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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라는 질문에 진절머리가 난다 (신세한탄 주의)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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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과정은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는 과정이라고들 함.
연구는 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과정이라 생각함.
이를 위해서는 끊임 없이 "왜?"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함.

'이 현상은 왜 일어나지?'
'이게 왜 중요하지?'
'왜 이렇게 해야 하지?'
등등 합리성을 갖기 위해선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함.

그런데 이젠 "왜?"라는 질문에 진절머리가 난다.

무엇을 준비해도 일단 반대 포지션에서 "왜?"로 시작하는 교수님.
교수님의 입장을 지지하는 의견은 합리적이지만 다른 의견은 비합리적.
교수님의 조언(?)을 참고해서 그쪽 방향으로 준비해가면 손바닥 뒤집듯 반대 논리가 합리적으로 변함.
근데 이제 "바보", "멍청한", "쓰레기같은", "아무 생각 없는" 이런 인격 모독을 곁들인.
반대쪽으로도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저 까기 위해 까는 것 같다"라는 한 선배의 말이 떠오름.

대학원 생활 초창기에는 열정적이어서 지금까지 그럭저럭 괜찮은 실적 쌓았다고 생각하지만.
점점 연구실 출근하는 것조차 괴로워짐.
어차피 까일 텐데 적당히 하자는 부정적인 생각도 듦.

오늘도 선배들의 씁쓸한 뒷모습을 떠올리며 내 탓만은 아니라고.
패배감과 우울함에 찌든 뭣같은 자기위로로 근근히 버티는 중.
나름 탐구심과 열정이 있던 나는 대학원에서 죽어버리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은 무기력한 나만 남음.
하루라도 빨리 도망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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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팔팔한 박경리*

2022.06.13

왜?

대댓글 1개

2022.06.13

이 악마

2022.06.13

연구실은 힘들려고 가는거라 생각해야 맘 편한듯.. 다들 괴롭고 스트레스 너무 많아보여서 안타깝다. 많은 예비 연구원들도 힘틀지만 그저 버티고 있는게 현실일것 같음

2022.06.13

동의합니다

왜?라는 말은 연구자로서 항상 생각해야하죠

그에따라 제 말이 100프로 옳다라는 교수보다 오히려 반대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진정한 교수나 괴수냐로 나뉘는 듯합니다. 진정한 교수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거나 본인의 실험 노하우를 통해 반대하지만 괴수는 학생의 주장에 약점이 보이면 집요하게 파고들거나 인신공격을 합니다.

2022.06.14

저희 교수님도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반대부터 하십니다 ㅋㅋㅋ 그래서 절대 반대 못할 이유를 생각해보고 갑니다.
정말정말 힘든 교수님을 만나셨지만 여태껏 버티며 연구를 진행하시면서 큰 연구자로서 역량 쌓으셨을 겁니다.

저도 교수님이 너무 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변치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덕분에 부족하지 않은 연구자로서의 자질? 을 갖춰가고 있다고 느낄때가 있습니다. 주로 훌륭한 연구원분들과 공동연구할 때 디스커션하면서 아이디어 도출할 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잘 해오고 계십니다. 조금만 견디시고 연단하셔서 학계에서 멋진 연구자로 뵙기를 기대합니다.
시끄러운 로버트 후크*

2022.06.14

아마 까기 위해 까진 않을 듯요... ㅠ 힘내요
열정적인 윌리엄 켈빈*

2022.06.14

ㅋㅋ 석사땐 연구가 교수따라 휘둘릴순있어도 박사땐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함 그러니까 난 박사를 안가야겠다 하하

IF : 3

2022.06.15

밖에 나와도 똑같더라고요. 윗사람들 특인지는 모르겠는데, 요구한대로 해서 갖고 갔더니 정반대 급부의 논리로 일단 까고봐요.

예를 들어,
"이번 학회발표는 overview를 보여주는거니까 너무 깊거나 어려운 이야기는 빼고 적당히 보여주는 선에서 합시다."

그래서 브로드하게 가시성 위주로, 핵심만 정리해서 가져가면, 이 부분의 이런 디테일한 내용은 왜 안넣었냐고 하더라고요; 그거 넣으면 시간도 모자라고 너무 복잡해지는데요... 그런거 보여주는 발표도 아니고요ㅠㅠ

평생 안고가야하는 딜레마인듯 싶습니다. 윗사람은 일단 약점부터 찾고보는 습성이 있다는거...

2022.06.16

반성...또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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