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후에 교수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요즘 들어 어떤 교수가 되고 싶은지 생각이 많이 드네요.
예전에는 랩실 빵빵하게 꾸려서 학생들 많이 키우고 방송에도 출연하고 하는 그런 교수들이 성공한 교수라고 생각 했는데 이런 케이스는 극소수고 거의 50대 이상 되신 예전 분들이더군요. 3-40대 교수들은 이런 경우가 별로 없는거 같고.. 40대 교수들중에서 방송에 좀 나오는 교수들은 있는데 학생 지도는 뒷전이라 여기 저기 말이 좀 나오고..
미국에서 유학중이라 미국서 교수를 한다고 생각하면 R1급 교수들 삶은 정말 팍팍하고 주말도 나와서 일하고 테뉴어 받았다고 해서 노는 사람도 없고 일주일에 하루 정도 겨우 쉬는거고.. 그렇다고 해서 기업에 있는 사람들처럼 받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이혼하는 교수들도 있고 애들이 있는데 애들한테 시간 못 써주는 교수가 태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수가 수입은 물가 비교하면 테크 기업들의 절반 수준..
그런데 최근에 아는 교수님이 대학원도 없는 학교에 있는데 일년에 거의 20만불을 번다고 하더라고요. 학교가 학교다 보니 연구 과제도 없어 연구 수당이 없는 대신 여름 겨울학기에 3-4과목씩 열어서 강의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계절학기로 버는게 7만불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학교에서 학생들 연구 지도 수당으로 1-2만불 정도 나오고요. 계절학기는 전부 온라인이라 이메일 하루에 한번 체크하고 시험도 다 온라인이라 나중에 성적만 내면 된다고 하면서 진짜 편하다고 하더군요. 학기중에도 하이브리드로 수업해서 일주일에 하루만 나간답니다. 남는 시간에 와이프랑 애들 데리고 놀러 다니고 그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년 수입이 물가 계산하면 실리콘벨리에서 40만 받는 엔지니어랑 맞먹는 수준이라 합니다. 테뉴어도 받았고 튼튼한 주립이라 망할 일 없고 컴싸라 학생들은 계속 들어오니 학과는 계속 커지고.. 들으면 들을 수록 이게 꿀 빠는 교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회사를 가면 대기업, 교수를 하면 큰 학교 그렇게 빡시게 하는게 성공이다 하고 생각 해 왔는데... 대기업보다 좋소 가서 편하게 일하면서 돈 더 받고 정년 걱정 없이 일 할 수 있다면 누가 대기업.. 그래도 대기업 가나요?
여튼 이율배반적이라고 할까.. 한국적 마인드라서 그런가.. 한국에서 지방대 교수가 인서울 교수보다 많이 버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당연히 큰 학교 좋은 학교 교수가 나은거라 생각 했는데.. 뭐.. 교수가 돈만 보고 하나 연구를 보고 해야지 하는 말도 이해 하지만 교수도 직업인지라 열정 페이 받는 교수는 되기 싫거든요..
교수를 희망하는 박사분들은 어떤 교수가 성공한 교수라 생각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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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개
쇠약한 윌리엄 켈빈*
2023.05.11
공대교수님들은 본인 연봉 몇배씩 다른걸로 버는 분들 많아요. 적어도 공대교수는 바쁘시지만 절대 돈 못버는 직업은 아닙니다.
2023.05.11
어떤 교수가 성공한 교수냐면 자신의 이론이 사람들에게 채택되어서 널리 사용되는 사람을 성공한 교수라고 생각합니다. :)
2023.05.11
본인이 소중히 여기고 인생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가치가 뭔지 정의해보셨나요?
예를 들어,
- 돈이나 좋은 차와 같은 “물질적 성공”인가요? - 각종 매체에 출연하며 주변에서 알아봐주는 “인기”인가요? - 학생을 가르치거나 고객를 만족시키는 “남을 섬기는 것”인가요?
이런 질문을 연구타입과 본인의 과학자로서의 역할에도 적용하면 자신이 좀 더 학계에 맞을지 인더스트리가 맞을지도 힌트를 줍니다.
글로 짐작보컨데, 여러 가치가 혼잡해있어서 지금 이러한 혼란을 겪는 것 같네요.
전 박사후 미국에서 남아 인더스트리로 갔는데 상당히 만족합니다.
언짢은 스티븐 호킹*
2023.05.11
뭔가 크게 잘못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님이 표현하신 꿀빠는 교수가 성공한 교수는 아닙니다. 뭔가 일은 최대한 안하면서 돈이나 명성은 많이 바라시는 것 같은데, 부탁이니 정말 연구에 욕심 있는 분들을 위해서 교수 지원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방송 열심히 출연하는 분들은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 분들은 자기 분야의 어려운 이론들 (그러나 이미 해당 분야에선 누구나 아는 이론들)을 대중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걸 잘하시는 분들이에요. 물론 이런 분들의 역할도 필요하겠지만 이런 분들이 보통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으신 분들은 아니에요. 본문에 말씀하신대로 자기 학생들 연구지도는 뒷전인 경우가 많죠. 물리적으로 연구와 방송출연을 동시에 잘할 수는 없습니다.
2023.05.11
교수가 되면 꼭 뛰어난 업적을 쌓아야 되나요? 직업적 안정성 때문에 교수를 하고 싶은거거든요. 거기에 돈도 잘 벌고 인기도 많으면 좋고요. 이게 윗대 선배 교수들은 좀 그런 케이스가 있던데...
어떤 교수는 버클리 나왔는데 후진 대학에 있어서 박사 때 몰던 시빅 아직도 몰고.. 어떤 교수는 50위권 나왔는데 꿀 빠는 대학 가서 벤츠 몰고... 어떤 교수 10위권 나와서 좋은 대학 갔지만 월화수목금금금 완전 갈리고 있고...
일단 교수 지원을 하기 위해서 스펙은 착실히 쌓고 있습니다. 동기 중에 페이퍼 수도 제일 많고 학회랑 학교에서 주는 상도 많이 받았고요. 정말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이렇게 평생 살고 싶지는 않고요..
대댓글 2개
춤추는 데이비드 흄*
2023.05.24
의대 갔어야.
IF : 1
2023.05.24
교수는 연구가 재밌고, 재밌는걸 하면서 학생을 키워내는 직업입니다...직업에 안전성이 일순위이면서 교수를 하시면 본인 학생들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죠. 왜냐하면 위기나 선택의 기로에 있을때 연구보단 본인의 안정성을 택하고, 최대한 일을 적게하는 방향으로 갈꺼니까요. 저는 성공한 교수의 정의를 자기 지도학생의 존경을 받는거라 생각합니다. 존경은 강요한다해서 생기는게 아닙니다. 교수의 생활과 학문적인 수준 그리고 교육자로써의 인성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탄생하죠.
2023.05.11
내가 하고 싶은 실험 맘대로하고 내가 일 하기 싫을 때 쉴 수 있는 삶?
2023.05.11
자기자신이 교수로서 하고 있는 일에 충분히 의미있음을 느끼는 교수가 성공한 교수겠죠. 무슨 특별한 일을 하는 교수가 아니라...
상처받은 존 스튜어트 밀*
2023.05.11
테뉴어 받은 뒤에 퍼져버려도 어쩔 수 없겠죠. 하지만 글쓴 분이 원하는 걸로 보았을 때는 가성비가 낮은 직업이 아닐까 하네요.. 대부분은 교수 되기까지의 불확실성과 어려움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교수라는 편한(?) 직업을 위해 학위를 한다”는 건 대체로 성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2023.05.11
언론 보도 나고 이런것들.. 즐기는 교수도 있지만, 그런거 싫어하는 교수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대생 너드 이미지인 사람들중 극한인 사람들이 교수로 가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언론보도는 과제 실적등을 보여주기위해서 최소한으로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론보도라고 하면 YTN, KBS와 같은곳에 생방송이나, 다큐처럼 나오는걸 말씀하실텐데, 보통 하기싫어서 건너건너 가다가 짬없는 교수가 맡는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연구중점대학에 가셔서 연구만 잘하시면, 그런기회는 많이 올겁니다.
2023.05.11
2023.05.11
2023.05.11
2023.05.11
2023.05.11
대댓글 2개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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