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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긴글)9등급 지잡 안여돼 박사 외전 직장 3편(이도 저도 아닌 놈이 되고 나서)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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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 : https://phdkim.net/board/free/25652
박사 및 대기업 취업 후기 : https://phdkim.net/board/free/51769
외전 연애 : https://phdkim.net/board/free/51784/
직장 1편 : https://phdkim.net/board/free/51811/
직장 2편 : https://phdkim.net/board/free/53041/

요청은 없었지만 저처럼 잘못 된 상황에 놓이지 마시길 기원하며 글을 씁니다.
우선 저는 중소기업 1년+중견 2년 10개월+대기업 4년차입니다. 근무한 중견기업은 해당 분야를 리드하는 1등 회사이고 대기업은 해당 분야를 쫒아가는 입장입니다.(삼성, LG, SK 중 비메이저 계열사)

2월에 최종적으로 졸업을 하였습니다. IEEE Access한편 + 국내 SCI저널 1편 + 동일 국내 SCI 저널에서 심사 중인 1편으로 정도의 실적으로 졸업했습니다. IF가 높거나 유명한 저널은 아니지만 저널 수나 약탈적 저널에 안 내려 노력했습니다.(Access와 국내 저널을 약탈이랑 동급으로 보시면 어쩔 수 없구요. 나이는 올해 35이라 프레쉬로 오신 분 들과 나이 차이가 거의 안 나긴 합니다. 군대 다녀와서 재수 혹은 1년 휴학 하신분들은 35에 많이 들어오시더라구요. 현재 대리급이고 동일 학력이신분들은 보통 과장급으로 입사합니다. 제가 처한 상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부서 : 2년간 표류하던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부서장, PL은 원래 타부서에서 외주업체를 통해 개발하기로 한거니 안한다고 통보하라고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다른 부서 찾아가서 당당하게 그렇게 말을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개발 못하고 프로젝트는 종료 되었고 사업부장님의 불호령으로 여름부터 외근+출장으로 엄청 고생하였습니다. 퇴사자 및 전배오신 분들에게서 "X 치우러 다닌다."라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당연히 고과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최하 고과+장기 출장 및 외근을 갔다는 타박이였습니다. 이유는 주업무가 아닌 보조업무만 했다는 것(PL)과 액티브 하지 못했다는 것(부서장). 생각 해보니 PL입장에서는 저희 부서에서 타겟으로 잡은 프로젝트가 아니니 주업무가 아니였다는 겁니다. 부서장의 액티브 하지 못했다는 것을 예상해 보았는데 우리의 개발분야지만 우리가 올해 목표로 잡은 프로젝트가 아니니 프로젝트를 시작한 부서에 외주에 책임지게 하라고 왜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았냐 입니다.(제가 이 부서로 들어오기전에 시작한 프로젝트이고, 저런 협의하라고 부서장이 있는것 아닌가요?) 나중에 되니 타부서가 정해놓은 말도 안되는 스펙을 왜 못맞추냐고 저의 잘못이 되있었습니다. 제일 어이 없는 건 말도 안되는 스펙 맞추느라 개선한 내용은 실적으로 올리자며 PL이 웃으며 찾아오더군요. 자기 급하다면서요. 당연히 최하 고과로 진급을 못했구요.

2. 박사 처우 : 인사과에 박사 졸업 후 박사 처우에 대해 문의를 했었습니다. 처음엔 기다리라고 하더니 2달 후에 PL급이 연락이 왔었습니다. 대답은 "박사도 야간이 있나요?" 박사 채용 담당자라는 사람의 대답이였습니다. 물론, 타대학원 수업을 금요일 저녁, 토요일에 수강하고, 발표 수업에서 C만 줘도 되니 제가 발표할때만 가겠다며 수료를 하였고, 컴퓨터 분야라 집에서 개발 후 학교에 갈때 서버에서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연구하였습니다. 2달이나 기다려서 저런 대답을 듣고 나서는 저처럼 회사를 다니며 박사를 취득한 케이스가 없다며 처우를 해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대기업에서 박사의 처우와 혜택이 많습니다.

3. 왕따 아닌 왕따 : 자세히 적을 수 없지만 회사에 부서원을 제외한 친한 분들이 있지만 극소수이고, 퇴사를 하더라도 지금 다니는 회사의 사람들과는 연락을 끊을 생각입니다.(부서원들과는 잘 지내지만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입사 동기들 관련 얘기 입니다.) 대기업은 인간관계도 인사이드에 들지 못하면 X신이 되는 구조더군요. 저랑 다른 박사 한분은 초기에 친했던 사람들과 마주쳐도 얘기도 잘안합니다. 물론 저랑 친했던 사람들 한정이고, 제가 평소에 바보처럼 잘 웃고 다닙니다.

저번주부터 그저 하염없이 멍하니 있습니다. 작년에 뼈빠지게 출장에 외근 다녔던 것은 보조 업무라는 소리를 듣고... 인사과는 제가 첫케이스니 귀찮아하며 그저 어떻게든 묻으려 하더군요. 생각해보니 자기들이 석박사급을 채용할때 학교 네임밸류와 입사 시 학교 별로 차별한다는 것이 들킬 우려가 있을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니 그제서야 제가 얼마나 억지로 우격다짐으로 저널을 썼는지도 보이고, 예전에 교수님께 발표만하고 내버려 뒀던 주제 한 두개가 눈에 들어와서 졸업하지 않은 후배놈과 저널로 제출하려고 제대로 개발도 진행하고 내용도 정리 중 이였습니다. 자꾸 머릿속에서는 이걸 하는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일 하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구요. 주말 동안 하염 없이 멍때리다가 거울보니 그냥 늙은 아저씨만 있네요. 헤드헌터에게 동남아도 상관없으니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자리를 요청하면서 해외에서 한국으로 안들어오는 분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더군요... 저라도 그럴 거 같습니다. 다른분들은 이런 상황을 겪지 않길 바라며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졸업하셔서 이제 회사로 들어가시는 분들은 업무 잘 보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하세요. 저처럼 똥덩어리 받지 마시구요. 변기를 닦던 솔은 다른 곳을 청소할때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람조심하시구요. 웃어준다고 같이 웃어주면 안됩니다. 제가 기억하는 내용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웃어주는 사람은 나를 낳아준 어머니뿐이다." 라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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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2024.03.18

아 ㅋㅋㅋ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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