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이상한 것 같아요.

저는 SKP 신소재공학 재학생입니다.

교수의 본분은 연구와 교육입니다. 사실 교육이 우선이어야 하지만, 한국 교수 대부분은 연구를 우선시하죠. 그런데 저희 교수님은 연구도, 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수업은 TA가 자동으로 돌리거나 학생들에게 발표 준비를 시켜 본인 부담을 최소화합니다. 제가 직접 들어봤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얻어가는 게 전혀 없습니다. 연구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구 방향 제시도, 주제 제공도 없이 그냥 “니들이 알아서 해라” 식입니다.

결국 석사 과정 학생들은 1년 반 동안 교수님이 시키는 잡일만 하다가 정작 연구는 손도 못 대고 헤맵니다. 그러다 졸업 시기가 되면 선배들에게 구걸하듯 도움 받아 겨우 졸업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박사 과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연구 미팅에 들어가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교수는 학생들의 미래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연구에 대한 피드백도 없습니다. 어떤 데이터를 가져가도 그저 “흥미롭다”는 말뿐, 제대로 된 지적은 없습니다. 미팅 중 지루해지면 자기 자식 대학 입시나 유학 문제 같은 푸념만 늘어놓습니다. 학생들 연구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흘립니다. 이게 지도교수의 모습인가 싶습니다.

더 심각한 건 과제입니다. 요즘 연구비가 어렵다고, 전문성도 없는 분야까지 무작정 지원합니다. 교수님의 원래 전공은 반도체 재료인데, 갑자기 플라스틱 재료나 배터리 재료 과제를 쓰기도 합니다. 심지어 본인도 이해 못하는 재료 개념이나 머신러닝 컨셉을 억지로 끼워 넣으려 합니다. 문제는 교수도 모르고, 학생도 모르는 분야라는 겁니다. 결국 학생들이 챗GPT 돌려 억지 제안서를 짜오고, 교수는 그걸 그대로 제출합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과제는 줄줄이 탈락입니다.

이게 반복되니 연구실은 답이 없습니다. 이미 졸업한 선배들은 한결같이 빨리 탈출하는 것이 답이라고 합니다.

교수님은 학생 모집할 때 인성이 좋아 보이는 모습에 속아 지원했지만, 현실은 제 미래에는 관심조차 없는 분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학위를 받으면 저 역시 교수님처럼 실력은 없으면서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이 될까 두렵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