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세탁 목적으로 석사 진학함 내 전공지식을 필요로 하는 연구실로 들어간거라 석사는 다른 전공으로 하게 됨 전공이 완전히 달라져서 공부가 어렵긴 하지만 죽어도 하기 싫다, 여긴 나랑 안맞다 까지는 아니었음 교수님도 내 원래 전공 배려하셔서 최대한 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시키심
교수님 정말 좋은 분이심. 학생한테 시켜도 될만한 잡무같은거 학생들 연구하고 공부할 시간 부족하다고 그냥 자기가 다하심. 엄청 바쁜 분인데. 오죽하면 내가 교수님이 안쓰러워서 그 중 몇개 내가 가져와서 하고 있을 정도 인격모독이나 그런 마이너스 요소 전혀 없음... 유니콘 교수님임 선배들도 정말 좋은 분들임... 다들 엄청 친절하고 쓸데없는 군기나 뭐 그런거 없음... ㄹㅇ 수평적인 연구실임
근데 내 스스로가 너무 쓰레기같고 한심함. 교수님한테도 선배들한테도 죄송함 멍청한건 둘째치고 평소에 시킨일만 하고 요령 엄청나게 피움 선배 안볼때 열심히 놀고 일할때도 자꾸 딴짓하고 자기 공부 스스로 찾아서 거의 안함. 엄청 수동적임 스스로 해야된다는걸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는데 딴짓하는게 제어가 잘 안됨 핑계같지만 앓고 있는 정신병의 대표적인 증상이 이거임. 그리고 다른 증상으로는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떨어짐... 그래서 말귀도 제대로 못알아먹어서 나한테 뭔가 일을 시키려면 한참 설명해야됨. 나도 최대한 이해하려고 적으면서 듣고 노력하는데 그래도 잘 안됨. 당연히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다보니 랩미팅때 발표할때도 설명을 제대로 못함.. 선배가 이해못해서 질문하면 그 질문의 논점을 파악 못해서 계속 똑같은 대답만 앵무새처럼 반복함... 논문 한편 읽는데 2~3주는 기본으로 걸리고
그러다가도 자기합리화를 하게됨. 그래도 시킨 일은 열심히 하잖아!라고. 지금은 파트타임 박사 졸업논문 쓰는걸 내 전공(데이터 분석)쪽으로 돕고 있는데, 교수님이 A방법 써서 해보라고 하면 A써본 다음 그 결과가 별로일 때 왜 별로인지 다른 방법 뭐가 있는지 분석해보고, 이 데이터에는 이 방법이 더 낫다고 왜 나은지 근거까지 제시하는 식으로 열심히 함 그래서 겉으로 보여지는 태도가 좋으니까 좋게 봐주시는 거 같음... 열심히, 알아서 잘한다고 해주심... 근데 교수님... 저는 사실 교수님 생각보다 훨씬 더 한심한 학생이에요...
스스로 잘 해내고 싶은데 안됨 내가 나를 제어하지 못하는게 어이없고 한심하고... 능동적이지도 않고 수동적인것도 멍청한것도 남들은 다 하는 건데 나는 그게 힘들다는 것도 정신병 때문이라고 하다가도 그래봤자 그냥 합리화 아닌가? 그걸 남이 이해해 줄 의무는 없잖아?라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스스로를 끔찍하고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다 잡아지지가 않음... 계속 자기혐오의 굴레에 빠지게 됨
어디다 말할 곳도 없어서 하소연 좀 해봤습니다... 슬슬 졸업논문 주제 잡아야 하는 시기인데 전혀 갈피를 못잡고 있어서... 그냥 모든게 불안하네요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7개
2022.12.09
보통 이런 생각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열심히 하는 분들이던데 힘내십쇼
재치있는 앙투안 라부아지에*
2022.12.09
세탁으로 진학하는게 잘 이해가 안가긴 하는데... 운동해보세요.
2022.12.09
누적 신고가 5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논문 한편에 2-3주 걸리는건 초반에 그래요 중요한 거 부터 좋은 요약본을 읽든 영상을 보든 수업을 듣든 개인 주제로 진행을 해보시든 해서 숙련도가 올라가면 돼요
2023.02.02
안녕하세요 본문을 읽는데 제가 현재 하고 있는 고민을 미리 하셨을 것 같아서 여쭤보고 싶은게 있어서 댓글 달아 봅니다.. 저는 데이터 분석 쪽 관심? 있는 국숭세 라인 컴공 4학년입니다. 현재는 백엔드 엔지니어링 공부를 하고 있고 학사졸로 취업을 생각했는데 역시 뒷 날을 생각해서 석사 학위는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빅데이터, 분산처리, 대용량 시스템 쪽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근데 개발과 연구가 다르듯이 석사 타이틀만을 위해서 진입하는게 맞는건지 의문이 생기고 그래도 석사 나오신 분들 말로는 나오는게 좋긴 하다 말씀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학부 연구생부터 지금이라도 해보고 포기하자는 생각으로 있습니다.
혹시 이런 저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떠한 얘기라도 듣고 싶습니다 ! 그리고 지금 계신 연구실을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말씀 가능하시다면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
대댓글 2개
2023.02.27
김박사넷에 잘 안들어와서 확인이 늦었습니다. 제가 톨스토이님께 조언을 드릴만한 그런 사람은 아니라 그냥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 좀 적어볼게요.
저는 학부를 진짜 차라리 고졸이 나을 정도인 곳을 나와서, 아무래도 석사 학위가 없는 것 보다는 있는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진학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어딜가나 진짜 반응이 극명하게 갈려요. 어차피 석박학위 있어봤자 실무 간접경험 있는 신입이다 그냥 졸업하고 바로 취직해서 경력쌓는게 낫다 vs 장기적으로 보면 석사 박사 학위 있는게 승진에 도움되는 등 커리어에 낫다 이렇게요. 근데 제 경험을 분석해보면 대체로 젊은 분들(~40초)은 전자를 말하는 경우가 많고, 좀 나이가 많고 회사에서 직급이 높은 분들은 후자로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결국 본인의 선택인거죠.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대학원을 권유 드리고 싶어요. 저는 진짜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인생에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미친거 아니구요 ㅋㅋ 주변에 휘둘리기만 하고, 능동적으로 뭔가를 하지 않는 그런 쓰레기같은 인생을 살아왔는데, 대학원에 들어오고 나서 처음으로 능동적으로 제 연구주제, 공부를 찾아서 하게 되고, 또 그걸 교수님한테 보여드리고 칭찬받고 하는 그 과정에서 자존감을 많이 회복하고 자신감도 갖게 됐습니다.
2023.02.27
다만 연구목적 진학이 아니라 석사타이틀목적 진학이니까, 연구실을 진짜진짜진짜 잘 알아보셔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전공보다는 교수님 인성과 지도스타일을 더 중요하게 봐야될 것 같아요. 저는 컴퓨터공학과에서 경영학과로 진학했습니다. 세부전공도 안보고 그냥 전액장학금이라는 말에 무작정 들어와서 컴공쪽이랑 접목이 조금 힘들었는데, 교수님이 다행히 과제도 제 전공쪽을 살릴 수 있는걸 따오시고, 평소에도 "전공은 신경쓰지말고 너 하고싶은거 찾아봐라, 전공이랑 접목하는건 내가 도와줄 수 있다" 라고 하셔서 1년차에는 인공지능 논문들만 열심히 봤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경영학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전공을 살릴 수 있으면서 재밌고 국내에선 연구가 많이 안된 주제를 찾아서 신나게 연구하는 중입니다. 거기다 대학원 진학할때까지만 해도 "일단 석사만 따자"가 목표여서 논문도 졸업논문 하나만 쓰고 졸업하게 될 줄 알았는데, 교수님이 어떻게 잘 조인트해주셔서 주저자로 1편, 공동저자로 1편 투고할 예정이에요ㅎㅎ
참고로 본문에서는 혹시라도 특정이 가능할까봐 말을 아꼈는데, 지금은 뭐 오래된 글이니 이제라도 밝히자면, 저는 ADHD를 앓고 있습니다. 석사 1학기 초중반쯤에 진단을 받았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2024.07.09
비슷한 주제로 고민하고 있다가 너무나도 공감되는 글을 발견하여 댓글 남기고 갑니다. 1년 반도 더 지났지만, 작성자님께서 만족스러운 길을 걷고 계시길 바랍니다
2022.12.09
2022.12.09
2022.12.09
2023.02.02
대댓글 2개
2023.02.27
2023.02.27
2024.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