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수학이나 컴퓨터와 관련이 없는 공대생입니다. 부모님의 반대로 수학과를 전공하지 못하고 현재 군대도 다녀오고 학부를 이대로 마치겠지만 순수수학을 아직도 원합니다. 원한다는 정도를 표현하기가 힘들지만 좀 많이 심합니다. 그래서 석사는 순수수학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들어가고 싶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 영원히 학계에 남을 생각이 없습니다. 전 집에 돈이 많지 않아서 취업도 중요합니다. 하여 인생의 플랜을 잘 짜야 하는데 제 공학 교수님들은 수학 하나만으로는 너무 힘들다고 그냥 하지 말고 자꾸만 본인 랩실로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마음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수학에 미련이 너무 남았습니다. 수학 하나만으로는 안된다면 박사 졸업할 때까지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서 인공지능/러닝 쪽으로 염두를 하고 있을까 생각중입니다. 공대생이지만 수학이야 평소에 취미로 공부하던 것이고 프로그래밍은 매트랩이나 c언어 정도까지만 압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분야 사람들이 컴퓨터가 메인이고 수학이 곁가지 정도 될듯(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한데 저처럼 수학이 메인인 사람도 가능한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또한 굳이 인공지능 분야가 아니더라도 순수수학 박사과정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해외에는 많은데 한국에는 글쎄요. 수학과에 대해서는 구글에 쳐도 정보가 별로 없고 그나마 있는 것도 응용수학이니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게 있다면 도움을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잘 못 쓰는데 읽어주셔서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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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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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6
순수수학을 어디까지 진지하게 접해보셨는지가 일단 의문입니다. 단순히 고3때 진로를 틀어야했다는 것에 대한 아련함, 반감같은게 지금 생각의 시초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수학도 대단히 범위가 넓어서요. 가까운 분들 얘길 들어보면 진로의 관점에서도 이 분야는 저렇고 또 어떤 세부분야는 먹고살기 비교적 낫고 하는게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이 그냥 추억보정이지않나 생각하는 또다른 이유는 단순히 글에서 순수수학이라고만 하신다는 겁니다. 그렇게 안하면 안되겠다는 분야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과연 있었는가: 분야의 깊이와 넓이, 그것들 중 어떤게 나랑 맞을까하는 고민의 흔적이 최소한 이 글에선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공대생이지만 가까운 사람들 중 두 분이 순수수학을 하고계시는데, 큰 범주에선 각각 대수학과 위상수학을 합니다. 두 분야 모두 학계나 정출연 아니면 길이 없고, 오랜 포닥기간을 거쳐 빠르면 40쯤에야 정규직으로 자리잡는다고 들었습니다.
깐깐한 프랜시스 크릭*
2023.01.26
일단 학문으로써 인공지능 자체를 연구하는 theory 분야는 수학 및 통계학의 분과학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인공지능 황금기를 이끌고 있는 두 축인 CV, NLP를 AI와 동치로 보면 인공지능의 메인이 CS라로 볼 수도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그렇지 않습니다. Learning Theory, Statistical Estimation, Bayesian Inference, Optimization, Numerical Analysis 등이 학문으로써 인공지능 그 자체를 연구하는 분야이고, 따라서 이쪽은 수학, 물리학, 통계학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입니다. 위 중 일부 분야는 순수수학과 꽤나 닮아있습니다. 허나 접근법적인 측면에서 그 엄밀함이 닮아있다는 얘기이지, 연구주제 자체가 "수체계"인 수학과와 달리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주제는 "통계적 학습이론"으로 완전 상이하다고 보심됩니다. 따라서 본인이 순수수학을 추구하는 것이 접근법적이 측면에서의 엄밀성의 아름다움 때문인지, 수체계 라는 연구주제가 매력적인것인지에 따라서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넉살좋은 호르헤 보르헤스*
2023.01.26
그냥 취미로 하시는게..
2023.01.26
공대 어느 분야인지 모르겠는데 공대에서도 응용수학이라고 할만한 정도의 것을 하는 분야들이 많아요. 당장 전자공학만 해도 신호처리나 통신공학으로 가면 이론을 하는 사람들은 하는게 사실상 하루종일 증명만 하는거입니다.
2023.01.26
순수수학 전공하고 AI 로 연구하고 밥 벌어 먹고 살고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말씀드려서 애초에 학계에 뜻이 없다면 수학은 취미로 공부하시고 공대 대학원이나 조금 양보해서 통계학과로 가는걸 추천합니다. 수학과 석사 정도로는 그냥 발만 담그는건데, 솔직히 별 도움 안 되거니와 학부부터 기초를 안 쌓은 사람이 수학과 대학원에 가면 진입장벽이 좀 높습니다.
대댓글 4개
2023.01.26
안녕하세요. 일단 위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에게 답변을 하기에 제가 미숙하고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수학과 학부내용을 혼자 공부한 것이 전부이고 제가 정확히 수학의 어떠한 세부분야를 하고 싶다는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대학원에서 더욱 공부하면서 결정하고 싶었고 그렇게 순수수학으로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만약에 수학에 대해 제가 어떠한 한계를 느낀다면 빠져나갈 통로가 하나는 있어야 하기에 학계에 영원히 남을 생각은 없었다고 한 것이였습니다. 이런 무모함은 제가 수학을 더 깊게 안배우면 앞으로 후회할 것 같아서 선택하려는 방향입니다. 수학으로는 박사까지 가고 싶습니다. 학부기초는 평소에 공부하던 것이 있고, 대학원 입학 전까지 커버할 자신은 있습니다. 다만 순수수학으로 박사까지 가버리면 AI나 다른길로 빠지는 길이 쉬운지가 고민이였습니다. 주위에 수학 학부전공에 컴퓨터나 AI로 대학원을 가는 경우나 응용수학으로 대학원을 가는 경우는 있어도 순수수학으로 박사까지 가서 AI나 다른길로 가는 것이 쉬운 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컴퓨터 공부는 따로 할텐데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선배님의 경우에는 어떠한 길을 밟아왔는지 궁금합니다.
2023.01.26
저는 해석학 전공했고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harmonic analysis 연구했어요. 논문은 4편 정도 썼고 모두 저희 분야에서 JCR 15프로 이내라 꽤 인정받는 저널들인데, 제가 졸업했을 때 post-doc 자리도 별로 없고 교수 채용도 아예 전국적으로 수학과를 폐과하면서 점점 없어지는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예 커리어 전환을 위해 딥러닝 코딩 공부를 박사 말년 때 시작했어요. 저는 졸업 후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다행히 대표가 연구할 시간을 많이 줘서 탑학회 논문을 쓸 기회가 있었고 한 편 accept 되면서 연구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은 아예 수학 분야를 떠나서 일하고 있고요.
글쓴 분께서 저랑 같은 커리어를 밟고 싶다고 한다면 저는 솔직히 말리고 싶습니다. 혹시나 미련이 남는게 수학 공부가 아니라 수학 학위 아니신가요? CS나 통계학과 전공자들도 연구 얘기 나눠보면 대학원 레벨의 수학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간간히 보이고 논문들도 이론적인 성격이 강한 연구들이 종종 보여요. 글쓴 분께서 특별히 어떤 수학 분야를 연구하겠다고 마음 먹은게 아니라면, 수학을 많이 쓰는 AI 분야를 택해서 연구자의 길로 가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도 그렇고 수학과 미래가 좀 어두워요.
2023.01.26
제가 아는 수학과 박사 한 분이 유니스트 인공지능대학원 교수로 있다가 얼마 전 고려대 통계학과로 옮기셨다고 들었는데, 그 분한테 메일로 여쭤보세요.
2023.01.26
2023.01.26
2023.01.26
2023.01.26
2023.01.26
대댓글 4개
2023.01.26
2023.01.26
2023.01.26
2023.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