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한정으로 얘기하자면 요즘 전 세계적으로 수학/과학잘하는 학생들은 품귀라 어느정도 능력이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음. 내가 석사한 방에도 가나 학생들이 많았는데, 솔직히 한국에서 가나 사람이 취업하기 쉽겠어? 한국어도 전혀 못하는데. 그런데 가나 애들이 영어도 잘하고 가나 현지에서 좀 똘똘한 애들이니 한국 정부가 장학금 주고 데려옴. 그리고 학교에서 등록금 면제시켜주고 인건비 주고해서 학생인건비로 받는돈이 가나 현지의 공무원 임금에 2배고 뭐 그런 상황.
내 주위에서 취업하는 것도 보면, 출신학교/스펙이 강하게 작용하는건 주로 실적이 비슷할 때이고, 실적면에서 뭔가 주목할 부분이 있으면 전 세계적으로 기회는 다 받는 것 같음. 나는 되려 약간 기초과학쪽이었는데도 박사 마치고 EU가 fellowship을 줘서 국책연구기관에서 일할 수 있었음.
얼마전에 한국에 연구직으로 정규직 기회를 받아 오게되어 감사하고... 그 사이에 대전 집값이 너무 안드로메다로 가버려서 집사기 어려워진 것 말고는.. 큰 불만은 없음. 일찍 취업해서 장점이라고 하면, 집을 좀 일찍 살 수 있다는건 분명 존재하는듯.
한국애들의 국제적인 경쟁력은 냉정히 말하면, 영어를 잘하지 못하고 발표 능력이 좋은건 아닌지라 그렇게 높다고만 말할수는 없음. 다만 요즘은 그래도 영어도 일찍 배우고 영유 나오고 한 애들 보면 확실히 우리때보단 나은듯. 조금 기반을 다지는 노력을 해두면 어느순간 인정을 받을 수 있고, 기회는 온다. 너무 짧은 시간내에 본인이 풀리려다보니 조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그 몇년씩 어느세월에 기달리나.. 싶은 마음들이 느껴지는데, 다시 말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학, 과학 잘하는 애들은 품귀라 이 부분에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으면, 기회는 옴.
나는 석사때 배운 테크닉이 복소해석을 많이 쓰는 거라 공학수학부터 학부 복소해석까지 리뷰할 기회를 가졌는데, 박사는 전혀 다른 분야로 갔음에도 어느날 논문 작성해가니 PI가 혹시 under때 수학을 공부했냐.. 이렇게 물어봤음. 그일이 내가 좋은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음. 주식도 하락장에서 겁먹어서 팔면 돈 영원히 못벌고,, 존버력이 필요하듯, 일단 공부에 뜻을 뒀으면, 더 나아진 모습이 되려고 노력해보길. 지도교수가 특정분야에 지식이나 경험이 약하면.. 처음엔 힘들겠지만 나중엔 되려 좋을 수도 있는게, 자기 영역이 생긴다는건 무조건 좋은 일임. 일이 너무 과중하게 몰리는건 좀 부담되긴 하지만 그건 잠깐이고 그 분야에 쌓은 경험이나 지식은 자기 것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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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2021.10.10
이건 정말 잘 풀린 경우인거같네요 ㅎㅎ
대댓글 4개
2021.10.10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먹나… 애초에 잘풀릴지 못 풀릴지 누가 아냐? 요지는 그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준비하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자나. 그래서 너는 잘풀리지 않을 경우라서 준비한할꺼야?
2021.10.10
왜케 공격적이신지... 잘풀린경우같다는 한마디에 '잘풀리지 않을거면 준비안할거냐' 라는말이 왜나오는거임? 충분히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도 문제될만한거 없어보이는 댓글인데
조급함을 느끼는 것은 신기하게 어딜가나 있음. 지능이 상당히 높고 학부때 성공적인 생활을해 미국탑스쿨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들 봐도, 국적에 상관없이, 빨리 결과가 나오는 분야를 선호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포기하는 경우도 봄. 이걸 잘 버틴 분들은 결국에 박사말이나 뒤에 꽃을 피우더라구.
2021.10.10
사실 수학 과학 영어 잘할거면 몇년 일찍 고등학생때 잘해서 더 좋은 대학으로 진학하면 배울 수 있는 것도 더 많고 훨씬 커리어가 편하긴 함..
2021.10.10
요즘은 지잡이라는 말까지 생겨서 지방대를 얕잡아 보지만 난 이런분들 잘 풀리는거보면 참 기분이 좋더라.
나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는데(과학고 -skp- 미국탑스쿨박사- 수도권대학교수) 가만 보면 나는 문제풀이 능력이 좋았고(시험 엄청 잘본다) 성실했던 거지, 전체를 보는 통찰력이 뛰어났던건 아니고, 좋은 학교-좋은직장 얻는데 그런건 별로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점점 일하다보니 실질적인 연구는 학생들이 하고, 나는 통찰력을 갖고 방향을 제시해줘야하는 위치가 됐는데, 딱히 내가 그런게 뛰어난 사람은 아니란거 내가 더 잘안다.
요즘은 일하다보면, 나보다 시험보는 능력은 저만치 아득히 밑에 있었을 것이 분명한 사람들 중에도 통찰력이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을 종종 본다. 나는나름 좋은 학교 교수라는 딱지 붙이고 있어서 사람들이 우대해주지만, 내 머리속에 별로 특별한게 안들어있다는건 나도 알고 있어서, 함부로 잘난척은 못하겠다. 그런데 나보다 더 통찰력이나 지식이 없는 교수들이 전문가 행세하는 것도 자주 본다. 학벌이나 직책보다 현재의 능력을 더 보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대댓글 1개
2021.10.10
교수님께서는 본인이 뛰어나지 않다고 하시지만, 글에서 이미 깊은 통찰력과 뛰어난 안목이 느껴집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교수님.
2021.10.10
실적은 좋은데 같이 일해보면 속터지는사람들은 대체 왜그런거임?
대댓글 1개
2021.10.10
운좋게 연구실에서 잡일 안시키고 연구만 시켜서 다른 방해가 없었거나 교수나 윗사람이 워낙 능력자라 잘 이끌어준듯
2021.10.10
저도 미국에서 현재 박사과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느낀건 미국애들은 연구를 한국처럼 10 to 10 이런식으로 열심히 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4시쯤 퇴근을 자주 합니다. 다만, 서로 아이디어를 쉐어하고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고, 한 분야에 있어서 유행을 좇지 않는 연구를 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2021.10.11
어차피 외국가면 칭화대, 도쿄대 아닌 이상 동양의 한 학교수준이라서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더 크게 실적을 먼저 보는 듯.
2021.10.10
대댓글 4개
2021.10.10
2021.10.10
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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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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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0
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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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0
2021.10.10
202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