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4번 치고 yk 전자쪽 학부 3학년 다니고 있습니다. 군대는 아직 안갔고 때문에 대학원 진학 예정입니다.
학점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 spk는 딱히 쳐다도 안보고 있고 회로쪽 자대 랩실 갈 생각으로 적당히 성적 유지중입니다.
회로 이외에는 관심 분야도 딱히 없고 세상살기 힘드니 어떻게든 전문성을 갖춰야 나중에 문제가 없다는 부모님 말씀의 영향, 그리고 군문제 해결까지 겹쳐서 박사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느정도 유복한 편이라 굳이 취업전선에 뛰어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박사까지 필히 해야한다는 생각.. 앞으로 학교에 8~9년은 더 머물러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입니다. 다군다나 학계로 갈 생각도 딱히 없었기도 하거니와 연구하는걸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 솔직히 대학원 다니면서 많이 불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학교보단 논문으로 승부봐야하는게 이쪽 세계지만 이따위 마인드로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막상 가면 기왕 왔으니까 아둥바둥 뭐라도 하게 되겠지만요.
결국은 제 의사 한줌에 나머지는 자잘한 당위성들에 절여진 동기들에 의한 도피성 석박통합이 될 것 같습니다. 한줌 있는 제 의사에게 귀기울여봐도 딱히 의견이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아버지가 이쪽 분야에서 꽤나 세계적인 석학이십니다. 꽤나 굵직한 논문도 많이 쓰시고 해외 큰 기업들에서 러브콜도 오셨었습니다. 때문에 저한테 어느정도 기대를 걸고 계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 이런 고민을 똑같이 말씀드렸더니 본인도 석사 졸업할때까지 이길이 맞나 고민했었고 중간에 고시공부도 해봤다고 하셨습니다. 박사과정 들어가니까 연구에 재미가 생겼다 하셨습니다.
근데 전 저희 아버지처럼 머리가 뛰어나지도 않고 엉덩이 붙이고 있는 힘도 약하고 박사과정 들어가면 흥미를 느낄지 확신도 생기지 않습니다.
결국 박사하다 스트레스성 탈모만 얻은 어중간한 고학력자로 남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글이 그냥 어중간하게 공부하기 싫은 놈이 대학원 가기 싫어 찡찡대는걸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대학원 아니면 취업도 학점때문에 똑디 못할놈이 돈걱정 안하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으면서 그마저도 가기 싫다고 찡찡대고 있습니다.
한심해 보인다면 아마 그게 맞겠지요. 제가봐도 제가 참 한심합니다.
근데 그만큼 참 결정하기 힘든 길 같습니다. 주변에는 아무생각없이 무던하게 대학원에 들어가고 석사도 하고 어쩌다 박사도 하고 이런 선배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속은 들여다보지 못했지만요.
혹시 박사하기로 결정하신 분들은 어떤 다짐으로 임하셨을까요.
다들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하나 배워가는게 이렇게 스트레스인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공부를 하겠다는 결정을 어떻게 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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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개
2025.06.11
학자의 길은 마라톤과도 같습니다. 심지어 마라톤도 결승점이 있지만 이 길은 그것조차 없지요. 그래서 그 길의 초입인 박사과정 진학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내가 과연 버틸수 있냐가 아니고 좋아할 수 있냐 입니다. 적어도 평생 적응할 수 있냐 라도 되야합니다. 이 것이 안되면, 박사과정을 가도, 박사를 받아도 아마 학자로 꾸준히 연구할 수는 없을겁니다. 이 점을 잘 고민하시고 결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물론 박사 학위를 취업과 돈을 버는 목적의 수단으로 생각하셔도 괜찮고, 그렇다면 5년만 버티자 하셔도 됩니다. 학계에 뛰어들 생각이시면 4~5년은 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길다고 느껴지시면 다시 잘 생각해보세요.
대댓글 1개
2025.06.11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좋아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게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저희 교수님께서도 수업시간에 잘하는 분야와 좋아하는 분야가 있는데 어딜 가야하냐는 질문에 좋아하는 분야를 잘하게 만들어야한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던게 떠오릅니다. 본인 연구를 사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네요.
2025.06.11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좋아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게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저희 교수님께서도 수업시간에 잘하는 분야와 좋아하는 분야가 있는데 어딜 가야하냐는 질문에 좋아하는 분야를 잘하게 만들어야한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던게 떠오릅니다. 본인 연구를 사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네요.
대댓글 1개
2025.06.11
어우 잘못달았는데 삭제가 없네요
2025.06.11
저는 취업이 안돼서 도피성으로 석박사 했습니다 근데 주위에 박사들 연구하는거 보니 별거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했습니다 나름 재미도 있었고 일단 힘부터 빼세요 쉽게 생각하면 쉬워집니다
대댓글 1개
2025.06.11
조금 마음 편하게 먹는것도 좋을 것 같네요
2025.06.11
주변을 보면 큰 결심으로 학위 과정을 보낸다기보다는.. 그냥 큰 고민 없이, 하면 하는 사람들이 잘 하는 것 같습니다
2025.06.11
군대때문에 박사 가는건 좀 그렇고 그냥 군대 갔다오는거 어떤가요. 의대 학생들도 4수정도 늦깍이면 시간 아끼려고 현역병으로 빠지는 경우 왕왕 있더라구요. 석사 하고 외국으로 나간다던지 등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2025.06.11
인생을 부모님이 살라는대로 사느냐 내 주관으로 행복하게 사느냐... 그것이 문제겠네요.. 행복하시길
2025.06.11
이게 사람마다 다른거같아요 썩 연구좋아하진않아도 기호 없이 그냥뭐든 하는 사람들이 잘하는 것도 같고. 정말 연구를 좋아하고 안되면 스트레스받는데 이겨내고 계속 반복하는 사람들이 잘하는 것도 같고.. 결론은 포기하지않는사람인가? 가중요한거같습니다
2025.06.11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결정했는데 현재 박사 졸업 앞두고있고 끝까지 가보고싶었습니다
2025.06.12
아버지가 석학이라 아들에게 교수 될 수 있는 코스를 잘 짜주고 자신의 제자가 교수로 있는 대학에 꽂아넣은 케이스를 2건 보았습니다. 인문계쪽이라 가능한지도 모르겠네요. 케바케이겠지만 제가 본 교수 두 명은 연구력이 출중하지 못하고 사회성이 결여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제 생각에는 본인도 이 길이 자기 길이 아니고 본인도 본인 실력에 맞지 않는 곳에 와 있는 걸 아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게 심층심리에 깔려 있으면 무력감이나 수치감 때문에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어떤 직업계에 대해 빠삭해서 진로 지도를 해 줄 수 있는 부모가 있다는 게 무척 부러웠지만, 자신의 자유 의지와 능력과 상관없이 정해진 길에 따라 사는 모습은 부럽지 않았습니다. 굳이 가던 길을 계속 가실 거면 그 일의 의미를 본인이 재구성하서 납득해서 자신의 선택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심리학적으로 효용이 있는 방법인지는 모르겠네요. 다른 직업에 관심을 둔 적은 없나요?
2025.06.11
대댓글 1개
2025.06.11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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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1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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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1
2025.06.11
2025.06.11
2025.06.11
2025.06.11
2025.06.11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