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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지도교수님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요

도도한 찰스 다윈*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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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1도 없이 알바 뛰며 졸업했습니다. 죽든 살든 교수님이 전혀 도와주신 바가 없고 어렵게 쓴 논문은 읽지도 않으시고 저널에 투고하셨습니다. 논문에 관해 지도 받은 게 거의 없는데 원고에 아무런 손도 안 대셨고 영어도 고쳐주신 바가 없습니다. 사실상 APC 지불에만 관여하셨지만 credit에는 온갖 명분을 생각해내서 이것저것 하셨다고 넣어드려야 했네요. 졸업 때라 실적이 급한 제 상황은 전혀 상관 안 하고 두 번째 논문을 바로 저널에 투고 안 하시고 컨퍼런스부터 가져가셨습니다. 그걸 본인이 발표하고 주목 받으신 다음 또 수정하고 저널에 투고하라 해서 취업 시장에서 반 년이 딜레이 됐어요. 그렇다고 학생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지도교수님은 또 아닌 게 이뻐하는 제자 하나는 주구장창 이뻐하며 박사과정 내내 먹고 살 길 다 마련해주셨네요. 이것이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대우에 어느 정도 차이를 두는 것인가 생각하려고 해도 너무 극과 극이라 제가 왜 이 정도로 소외되어야 했나 서러운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반전은....ㅎㅎ 이때까지 서운한 부분만 말했지만 덕분에 강하게 컸다는 겁니다. 솔직히 APC 문제만 해결되면 교수님 도움 없이도 단독 연구 가능하고 제가 원하는 다른 교수님들 모시고 논문 투고 할 수 있을 자신이 생겼습니다. 어쩌면 교수님이 이걸 노리고 혹독하게 키웠는가??? 좀 헷갈리기도 합니다. 서운한 부분 7줄 칭찬 2줄인데 분량은 적지만 이게 효과가 좀 셉니다.

이 교수님은 좋은 교수님으로 기억해야 하는지 나쁜 교수님으로 기억해야 하는지 헷갈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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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2024.03.07

척박한 땅에서 꽃을 피웠으니 꽃이 강한 거겠지요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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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7

해병대 악마교관 비슷한 느낌인건가
놀란 게오르크 헤겔*

2024.03.07

별로 좋은 교수님이 아니신게 맞고요. 강하게 크신 건 그냥 글쓴님 본인이 스스로 잘하셔서 그런거지 교수 덕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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