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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라는 확신, 그리고 맹목의 안락함 NEW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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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대화는 직업관, 정치관, 종교관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특정 직업군, 특정 집단, 특정 사람에 대해 “원래 그렇다”, “그쪽은 다 똑같다”는 식의 말들이 오갔다. 그 안에는 근거보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더 많이 섞여 있었고, 그 믿음은 꽤 단단해 보였다.

흥미로운 건, 그 확신의 상당 부분이 불확실성을 덮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로 인해 내가 불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불편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불확실함을 ‘신념’, ‘질서’, ‘원래 그런 것’ 같은 말로 덮어버린다. 복잡한 현실을 단순한 이야기로 정리하면 마음은 편해지니까.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요즘 사회가 왜 강력한 리더를 원하는지로 이어졌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건 피곤하다. 대신 누군가에게 생각을 맡기고 따르는 편이 훨씬 안락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점에서는 그 친구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사람들 생각 없이 따른다”라며 쉽게 동의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 장면이 묘하게 웃기면서도 씁쓸했다. 다른 나라 이야기, 다른 집단 이야기에는 그렇게 쉽게 공감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늘 예외로 둔다는 점에서다. 맹목은 언제나 타인의 문제이고, 나는 합리적인 쪽에 서 있다는 전제 말이다.

나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특정 집단이나 사람을 단순화하고, 불확실함을 직면하기보다 확신으로 덮어버리는 순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자기 점검이라고 느꼈다.

내가 편해지기 위해 붙들고 있는 믿음은 무엇인지, 그 안락함이 생각을 멈추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가끔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 아마 그 불편함이야말로 맹목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출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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