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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을 옮기는 것에 대하여

IF : 2

2023.08.11

33

26086

안녕하세요.
현직 조교수입니다.

연구실 세팅하려니 빡세네요. 학생들 관리하기도 힘들고요.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연구실 들어가고 나가고 하는 것에 대해서 글이 보이길래 한 번 의견을 남겨봅니다.

과제 수주 (인건비 포함), 랩 세팅, 논문, 행정... 너무 바쁜데 학생 연구를 지도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네요.

그거 하려고 교수한 것이지만 인간적으로 피곤할 때가 많아요. 뇌가 잘 안 돌 땐 쉬고싶은데 그러지 못할 때 현타가 오고, 마침 학생이 뻘소리를 하면... 평소엔 그러려니 하다가도 급 심호흡을 하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교수도 인간이라는 걸 한 번만 생각했음 좋겠네요.

인간 대 인간의 관계이니, 튀고 그런 것 하지 말고.. 연구실을 옮길 거면 노티스하고 옮기고 학부연구생만 하고 싶은데 석사 들어가겠다고 뻥치지 말고 (하다가 좋은 기회로 옮기는 것 말고) 뭐 그런 것들을 지켜줬음 하고요. 본인 하고싶은 것 하겠다는데 아쉽고 괴롭겠지만 그 마음 관리도 교수 책임이니까, 맘 좀 정리하게 노티스는 했음 하는 거에요.

교수가 여러분 인생을 책임지진 않지만 학위 기간 동안은 책임지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합니다. 전 학위할 때 길 가면서 교수님이 2년 뒤엔 더 좋은 과제를 많이 땄으면 좋겠다 어떡하지 이런 고민 안 했어요, 여러분도 안 하잖아요?

근데 교수는 잠 자면서도 해야한단 말이죠. 인간 하나를 다른 인간 미래를 위해 고민 많이 하는 교육자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학생 본분을 열심히 하면서 성장할 수 있구요. 상처주고 저 놈이 변해가는 걸 목격할 수도 있겠죠. 버터플라이 이펙트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여러분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저한테 도움되지도 않는 이런 얘길 하는 이유는, 그 태도가 여러분 앞으로의 인생을 책임질 거 거든요. 순간 불편하다고, 내 이익을 취하겠다고 똑똑한 척 해봤자 마음도 불편할 것이고. 사람은 별로 현명하지 않아서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책임보다 자기 이익이 우선인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들만 주변에 남기지 말았음 합니다.

졸업해서 교수랑 친구처럼 적어도 잘 지내는 사람들 있어요. 다들 이런 고민을 하고 제대로 부딪혀봤던 사람들입니다. 사회 나가면 생~각보다 사람 관계가 너무 중요해요. 이미 자리잡은 인생 선배 하나 만든다는 생각으로 진정성 있게 행동했음 좋겠습니다. 애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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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3개

2023.08.11

개인적인 생각인데, 학생이 교수한테 민폐를 끼치는 케이스보다는 교수가 학생한테 이런저런 잡일시키고 갑질하는 케이스가 더 많지 않을까요?
말씀하신 학생들의 행동이 분명 잘못된건 맞지만, 학생들이 과도한 일감 혹은 연구실을 이탈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두려움이나 보복 등 때문에 지도교수와 제대로 된 소통없이 나간다는건,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많은 연로한 괴수들이 만들어 낸 문화도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연구실이 더 많겠지만, 이건 확실히 대한민국 학계의 악습임에 틀림없으니깐요.

대댓글 8개

2023.08.11

두려움이나 보복이 두려워 소통없이 나가는거랑, 애인에게 말할 용기 없어서 잠수이별하는거랑 같은 메커니즘이네 결국ㅋㅋㅋ

2023.08.11

교수님은 저런 종류의 학생을 머라하려고 적은 글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는데 피해의식에 의해서 그렇게 받아쳐야겠어요? 교수님은 이런 학생들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도 상처는 받았지만 흑화하지 않고 앞으로 커나갈 여기 김박사넷 후배들에게 좋은 조언 해주려고 힘들게 글 적은 거로 보이는데요?

2023.08.11

제 주변에선 최근에 임용된 분들은 그러시는 분은 별로 못봤습니다. 오히려 학생들을 최대한 배려해주시는데 학생들이 개념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연로한 교수님들 중 상당수가 권위의식이 심하신것 같습니다

2023.08.11

맞습니다. 과거 그런 교수님들 많지만 지금 젊은 교수님들 중에 이상한 분들 몇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 학생들 인권과 여러 편의를 고민 많이 하십니다.

2023.08.11

베버님은 뭐가 그렇게 아니꼬우신거죠..? 제가 작성자님한테 얘기한 것도 아니고, 대부분 교수가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연로한 교수가 있는 연구실에서 그런 문제가 있다는거죠.
요즘 신임교수들과는 전반적으로 거리가 먼 얘기겠지만 애초에 학생과 교수 간의 갑을관계 문화부터 잘못됐다라는 첨언도 못할 정도인가요? 전 작성자님의 얘기도 충분히 공감하는데요

2023.08.11

공감 하셨다니 님말이 다 맞습니다.

IF : 2

2023.08.12

댓글 글쓴이분 말씀에 공감합니다. 종종 저도 봬요, 학생들을 미래 없는 순간 흘러가는 인간으로 보는 분들... 실적이나 숫자로만 보는 분들... 등등.

근데 나름 관심을 가지려고 해도 당사자가 아니니 학생들이 얼마나 힘든지 제가 잘 모르더라구요. 이럴 때 학생들이 와서 이야기해줘서 알게될 때가 많고 사실 많이 배웁니다. 용기에도 배우고, 이런 부분은 저런 방식이 더 낫겠구나 하기도 하고, 학생이 좀 얕게 생각한단 느낌이 들면 가르쳐주고, 고맙다하면 그걸로 좋구요.

교수도 사람이라는, 학생 행동에 많은 것을 느끼는 유기체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아끼는 학생이 나간다고 하면 굉장히 섭섭하겠지만, 동료 교수님들이나 친구들과 나누고 다시 힘내서 다른 학생들과 연구 지속하기 위해 다른 계획도 짜고 축하도 해주고 뭐 그렇게 되더라구요. 보복할 맘은 사실.. 서운함에 학생 안 믿는단 분들은 많이 봤어도 보복하는 분은 아직은 제 주변엔 없었어요. 말마따나 쓰레기가 아닌 이상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좀만 용기내서 잡일이 너무 많이 몰리는데 조금 줄여주실 수 있나요, 이러저러한 기회가 생겼는데 어렵지만 빨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요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연구에 집중이 되지 않는데 이 일이 끝나고 잠시 휴가를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등등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 사이 일인데 서운할 수도 있고 좀 티격태격 댈 수도 있지만 그게 풀리면 또 다음이 있고, 그런 경험을 통해서 배우고 나가서 또 어른스럽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하는 거랑은 천지차이에요.

+ 나이와 상관없이 어른이 아닌 분들은 얼른 퇴직했으면...
염세적인 알렉산더 플레밍

IF : 1

2023.08.12

교수랑 학생의 이분법적 사고로 걸라놓고 이야기하네 ㅋㅋㅋ 교수 입장에사 너같은 지능이면 조지고싶어질듯

2023.08.11

아마 아니겠지만, 글을 읽으니 꼭 저희 교수님 같아요. 바쁘신 와중에도 저보다도 저를 더 많이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서 항상 감사드리고 교수님의 제자일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해요. 앞으로도 더 좋은 학생들 만나 좋은 연구 하시길 바랍니다.

2023.08.11

저도 윗 분처럼 제 교수님이 글을 쓰신 것 같아 움찔하면서도 죄송하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교수님

2023.08.12

저희 교수님은 친구같으면서 형같고 어른같고, 아는것도 많고 경험도 많아서 진짜 좋은데 제 욕심이 주어진 현실에 만족을 못하게 만들어서 자꾸 눈이 밖으로 나가네요
차라리 교수님이 성격파탄자에 나쁜사람이었음 그냥 단물 쏙 빼먹고 튀겠는데 그러기엔 또 너무 좋은 분이라..
심심한 윌리엄 셰익스피어*

2023.08.12

버터플라이 이펙트 ㅋㅋㅋ

2023.08.12

교수도 인간 이지만 학생도 인간입니다. 솔직해지시죠, 더 좋은 학교에서 더 좋은 펀딩으로 조건주면 뒤도 안돌아보고 가실분이 ㅋㅋㅋ. 너무 진부한 가스라이팅 레퍼토리네요....

대댓글 1개

IF : 2

2023.08.13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지금 보니 좀 넋두리를 한 것도 같고.ㅎㅎ

세상에 좋은 기회와 조건이 널려있다는 건 잘 알고 있고, 교수보단 학생한테 기회가 더 많고 결정적인 선택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제 밑에서 석박한 학생들 미래에 좋은 연구 테마와 기회가 있도록 이리뛰고 저리뛰고 고민하는데, 스스로 기회를 찾아 나간다면 것도 기특한 것이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만 좀 줬음 해요. 잠수타거나 최후까지 버텨서 프로젝트 평가나 기회 다 엎지 말고, 결정되고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말을 해주고... 그게 말하기 버거울 수 있다는 게 짐작은 되지만 용기를 내주십사. 하고 가스라이팅을 해봅니다.

2023.08.13

당연히 교수도 유기체고 학생도유기체고 다 그랗게 생각하고있을겁니다. 교수가 대단히 특별한 직업도 아니고 여럿 직업중 하나인거에요. 본인은 힘드시겠지만, 어느 직업군에 있던 관리자 직급정도되는 사람은 대체로 겪는 상황일겁니다. 잘 이겨내시길 바랄게요.

2023.08.13

그리고 현직 관리자 위치에있는 분들이 즐겨하시는 말씀을 작성자님께서 하시는것같은데, 본인이 하시는 일이 학생들이나 팀원을 위한 동분서주하는 것이라 말씀하시는게, 시니어 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서 매우 거북스럽게 들리긴 하네요. 결국 그 과장에서 본인이 가장 성장할 것이고 이득을 볼터인데요. 그저 교수나 학생이나 하나의 인격체로서 본인의 역할을 해나가는 겁니다.

대댓글 1개

IF : 2

2023.08.13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성장하는 과정에 있으면서 헤아리지 못하는 점 있는 줄 깨닫습니다. 익명을 빌어 솔직하게 말하고 또 감사하게도 의견들 남겨주시니, 부족하고 모자란 점 성찰하게 됩니다. 많이 고민하면서 본인 역할 잘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3.10.17

제가 원생을 입장으로 생각했을땐...
튀고 마음바뀌고 이런건 어쩔수 없습니다...

인간대 인간 관계보다
학생 자신의 인생이 더 중요하니까요.
교수님이 자기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으니까요.
등록금도 자기돈으로 내며 다니는게 대부분이니까요.
전 오히려 학생의 선택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댓글 2개

2023.10.17

당연히 뭐시키려고했는데 마음바뀌어서 안한다고하면
교수님께서는 머리가 아프시겠죠...
그렇지만 학생도 교수님과 똑같은 인간입니다.
더 좋은 선택 조건이있으면 당연히 거기에 가는게 맞겠죠...

IF : 2

2023.10.18

그럼요^^ 충분히 이해하고 저희 연구팀에서 타 학교로 진학 원하는 학생도 존중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충분한 의사소통 없이 혼자 고민하고 결론내리고 인간관계를 망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글 적고 시간 지나고보니 많이 격양되어 썼던 것 같은데, 좋은 말씀에 다시 한 번 학생들의 선택을 더욱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2023.11.24

교수님 전 교수님이 철학을가지셨으면 좋을거 같습니다. 앞으로 잘하실거라 믿습니다.

IF : 1

2024.01.11

교수님 글 읽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구구절절 잘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격양된 어투도 아니셨습니다. 정말 덤덤하게 쓰셨구요. 저는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올라오는 커뮤니티라 여기에서 학생들의 진심어린 글을 많이 접하는데요. 같은 입장으로서 교수님들이 이렇게 올려주시는 글에 힘이 나기도 합니다. 어디에 계시는지 모르는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이런 글들을 캡쳐해놓고 먼 훗날 자리를 잡고 후임들을 받는 직급에 올라서 이런 글들을 다시 한번 봤으면 좋겠습니다. 많은걸 느낄겁니다. 저도 학생 때는 안보이더라구요. 아니 못 봤다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자리에 앉고 보니 많은게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 지도교수님이 너무 감사합니다.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줄꺼라 생각합니다. 교수님 우리도 그랬듯이 지금의 우리 학생들도 그럴껍니다. ^^

2024.01.31

대댓글 1개

2024.01.31

오타인데 죄송합니다. ㅠㅠ 삭제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2024.05.24

좋은 교수님이시네요
시간이 지나면 교수님의 희생을 제자들이 깨달을 거에요

2024.06.09

현직 교수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중간에 학부연구생 하다가 연구실 옮기는 것은 이해 안됩니다.
그럴러면 학부연구생을 시작시에 확실히 본인 마음을 말해주고 시작해야 맞습니다.
과제나 연구의 경우 교수는 최소 1년뒤를 바라보고 시작합니다.

학생들도 미래를 위해서 옮길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갑니다. 그러면 그렇게 이야기 하고 학부연구생 지원 하던지 해야겠죠.
교수님마다 그래도 괜찮다는 분들도 있고 난 절대 안된다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거기에 따라서 진행되면 되는 것입니다.

취업이나 다른 학교 진학을 위해 학부연구생을 지원하는 학생이 많아 보입니다. 진짜 연구가 안맞아서 그만두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취업이나 다른 학교 진학을 위해 디딤돌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해보면 진짜 젊은 꼰대입니다.
이렇게 자기스스로 옮기고 하려면 연구아이디어나 논문을 만들고 들고와서 교수님과 연구 동료처럼 상의하고 토의해야 맞습니다.

대댓글 2개

2024.06.13

그렇게 말 안 하면 학부연구생을 안 붙여주니까 그러죠

2024.09.08

그런데 왜 학부 연구생을 하려고 하지요.
교수와 대학원은 자선단체가 아닙니다.
Give-and-take가 작동하는 사회입니다.
학부때는 내가 돈내고 학교를 다니지만 대학원의 경우는 내돈을 내고 다니는 것이 아니고 집단에 속해서 그 조직어허 필요한 것을 하면서 이를 통해 배우고 자기의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 입니다.
교수 입장에서는 실험실 들어올 학생과 학부만 마치고 다른 곳에 소속될 사람과 차이를 두고 지도하는ㅇ것은 너무 당연한 사실입니다.

2024.06.29

제가 이런류의 고민으로 엄청 고민중인데 혹시 답장가능할까요??
원래는 자대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려 학부연구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반대와 인간관계 문제때문에 타대를 가고싶어하는 상태입니다
제가 자대 대학원에 진학안하면 랩장이 사라지며(석사1차에게 랩장을 맡김) 크고작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교수님께서 매우 노하실거같은데 평소 존경하며 저를 아껴주신 교수님께 너무 죄송할거같습니다
더군다나 비슷한 분야로 진학할예정인데
그래도 교수님께 말을 번복해서라도 타대 가고싶다고 말을 번복하고싶다고 말씀을 드려도 될까요? ㅠㅠ

2024.07.06

저는 학생들 갈라치기하고 (혹은 내부 정치질 알고도 묵인)하며 자신 마음에 안들거나 별로 친하지 않은 학생 팽해버리는 교수를 봐왔어서... 약간 공감은 어렵지만.. 화이팅..

2024.07.28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누가보면 월급 500씩 주는줄 ㅋㅋ

대댓글 1개

2024.08.08

월 50만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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