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석사 하는 후배와 술을 조금 했어요. 첨엔 과제를 첨 맡아서 로드가 많이 걸려 힘들어하길래 위로한답시고 마셨는데, 화제가 돌고 돌아 새로 들어올 친구 이야기가 되었네요.
경남 부산권에 있는 국립대학에서 학위한 친구이고, 코스모스 졸업 후에 반 년 동안 연구원으로 있는데요. 재롱 잘 부리고, 밝고 좋은 학생으로 있는 듯 했어요.
근데 11월 초 학회를 함께 다녀온 이후 태도가 뭐랄까요.. 거만해진 듯함을 느낍니다. 저희 랩을 좋게 봐서 하는 말도 있겠지만, 소위 좋은 학교가 아닌 곳의 발표는 수준이 낮다. 내가 있던 학교의 연구실은 맨날 교수님이 시키는 것만 하더라. 매번 12시 땡하면 일어나서 밥먹으러나 가고, 연구 이야기는 안하더라.. 동기들도 있는데 너무 말이 안통해서 답답했다... 자기들이 부족하면서 나보고 나댄다고 하더라... 라나요...
처음엔 자기가 부족하니까 자기를 보호하려고 너를 깎아내리려 했던거야. 너만 잘되면 돼 라고 해줬지만 후배 생각도 듣고 나니 돌아가는 길 내내 많은 회의감이 듭니다.
자신의 꼬리표는 항상 남으니, 어디서나 자신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항상 겸손하고, 겸손해야 한다.. 라는 것을 카운터 박사님들께 듣고 지낸지라 이러한 경험이 새삼 새로 와닿네요. 편견으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찬 바람 맞으며 기숙사에 들어가는 길에 그냥 괜히 감정이 북받쳐서 일기쓰듯 써봤어요.. 다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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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2024.12.08
그런 사람도 있는 겁니다. 누구도 같은 생각과 인격을 가질 수는 없는겁니다. 그리 신경쓰지 않는게 글쓴이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24.12.10
새로 들어온 신입이 이전 곳이 별로였다 하는건 그냥 지금 있는 곳이 좋다 간접적으로 칭찬한거지요... 본인이 신입보다 낫다라는 기조하에 쓴듯한 느낌이 저는 오히려 글쓴분이 더 거먼하게 느껴집니다만 항상 겸손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마시지요 ㅎㅎ
2024.12.10
한국인의 전형적인 남 아니 꼽게 보는 시선, 집단발전에 하등 도움안되는 겸손강요하는 문화 (재외 한국인이 미국에서 살아남기 힘든 이유중 하나로 '겸손해야한다'는 무의식 을 꼽음), 별것도 아닌걸로 가쉽 만들어거 남 깎아내리기 등 한국에서 대학원 다니면 안되는 비 정형적 이유가 담겨있는 훌륭한 글.
2024.12.08
2024.12.10
202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