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가장 핫한 댓글은?

본문이 수정되지 않는 박제글입니다.

미국식 문화, 한국식 문화

2023.03.12

18

7062

제 지도교수님께서는 미국에서 약 5년 남짓 박사과정을 하시고 오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 관련해서 많이 말씀하시고 또한 미국에서의 경험에 영향을 많이 받으셨다고 얘기를 하십니다.

한편으로는,
거기서 배우신 경험들을 토대로 저희를 지도해주시고 조언들도 해주십니다.
가령, 미국에서는 지도교수와 학생과의 관계가 한국처럼 상사와 부하 관계가 아니라 같은 학술적 동료(collegue)라는 점을 강조하시면서
교수가 이끄는대로 따라가는게 아니라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태도로 본인의 연구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에서는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 또한 저희처럼 교수가 강의를 하고 학생들이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주로 학생들이 알아서 공부하고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나간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교수님이 하시는 수업 또한 대부분 학생들이 준비해서 발표하고 교수님은 거기에 코멘트하시는 식으로 진행이 되죠.
물론 제가 학창시절 때부터 심지어 대학생이 되고 나서도, 소위 주입식이라고 하는 형태의 교육을 주로 받아 와서 그런지
이러한 방식의 자기주도적 수업 및 지도 방식이 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만,
박사과정을 마치고 앞으로 스스로 제 살길 찾아나가야 하는 지금에 와서 느끼는건
독립적이고 (나아가 창조적인) 연구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자기주도적 마인드셋이 참 중요하구나 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에서의 경험은 무색하게 한국식(?) 태도와 마음가짐을 상당히 요구하십니다.
거의 반강제로 참석이 요구되는 주말 등산이나 워크샵을 비롯, 잦은 회식과 술자리..
심지어 제가 술을 정말 못하는데,
졸업논문 쓰느라 한창 정신없었던 마지막 학기에도 술자리에 꼬박 꼬박 불려나가서 2차, 3차 따라다니고 술을 안 마시면 졸업하기 싫냐는 말씀에 억지로 마시고 다음날 망치고 했던 일들이 지금까지도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적어도 미국에서 공부했던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미국에서 이러한 문화는 잘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돌이켜 보면,
개인의 주체성과 자율성 및 책임이 강조되는 서양의 문화와 집단 내에서의 화합과 협력 및 시너지가 강조되는 우리나라의 문화
두 문화 모두에서 배워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이 있다고 느끼지만서도,
한편으로는 '본인의 편함이나 이익에 따라서 취사선택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미국식, 어떤 경우에는 한국식 방식을 강조하는 것처럼 말이죠.

저는 이번 년도 하반기부터 미국에 가서 포닥생활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 또한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동서양 문화 각각의 자율성과 조화성을 두루 갖춘 전인적 인재가 되고 싶습니다만,
반대로 그 둘 모두 애매하게 갖춘 반푼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뭐 어떤 솔루션을 바라고 쓴 글은 아니니 그냥 편하게 읽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냥 잡생각입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18개

허기진 버지니아 울프*

2023.03.12

지도교수가 이상한 사람이네요. 미국에서 학생들이 알아서 공부하고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끈다구요? 미국 생활 오래했지만 그런 경우 이공계 수업에서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네요.
미국 문화가 좋다면서 술자리에 학생들을 데리고 가는 것부터 정신나간 인간이네요.

대댓글 2개

2023.03.12

공감합니다. 공대 미박 중인데 학생들이 프로젝트 관련으로 발표를 하는 경우는 있어도 주도적으로 수업을 한 건 한번도 없습니다..
슬기로운 알렉산더 플레밍*

2023.03.13

엄청 고학년 대학원 수업이면 학생들 위주로 돌아가는 수업 있긴 합니다. flipped learning 느낌으로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주제 정해서 발표하는 식

IF : 5

2023.03.12

100% 취사선택 맞아요 ㅋㅋㅋㅋㅋㅋ 자기가 수업준비 안해도 되고 편하니 수업은 (자기 생각에) 미국식 자기가 놀고싶으니 회식등산은 한국식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기준 가장 못난 유학파 교수의 전형입니다. 진짜 못났네요.
미국이야말로 문화의 용광로라 이래야된다 저래야된다가 딱히 없는 곳입니다. 기관의 합의된 룰과 policy가 있을 뿐이죠. 저런 식으로 강요하면 신고당하기 딱좋아요. 다만 자기가 더 주도적으로 찾아가야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곳인건 맞습니다. 한국처럼 친절하게 선배가 와서 알려주고 이런건 없어요.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니 잘 적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대댓글 1개

2023.03.12

저도 너무 수동적인 교육에 길들여져 있어서.. 이번에 해외가면 주도적으로 뭔가를 많이 해보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2023.03.12

미국에서 박사과정중인데, 대학원 수업은 한국에서보다 훨씬 교수가 더 준비해서 진행합니다. 다른 학교는 모르겠지만 저희 학교는 대학원 수업을 관심있는 학부생들도 꽤 많이 듣기도 하고, 대학원 수업에 TA까지 두고 열심히 가르치시는 편입니다.

2023.03.12

개같은 경우네.
꼴랑 대학원 박사 미국에서 하고 미쿡물 먹고왔다고 하면서 어메리칸 스타일~ 같은 허울좋은 껍데기이지만 그 실체는 한국인이라 그 사이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가 날듯.

2023.03.12

와 졸업하기 싫냐는 말은 ... 정말 너무하시네요.. 작성자분 너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꼭 글에 쓰신 인재가 되시길 바랍니다:)
충분히 지금 생각하시는 것 보니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2023.03.12

융합스러운 학과 졸업한 미국 석박사입니다. 일단 등산및 강제회식은 당연히 이상하구요 (2000년대 한국에서도 그런 랩은 별로 못봤는데 신기하네요). 연구에서 교수와 동료적인 관계는 공감하구요 (이 부분은 사실 주도적인 연구태도를 지니지 못하면 박사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업도 다른 분들께서 자기주도적 수업 없다고 하시는데 이공계에선 그럴수있습니다만 융합스러운 학과나 문과에서는 어느정도 있습니다. 세미나 기반 수업들은 같이 논문읽고 학생이 발표하고 토론하고 이런 수업 꽤 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수업들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능글맞은 마르셀 프루스트*

2023.03.13

뭐 제 개인적인 경험이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서는 지도교수와 학생과의 관계가 한국처럼 상사와 부하 관계가 아니라 같은 학술적 동료(collegue)라는 점을 강조하시면서
--> 네. 제 지도교수도 처음에 저한테 했던 말입니다. 전 지도교수와 논쟁도 엄청 했고 한번도 논쟁 자체로 교수와 관계가 틀어진적도 없고 그런 논쟁들을 통해서 연구에 눈을 떴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학생들이 알아서 공부하고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나간다고 하십니다.
--> 윗 분들 중 미국도 그런 수업은 없다고 하시는데, 아닙니다. 미국도 있습니다. 대학원 수업 중 각자 논문 읽고 발표하고 디스커션하는 수업은 학생들이 주로 이끌어가고 교수가 코멘트해주는 수준입니다. 윗분은 인문계만 있나보라고 하시는데 이공계도 있습니다.

거의 반강제로 참석이 요구되는 주말 등산이나 워크샵을 비롯, 잦은 회식과 술자리..
--> 이건 너무나 한국식 문화네요 (요새는 바뀌고 있지만). 미국은 개인 사정 있으면 랩모임 빠지는 경우도 많아요. 일부 아시안 교수들은 한국 교수들처럼 단체활동 중시한다는 얘기 듣기는 했네요.

2023.03.13

두 문화에서 안좋은점만 골라서 이상한 혼종이 된 케이스입니다. 그냥 원래 또라이같은 사람인데 본인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곳저곳에서 말도 안되는 변명 가지고오는거죠.

2023.03.13

미국에서 고등, 학사, 로스쿨JD졸업함
저도 그렇고 많은 한인교포들이 좀 치사하게(?) 한국 미국 왔다갔다하며 자기한테 좋은거만 빼먹으려해요ㅋㅋ
미국 문화는 야근,회식이 없는게좋은건데 (로펌은 야근 유) 한국인들 상대로 등산이나 회식 요구하는건 자기가 재밌어서 그런듯ㅋㅋㅋ
원래 미국한인교회가면 그런 치사한 아저씨들 넘쳐나는데 어쩔수없음ㅋ

2023.03.13

우린 랩회식 없음. 한달에 한번 랩학생들끼리만 단합할 수 있게 연구비카드 쥐어주고 난 안감.

학생 교육은 1대1로 실험 실수 디스커션도 같이 챙김.
학생과의 유대감은 디스커션을 통해 키워감.

미국 한국 가릴거 없고 난 내 스타일로 교육함.. 내 학생들도 나중에 그랬으면 좋겠음.

대댓글 1개

2023.03.13

너무좋은 스승님이시네요

2023.03.14

미국에서 계속 공부했고 박사 4년 차인데 강제 등산, 회식 없는건 제 경험으로도 확실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본인의 편함이나 이익에 따라서 취사선택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합니다"는 인간 본능인거 같기도 하고요. 다만 자기 편한대로 취사선택하려함은 본능임에도 불구하고 불공정하고 비논리적인 방향로 취사선택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생각하네요. 그런 점에서 등산이랑 회식 강요하는거... 어우 ㅋㅋㅋㅋ ㅠㅠㅠ 말 아끼겠습니다

2023.03.15

15년정도 미국 거주자 입니다. 혹시 한국에서 학부까지 나오고 박사만 미국에서 한거면.. 토종 한국인 마인드셋 강한 사람이 많아요.

그려려니 하세요..

2023.03.15

그냥 전형적인 역겨운 한국스타일 교수가 자기 나름대로 독특한 스타일의 꼽질을 개발한 케이스... 싫네요 증말.. 본인딴엔 선진적인 어메리칸 스타일 교수~이런 자부심은 덤ㅎㅎ

2023.03.16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제가 미국에 11년 있다 왔습니다. 즉.. 자기 좋을 땐 한국식 미국식 왔다갔다 하는 타입이죠.. ㅋㅋ
미국 이야기 많이 하는 걸 봐서는 미국에서 감명을 많이 받아온 걸 겁니다. (한국 컴백한거 후회도 분명 많이 할겁니다 ㅋ)
미국은 (요즘 코로나땜에 물가등등 예전같진 않지만 ㅠㅠ) 자유롭고 자율적이고 자비롭고.. 돈만 안정적으로 잘 벌수 있다면... 정말 클라스가 다른 살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 티브이나 유튜브에서 배우는 미국과는 전혀 다릅니다 :)
저도 미국이 너무 그립습니다.
더 늦기전에 미국 다시 가고 싶네요. ㅠㅠ

댓글쓰기

게시판 목록으로 돌아가기

김박사넷의 새로운 거인, 인공지능 김GPT가 추천하는 게시물로 더 멀리 바라보세요.

자유 게시판(아무개랩)에서 핫한 인기글은?

자유 게시판(아무개랩)에서 최근 댓글이 많이 달린 글

🔥 시선집중 핫한 인기글

최근 댓글이 많이 달린 글