요. (그렇다고 실적이 좋았던것은 아님)

IF : 5

2022.06.08

때로는 별다른 생각 없이 일을 진행하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특히 이런 경우에 더 그럴 것 같네요. 실적=논문의 틀 말고 그동안 가진 다른 틀에서도 많이 벗어나셔야 할 거예요.

2022.06.08

댓글 감사합니다. 정말 우물안에만 있다가 떠밀려 나가는 기분이어서 두려운 마음이 크네요. 짧게 적어주셨지만... 댓글이 힘이 됩니다.

IF : 2

2022.06.08

아카데미아 내려놓고 산업계 종사하는 방향으로 가시는게 맞겠는데요.
회사다니면서 논문 쓰는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박사과정때 투고된 논문 리비전 하고 마무리 정도나 가능하죠...
또 대다수의 박사가 산업계로 갑니다. 연구가 재미있는거 아니면 무리해서 학계로 갈 필요도 없구요. 요즘 학계 연봉은 박한데 산업계 연봉이 워낙 세서 회사 취업이 더 낫다는 분들도 계세요.
그리고 어차피 산업계에서는 논문 실적 별로 안봐요...
대기업 연구소 가실거면 최소한의 논문 숫자는 있으셔야겠지만, 지금 계신 스타트업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올리고 인맥 잘 쌓으셔서 거기서 풀타임+연봉 상승+지분을 노리시거나 더 큰 회사로 이직 하시는게 좋아보입니다.

대댓글 1개

2022.06.08

네... 작년까지도 아카데미아 (학교+정출연 같은 곳들)에 미련을 버리지못했는데, 이제는 진짜 떠나야할거같아요. 거기에 속했던 적도 없지만, 마음으로도 한줄기 가능성이나 미련(내가 거기 속할수있다던지 속하고싶다는 마음)을 버려야할거같습니다ㅋ 지금도 논문 써보려고 회사 말고 다른 연구팀에서 데이터 매니지 역할 맡고있는데... 너무 스트레스만 쌓이네요:< 그냥 제 해야할일 끝나면 팀에서도 나와야할거같아요(민폐는 끼치면 안되니까요)

2022.06.08

학계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지 인더스트리에 남고 싶은지는 글쓴이 님 마음 속이라 제일 잘 아시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학계로 다시 도전하고 싶으신 마음이 있으시면 지방대던 어디든 연구교수나 포닥 (5년이나 지나긴 했지만) 이라도 자리 잡아서 논문실적 쌓으시고 4년제 임용 도전해보실 수 있지만.. 확률이 낮기는 할 것 같네요.

대댓글 1개

2022.06.09

학계라서 가고싶은게 아닌거같아요ㅎ 그냥 중립적으로 보이는 그 포지션이 탐났던거같은데, 얼마 안되는 확률에 목매지않을려고 합니다ㅜㅜ 학령인구는 줄어드는 상황에서ㅎ 국박으로 계속 비전임이나 계약직 전전하며 아카데미아 커리어 쌓아봤자... 학교 못가면 다시 산업계로 나와야하니까요ㅎ 그냥 알고는 있는데 진짜로 산업계로 나와야한다는 현실과 아직도 뭔가 확실히 자리잡지 못한 저 스스로에 대한 후회 자책같은거죠 @@

2022.06.09

일반적인 곳이 아니라는 것이 크죠.
논문 말고 다른 실적은 없나요? 면허나 자격 같은 거요?
일반적인 산업계는 박사를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데 관련 산업계의 면허나 자격증이 있으면 처우가 괜찮습니다.

사실 산업계도 너무 다양하니까요.
일반적인 회사에서 박사를 원하는 건 기술개발로 찾는 것도 있지만 사실 글쓰기죠.
저는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오너가 본인을 대신할 사람을 찾는다고 생각합니다.
기획력이 있다면 그런 방향으로 오너가 못하는 거라든지 그 회사의 임원들이 못하는 것을 할 줄 안다면 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든다면 상당한 금액의 예산을 받아오는 거죠. 이 방법이 가장 간편합니다. 바로 회사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2.06.09

자리를 잡으려면 자리를 잡으려고 노력을 하는게 좋을것 같네요. 학계에 발담그는게 도움이 안된다면 눈 떼시는게 나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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