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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되는 일

202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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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를 마치고 학교를 떠나 연구와 무관한 일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나와 맞지 않는 일임을 느꼈지만
이미 한 번 연구로부터 도망쳤기 때문에 더이상 도망칠 곳이 없는 것 같아 버텼습니다.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싫어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건 매우 힘들었습니다.
일이 너무 하기가 싫어서 하루 종일 일을 하지 않으면서
일을 해야하는데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 속에서 하루를 보내면 제 자신이 죽도록 싫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 시절의 열정적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저는 죽어있었습니다.
버티는 과정에서 정신병을 얻었습니다.
몇주 약먹으면 낫는 병인줄 알았는데
처음엔 1년 걸려서 단약했다가 재발했고
두번째엔 3년 걸려서 단약했다가 재발했습니다.
죽을뻔한 고비를 몇번 넘겼습니다.
잠이 제일 중요하다고 합니다.
두 번 다 잠을 제대로 못잘 때 재발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연구를 하러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열정은 예전 그대로인데 건강이 예전만 못합니다.
예전에는 밤도 참 많이 새우곤 했었는데 이젠 참아야 합니다.
속도를 내고 싶지만 가속페달이 망가졌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쓰기 위해 아껴둘걸 후회가 됩니다.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는 일 만큼이나
하기 싫은 일을 버티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건강을 잃으면서까지 버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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