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동생이 올해 2월에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3기고, 수술하고 항암치료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과가 좋은 편은 아니라, 가족들 모두 신경쓰고 있어요. 동생 포함 가족들이 지방에 살아서, 되도록 한 달에 두 번은 내려가고 있구요.
솔직히 2월부터 연구에 집중을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오더라구요.
근데 딱 그 시기가 박사 전환(석박통합입니다) 타이밍이었어요. 그 때부터 교수님께서 저는 불성실하다고 생각하신 거 같습니다. 특히나 박사되자마자 풀어졌다고,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 거 같아요 2년차까지 잘했는데 (교수님께서도 만족하셨고, 그럴만한 성과도 냈습니다) 어찌됐든 지금은 교수님께 미움 아닌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4월부터 굉장한 압박지도를 받고 있는데요, 이걸 다 해내려면 제 능력치로는 무조건 일주일 내내 출근을 해야합니다.(야근 물론 하고 있구요, 실험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근래는 한 번도 내려가지를 못했어요. 근데 참,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경과가 좋으면 모르겠는데,,,,,
그래서 교수님께 집안 사정을 말씀드리고 어느 정도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드리고 싶은데요, 좀 고민이 됩니다. 과연 말했다가 이해를 받을 수 있을지,,,, 가족들 다 있는데 왜 내려가야되냐 라고 하실 수도,,,,, 왜 그런 얘기를 해서 자기 나쁜 사람 만드냐고 하실 수도 있는 분이라,,,,,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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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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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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