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연구실은 과제 위주의 연구가 진행되며 석사의 경우는 과제를 수행하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됩니다. 물론 알고 들어온 것은 아니고요. 들어온 이후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논문도 쓰고 싶고 주체적인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와서 하게 된 일은 박사 과정이 드라이브하는 과제의 실험을 하고 제가 만든 발표 자료를 박사 과정이 발표하는 등 예상했던 것보다 더 수동적으로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배우는 일이 재밌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제 자신이 남의 실험과 일을 대신 해주는 단순 오퍼레이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이번 달에 제가 실험을 대신 해준 주제로 박사 과정이 논문을 내기도 했고요.. 저도 같이 밤샘하고 주말 출근도 했는데 공저는 써주실 줄 알았습니다. 이것에 대해 작은 항의를 해보긴 했는데 박사 과정이 논문의 유무가 더 중요하다고 다들 말씀하셔서 내 욕심이었다 생각하고 잊기로 했습니다.
개인 연구로 과제 세부 파트를 발전시킨 쪽이 있는데, 박사 과정들이 제가 개인적으로 읽은 논문들과 공부한 것들이 궁금하다고 하여 제가 아는 것들을 발표하는 형식의 세미나를 연 적도 있습니다. 제 감정이 옳은 건지 모르겠지만 전 이때 화가 났습니다. 저보다 연차가 몇 배는 많이 쌓인 사람들이 저와 같은 석사들에게 뭘 가르치려고 세미나 한번 연 적이 없으면서 제가 열심히 공부한 게 궁금하다고 세미나를 여는 게 저를 무슨 논문 요약해주는 AI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박사 과정들은 석사는 시키는 일만 2년 하다 졸업하면 된다고 꿀이라고 말하고는 합니다. 효율성을 따졌을 때 오래있을 사람이 배우는 데 오래 걸리는 일을 하고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일을 하는 게 맞지만 금방 떠날 사람이라는 이유로 내가 뇌를 덜 쓰는 일을 하고, 남의 시키는 실험만 해야 하나? 나한테 아예 프로젝트 하나를 맡길 수는 없는가 잘할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매일 몰려옵니다. 이젠 졸업까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과제 드라이브는 힘들겠지만요.
이렇게 글을 써봤자 연구실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테지만 속이 답답해서 한번 한탄 글을 남겨봤습니다. 작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MAX 상태였는데 글을 쓰고 나니 좀 후련하네요 ㅎㅎ
아직 어려서 사회생활을 한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점차 익숙해져야 될 부분일까요? 혹은 좀 더 자기 주장을 해봤어야 하는 부분일까요? 현명한 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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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2024.12.03
네 시키는 일만하시고, 추후에 좀 더 연구가 욕심나시면 박사과정하시면서 PI가 될 수있게 운영, 지식, 오퍼레이터 등 익히시면됩니다. 석사과정들은 지식의 한계가 있어서 잘 모르시겠지만, 박사과정하면서 공부하다가 시간 지나고 보면 그때 그 일 했으면 ㅈ댈뻔했다 느끼실수있어요. 뭐든 공부와 실험스킬을 터득하고나서 진행해야합니다. 그래야 시간낭비를 안해요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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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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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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