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솔직한 고민이 하나 있어 글 남깁니다. 아래 글이 약간 제가 스스로 답답한 마음을 주저리주저리 써내려간거라 가볍게 읽고 지나쳐주셔도 됩니다.
저는 30대 초반 금융권에 다니고 있는 남성입니다. 경력은 만으로 8년 되었습니다. 중,고,대학교를 해외에 나왔고 현재 외국계 금융사 IB 쪽에 있습니다. 작년엔 베이스 1억 3천, 성과 1억정도 였는데, 올해는 작년 성과가 좋아서 베이스 1억 6천 성과 2억 정도 나올 것 같습니다. 다만 성과는 주식 연계라 현금은 60%만 들어오고, 나머지 40%는 스톡옵션입니다. 돈을 많이 받기 시작한건 한 3년정도 된것 같고, 그 전 5년 동안은 일반 대기업보다 조금 더 높은 정도로 받았던 것 같네요.
돈만 보면 왜 고민을 하나 싶지만, 제 직장은 돈을 잘 주긴 하는데 문제가 당장 내년에 짤릴 수도 있고, 내후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40 전에 짤릴 가능성도 꽤 높고요. 평균 퇴직하시는 나이가 40 초반일 겁니다. 최근 뉴스를 자세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골드만삭스만 해도 올해 3200명 정도 짜르면서 매년 매년 고용 안정성에 대한 기대가 없이 살긴 해야합니다.
그리고 또한, 일이 너무 소모적이고 (매번 술 먹고, 고객 접대하고 알랑방구 끼고 합니다 투자금 유치를 받아야해서요) 제 성향과 굉장히 안 맞습니다. 전 약간 내향적인 스타일이거든요, 공부하는 거 좋아하고요...
이러는 와중에 계속 노력을 했더니 이번에 운이 좋게 T20 내에 미국 아이비리그 CS 석사 과정을 붙었습니다. 미국에 가게 되면 아예 진로를 바꿔서 SWE나 그나마 금융권에 8년 있던 경험을 쌓아서 핀테크 관련 혹은 헤지펀드 쪽으로 도전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걱정은 제가 미국에서 한 번도 살아본 경험이 없고, 경력을 처음부터 버리고 시작해야합니다. 또한 솔직히 말하기 부끄럽지만, 아직 석사 이후에 정확히 어떤 일을 하겠다라는 구체적인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보니, 추상적으로만 생각하고 있구요... 그리고 제일 큰 부분은, 지금 많이 받고 있는 돈을 다 포기해야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만 아니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들이시라면 그래도 남을지, 아니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만 믿고 일단 부딪혀볼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저의 결정을 이걸로 내린다기보다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여러분들께서 일깨워주실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글을 남깁니다.
그럼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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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IF : 5
2023.01.24
이건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에 따라 많이 갈릴 것 같네요. 결혼이라던지, 부모님의 건강문제 등이 거취 결정에 영향을 주는 나이라서요. 회사가 한국회사들보다 좀더 열린 분위기에 가깝고(가끔 외국계 회사들중에 외국계 단점+한국회사의 문화적 단점을 합친 해괴한 곳들도 있어서요), 거기에 익숙하시다면 그리고 언어적 장벽이 높지 않다면 외국 생활 적응도 아주 어렵진 않을 것 같습니다. 외국도 진리의 학바학 교바교 사바사 랩바랩은 통하더라고요. 석사 붙은 건 좋은 일이지만, 이게 과연 내 경제활동의 수명을 연장해 줄 것인가? 끝나고 괜찮은 직업을 갖고 오래 일할 수 있는가? 그런 의미에서 투자의 가치가 있는가? 는 많이 찾아보셔야 할 것 같아요.
202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