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진학 고민

안녕하세요? 기계공학과 4-2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어느덧 벌써 학부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네요. 석사 졸업을 목표로 자대 진학을 앞두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 고민글 하나 남겨봅니다.

저는 2학년이 끝난 직후의 겨울 방학부터 현재까지 학부연구생 활동을 해왔습니다. 초임 교수님이신지라, 아무래도 실험 셋업 등으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또한 제가 맡은 바는 단기간에 실적을 내지 못하여 논문 작성은 해보지도 못한 상황입니다.

올해 초, 교수님께 대학원 진학 의사를 밝혔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아직 논문의 실적은 없지만 그 과정이 꽤나 재밌다고 느껴졌기에 힘들어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마음이 뒤숭숭하니 진학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하네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연구 분야와 취업 시 직무와의 적합성
2. 조력자가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3.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찾지 못함

1. 제가 맡은 연구 주제는 열에너지 관련 입니다. 부족한 식견이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 분야를 다루는 회사는 거의 드뭅니다. 물론 제가 원하는 회사의 원하는 부서와 완전히 핏한 연구를 하리란 매우 어렵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연관성이 있다면 나쁠 게 전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석사만 한다면 기껏해야 2년이라 '니가 뭔데? 전문가는 아니잖아?'라는 견해도 십분 이해하고, 전해 듣기로는 석사 주제는 크게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완전히 맞는 말은 아닐 수 있어도, 본인의 석사 과정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직무와 연구 주제와의 적합성이 걸리네요.

2. 현재 위로 석사 과정 1명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하고 있는 형님이십니다. 선배도, 동기도 없이 혼자서 묵묵히 하시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생 랩실이기에, 그 형님과 저는 연구 주제가 다릅니다. 물론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형님대로 매우 바쁘시기에 아무래도 저 혼자 꾸려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꽤나 오래 진행한 주제이기에 익숙하여 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연구 주제에 대한 걱정으로 교수님께 다른 주제 또한 공부하고 싶음을 말씀드려 따끈따끈하게 시작한 참입니다. 문제는 교수님도 새로 시작한 분야에 대해 잘 모르십니다. 하지만 당신은 빠른 진도를 원하시기에 많이 부담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물론 혼자 개척해나감으로써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석사 2년의 짧은 과정에서는 효율이 그리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대 대학원을 준비할까, 취준으로 돌려버릴까 여러 생각이 듭니다.

3.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전 어떤 일을 해도 상관 없을 듯합니다. 자동차 분야도 좋고, 에너지 분야도 정말 좋습니다. 건설도 좋구요. 성격상 어느 일이든 맡게 된다면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앞서 첫 번째로 말씀드린 이유로, 취업의 걱정이 들었고 그렇게 다른 주제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 주제는 원래 하던 것에 비해 보다 범용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사람이라고 해서, '난 이 일만 할 거야.' 이렇지는 않을 것이지만, 다들 어느 정도의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조금의 회의가 듭니다. 더군다나 대학 동기들은 이제 취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자격지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러한 고민을 갖게 되었네요. 물론 어린 생각에 잠깐 드는 고민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생각도 정리할 겸 긴 글 남겨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십시오 :)


+다른 글들 보면 학교와 학점 이런 것도 남기던데, 저는 중경외시 라인에 3.94/4.5 정도 됩니다. 막학기인데 학점을 꽤나 많이 들어서 좀 지치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