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올라오는 대학원생 인건비 싸움

학생은 배우러 온 것이고 revenue를 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월급 하소연은 하지마라
vs.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있고, 본인 연구 이외에 하는 업무도 많으니 보장해주는게 맞다

이걸로 많이들 싸우고 계신데, 사실 우리 모두 다 대학원생 인건비는 급여보다 투자의 개념인걸 알고있지 않나요?
투자를 할수록 연구 자체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연구에 열정이 있지만 집에 돈이 없어서 못하게 되는 학생들도 연구판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에 원생 퀄리티도 높아집니다.

돈을 더 많이 주면 도피성 진학이 더 많아질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원생 1인당 투자금액을 높이고 소수정예로 입시를 할 시, 경쟁 속에서 실제로 연구에 뜻과 재능이 있는 애들만 남게 되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서 학위 중인데 딱 이렇습니다).

근데 이런 건 학생들이 아무리 하소연 해봤자 바뀌는 것은 없고, 학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의 분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힘을 합치기는 커녕 그냥 학생들이 complain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그러면 우리나라 후학 양성의 미래가 없지 않을까요. 진짜 좋은 학생들은 다들 본인과 본인 연구의 가치를 알아주는 해외로 나갈텐데요.

학생분들, 동기 후배들 취업하고 착착 쌓아가는 동안 돈도 없이 부모님 눈치봐가며 좋은지 안좋은지도 모르는 연구를 하고있는 현실이 많이 불안하신 것 압니다. 그런데 연구실에서 1인분 책임감 있게 수행하시면서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과 그냥 힘들어서 하소연 하는 것은 듣는 사람에게 많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성숙하고 근거 있는 문제 제기를 통해 시스템 변화에 발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희 학교는 대학원생 조교들이 노조도 만들고 학교와 전문적으로 협상합니다).

교수님들, 이제는 생존을 넘어선 발전에 가치를 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의 경제적 생존이 더 나은 발전의 가능성을 열어준 다는 것에 동의 해주시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세요. 제가 아직 교수가 아니라, 인건비 수주의 어려움을 잘 몰라 쉽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건 교수님들 한분 한분께 책임을 물어야 할 문제가 아니고, 그냥 연구 발전을 위한 사람들이 다같이 모여서 해결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제발 이걸로 그만 싸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